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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국내기업 글로벌진출 금융수요 흡수, 한단계 도약 간다"(2)조남훈 KB금융지주 글로벌전략총괄 "외자계 은행에 뺏긴 수익기회가 새로운 잠재력"

서은내 기자공개 2023-10-16 07:07:40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렌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이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이 진출한 해외 현지에서 자금관리 등을 맡기는 곳은 대부분 외국계 은행들이다. 이같은 금융수요를 한국 금융기관이 흡수해 나가야 한다."

조남훈 KB금융지주 글로벌전략 총괄(사진)은 KB금융의 글로벌 사업 확대의 특명을 받고 KB증권에서 지주로 자리를 옮겨 2018년부터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현재 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대표직도 겸하고 있다.

조남훈 총괄은 글로벌사업의 방향을 정할 때 일본을 자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일본 금융기관들의 해외사업 수익 비중은 현재 전체 수익의 약 40%에 달한다. 2000년대 초 이 비중은 5% 정도였다. 이들이 20년만에 급성장을 이룬 것처럼 한국도 그 뒤를 밟아갈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조남훈 총괄은 "글로벌 사업은 옵션이 아닌, 한국 금융사들의 생존을 위한 필수과제가 될것"이라며 "KB금융은 이를 현실화 하기위해 현지 인력 활용으로 글로벌 점포를 로컬라이즈시키고 디지털화 해나가야하는 고민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점포의 현지화는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풀어야할 근본적인 숙제다. 여전히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 지점은 사실상 현지에서 부킹 오피스로 그치는 사례가 많다. 실질적인 기능은 한국 본사에서 담당하다보니 현지 금융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이기 어렵고 활발한 비즈니스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결국 해외에서의 조달 경쟁력도 약해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남훈 총괄은 "이같은 한계가 한국 금융사들이 수익을 창출할 또 다른 기회를 뜻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의 현지 자금 관리는 대부분 현지에서 네트워크가 좋은 외국계 은행들이 맡고 있다. 국내 금융사가 이같은 금융 수요를 가져올 수 있다면 해외에서의 이익 창출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조남훈 총괄은 "앞으로는 우리 금융산업이 수익 기여도 면에서 무역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던 이익을 대체할 산업으로 커나가야 한다"며 "한국 제조업의 성장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경상수지 이익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고 이를 메우는 것이 금융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은 2030년까지 해외사업 수익 비중을 전체의 30%에 달하게 하자는 선언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중점 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현지 M&A를 통해 사업을 키워가고 있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캄보디아 프라삭은행이 각각 첫번째와 두번째 미션이다.

남은 하나의 중요한 미션은 현지에서 직접 지점 또는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인 점포를 확대하는 것이다. KB금융은 뉴욕, 싱가폴, 영국, 홍콩 등 선진시장에서 주요 거점 대형화를 추진 중이다. 뉴욕지점이 현재 우선적인 타깃이다.

거점 대형화는 두 가지 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조직과 인력 위주의 외형을 확대하는 '채널 측면의 대형화'와 함께 '상품 대형화'를 추진하는 전략이다. 상품 대형화는 확대된 채널을 활용해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비즈·섹터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조남훈 총괄은 "궁극적으로는 '한국-동남아-선진국 포트폴리오'가 상호 보완적 역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최근 동유럽, 중남미,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도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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