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 행동주의가 대세다. 소액주주 뿐 아니라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목적은 하나다. 조금이라도 더 주주들이 이득을 챙기는 것이다. 하지만 방식과 과정은 다르다. 주주서한이나 주주제안 그리고 주주간 연대, 극단으로 가면 경영권 분쟁까지 치닫는다.
최근 다올투자증권의 주요주주가 이 단계를 속도감 있게 밟아가고 있다. 개인투자자 김기수 씨는 가족들과 그 법인을 활용해 다올투자증권 지분율을 두자릿수로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시작은 단순 투자였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밸류 관점에서 투자에 나섰다는 게 김기수 씨 측의 설명이다. 다음 단계는 주주제안이었다. 이왕 투자에 나선 거 저평가 해소를 해보자며 다올 측에 의견을 냈다. 하지만 경영 현황을 체크하는 단계에서부터 막혔다. 다올 측의 협조가 없었다.
부동산 PF로 곤란해진 다올 측도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껄끄러웠을 듯하다. 하지만 주요 주주에 대한 배려가 섬세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결국 강도를 높여 '경영권 인수'까지도 염두에 두겠다는 초강수가 나오면서 긴장감은 고조됐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 이벤트가 다올투자증권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PF 사업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더 죄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더불어 부동산 익스포져가 상대적으로 많은 다올금융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의 계기가 될 필요가 있다고도 본다. 부동산으로 사업을 일궈낸 이병철 회장의 커리어에 그룹 포트폴리오가 너무 치중돼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다올금융그룹의 명운이 이병철 회장 개인에 과도하게 기대는 것일 수도 있다.
김기수 씨 측이 다올의 이같은 변화를 주장하면서 실제 경영권 인수까지 나설 수도 있고 혹은 주가를 띄워 중간에 엑시트할 수도 있다. 목표에 대한 진심은 확인키 어렵지만 그 과정은 나빠 보이지 않는다.
내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방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수 씨 측은 이사회 진입을 노리고, 방어하려는 다올 측은 전력을 총동원할 전망이다. 다올의 내공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 혹 그 과정에서 내공이 쌓일 수도 있다.
누구는 이런 이야기도 한다. CFD 사태로 주가가 급락할 때 김기수 씨 측이 이 회장의 방어막이 돼줬다고. 주가가 더 떨어졌다면 주식담보대출 비율이 높은 이 회장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는 게 그 근거다. 이렇게 보면 아군인지 적군인지 헷갈린다.
오너 입장에서 보면 행동주의에 나서는 주주들은 귀찮은 존재다. 하지만 감언이설보다는 늘 피곤하게 만드는 직언(直言)들이 나를 키우는 법이다. 삼성과 현대, 그리고 SK 등 우리 대기업들이 해외 헤지펀드들에게 당하고 난 이후 더 굳건해진 건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다올 역시 얼마 정도의 수업료를 지불할지 궁금하다. 아니 이 이벤트를 혹독한 수업의 과정으로 꼭 받아들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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