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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에 장기채 목표전환형 성과 '머쓱' 장기채 금리 5% 근접, 신한미국장기국채 마이너스 18%대

이돈섭 기자공개 2023-10-13 11:14:49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국채 목표전환형 펀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의 신한미국장기국채 시리즈 일부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두 자리 단위로 고꾸라져 조기상환 계획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연내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장기채 매력도가 떨어진 영향이다. 시장 자금이 몰리며 업계 관심을 높았던 연초와 다른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미국장기국채 목표전환형의 지난 4월 초 설정 이후 이날 현재 누적 수익률은 마이너스 18.3%다. 복수의 은행과 증권사 리테일 채널에서 올 3월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12영업일 동안 366억원을 끌어모아 6개월 간 운용한 결과다. 5일 현재 이 펀드 설정액은 364억원으로 6개월 사이 2억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이 펀드는 개방형으로 설정됐지만 설정 1년 내 환매할 경우 투자금의 3%를 수수료로 부과한다. 수수료 수준을 감안하면 펀드를 1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한 셈이다. 미국 장기국채에 투자해 수익률 8%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설정 후 계속 이어지는 운용 부진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다.

신한운용은 해당 펀드 투자설명서 상 6개월 이내 목표치를 달성하고 운용전환일이 도래하는 경우를 감안해 조기상환할 계획도 적시했지만 6개월 운용 결과 현재 수익률이 마이너스 두 자리로 고꾸라지면서 조기상환 계획은 불가능해졌다. 펀드 설정 이후 6개월 경과 후 전환일이 도래할 경우 펀드의 계약기간은 최대 3년이다.

국장기국채 목표전환형 1호 설정 이후 현재 수익률 추이 [그래프=한국펀드평가]

해당 펀드 출시 이후 신한운용은 2호와 3호 펀드를 상·하반기에 걸쳐 각각 209억원, 25억원 규모로 출시했지만, 두 펀드는 현재 마이너스 15.0%, 마이너스 0.1% 수익률로 고전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매파적인 통화정책 여파로 최근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대에 오르는 등 장기국채 투자 여건이 불안해진 영향이다.

신한미국장기국채 시리즈 자체가 향후 미국 기준금리 인하 국면 진입이 가시화할 경우를 대비한 상품인 만큼, 고금리 환경 장기화 전망에 장기채 자산을 편입하고 있는 펀드가 취약한 모습을 보인 셈이다. 연초 이후 연중 국내외 금리인하 가능성 제기에 천억원 단위의 자금이 채권형 목표전환형 펀드로 몰렸지만 투자자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목표전환형 상품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대신국고 10년분할매매 목표전환형이 설정 후 현재 마이너스 2.6%를 기록하고 있고 한화장기국고채 플러스업 목표전환형은 마이너스 4.7%로 고전 중이다. 올해 설정된 브이아이자산운용 목표전환형 시리즈 일부 상품이 설정 이후 현재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선방하고 있을 뿐이다.

시장에선 현재 고금리 시장 환경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1년 6개월간 11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5%포인트 올려 현재 5.25~5.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정책금리가 피크에 다다랐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제롬파월 연준의장은 지난달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내 재정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가 하면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이달 초 미국 장기채 금리가 4.9%에 근접,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연내 미국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공통된 전망이다.

장기채 기반 목표전환형 펀드 수익률은 부진하지만 내년 이후 금리 향방에 따라 성과가 반등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1년이 채 안 되는 펀드 운용 기간을 바탕으로 펀드 성과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 "펀드 잔존기간 내 목표치 달성 여부가 중요한 만큼, 매크로 향방에 따라 성과 반등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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