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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공장증설' IPO 2년만에 곳간 푸는 일진하이솔루스비축한 공모자금, 수소탱크 시설투자로…현금창출력 약화는 고민거리

이민호 기자공개 2023-10-12 09:18:31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6: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하이솔루스가 기업공개(IPO) 약 2년 만에 본격적으로 곳간을 푼다. 수소상용차 물량 증가에 대비해 연료저장시스템 제조공장 증설에 나선다.

IPO 때 유입된 공모자금은 무차입 경영에 따른 재무건전성 유지뿐 아니라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한 든든한 바탕이 되고 있다.

◇IPO 흥행효과 지속…현금성자산 바탕 무차입 유지

일진하이솔루스는 일진그룹의 수소사업 계열사다. 수소차량용 연료탱크(수소저장탱크)를 생산하고 있다. 비금속재 라이너를 적용한 타입4(Type 4) 수소탱크 양산업체로 2018년부터 현대차 수소승용차 넥쏘의 수소탱크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현대차 북미수출용 대형 수소트럭에 탑재되는 수소저장시스템(수소연료탱크+모듈) 공급사로 선정되면서 승용차뿐 아니라 상용차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2012년 11월 일진복합소재로 처음 설립됐으며 2021년 4월 현재의 일진하이솔루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일진그룹의 공업용 다이아몬드사업 계열사 일진다이아몬드가 지분 59.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일본 도레이첨단소재도 지분 10.44%를 보유해 주요 주주에 올라있다. 도레이첨단소재가 주요 주주로 진입한 것은 2017년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일진다이아몬드는 도레이첨단소재로부터 주요 원재료를 구매하고 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수소상용차 연료저장시스템 제조공장(전북 완주군 봉동읍 완주산단5로 97-46) 증설을 위해 내년 6월말까지 86억9000만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수소상용차 물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캐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의도다. 일진하이솔루스 가동률(승용+상용 종합 가동률 환산)은 2021년 56.5%, 지난해 76.8%였고 올해 상반기는 60.57%였다.

일진하이솔루스는 2019년부터 보유현금이 차입금보다 많은 순현금 상태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이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으로부터 일반대출과 운전자금대출 등 단기차입금을 조달했다. 2018년 말 부채비율이 228.8%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익이 발생하면서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되자 차입금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일진하이솔루스 곳간을 풍족하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는 2021년 8월 IPO다. 구주매출(1246억원)을 제외하고 신주모집으로만 2491억원을 끌어왔다. 수소차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일진하이솔루스가 보유한 수소저장탱크 제조 기술력이 주목받은 덕분이다. 당시 수요예측에서 희망공모가액 상단(3만4300원)으로 공모가액을 확정하면서 IPO 흥행에 성공했다.


◇현금창출력 약화 흐름…현금성자산 지속 감소

일진하이솔루스는 지금까지도 IPO 흥행의 덕을 보고 있다. 이번에 수소상용차 연료저장시스템 제조공장 증설을 과감히 결정한 것은 풍족한 곳간이 바탕이 됐다. 올해 상반기 말 순현금은 2574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이 2577억원에 이른다. 자산총계(3322억원)의 77.6%가 현금성자산일 정도다. 현재 보유한 현금성자산의 대부분인 2510억원을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다.

리스부채(유동+비유동 합산) 3억원을 제외하면 차입금은 제로 수준이다. 차입금은 IPO와 무관하게 이익이 늘면서 2020년부터 앞선 단기차입금마저 모두 상환해 무차입을 유지해 왔다.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4.8%에 불과하다. IPO 당시 유입된 현금으로 자본총계가 일시에 2452억원 급증하는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자비용은 리스부채에서 발생한 2510만원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639만원에 그쳤다. 반면 이자수익은 지난해 59억원, 올해 상반기 62억원에 이르렀다. 일진하이솔루스가 대여금을 제공한 내역은 없기 때문에 결국 막대한 현금자산 운용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다만 영업현금창출력은 예년에 비해 약화됐다. 2020년 184억원까지 늘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1년 144억원, 지난해 82억원으로 줄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2억원에 머물렀다. 넥쏘 판매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시설투자 등 자본적지출(CAPEX)는 2020년부터 매년 100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현금성자산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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