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사 AI 활용 전략]삼성전자 DS 'AI로드맵' 나왔다…네이버와 내년 '완료'③'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활용, 내년 4월 사업 특화 AI서비스 출시
이지혜 기자공개 2023-10-16 12:53:11
[편집자주]
챗GPT의 등장으로 글로벌 시장은 AI의 파고에 휩싸이고 있다. 빅테크와 통신 등 산업을 가리지 않고 경쟁의 장이 열린 만큼, 국내 기업도 AI 역량을 진단하고 자생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도래한 AI 대전 속 주도권을 얻기 위한 국내 테크 기업의 움직임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의 협력이 가시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업용 AI서비스를 사용하기로 올해 합의를 마치고 이에 따른 협력 스케줄을 내놨다. 여기에 따르면 올 연말 삼성전자 DS부문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기본 서비스를 내놓고 내년 상반기까지 이를 고도화한다.삼성전자가 반도체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등 업무 전반에 걸쳐 대화형 생성 AI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전사적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 실행을 핵심 경영철학으로 강조했는데 네이버의 AI서비스도 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DS부문, 내년 4월 사업부 특화 AI서비스 출시 목표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이 현재 각 사업조직의 모든 정보를 취합해 보안등급을 나누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종전까지 DS부문은 각 팀 등 조직마다 데이터가 분산되어 있었다. 여기에 팀마다 권한이 달라 필요한 정보가 공유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DS부문 전반에 걸쳐 정보를 취합, 보안등급을 매겨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깊이와 양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예컨대 DS부문 전체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와 특정 사업부만 볼 수 있는 정보 등을 선별한다는 의미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10/11/20231011160850784_n.png)
이는 AI서비스의 고도화를 위해서 필요한 작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AI서비스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데이터의 양과 질에 따라 퀄리티가 달라진다”며 “삼성전자 DS부문이 AI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데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보안문제를 해결하고자 등급을 매겨 정보 접근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의 보안 등급 체계를 마련하고 나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올 12월 5개 서비스에 걸쳐 AI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번역과 요약, 코드 어시스턴트(Code Assistant), 이메일 작성, 일반 지식 문답 등이 대표적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까지 AI서비스를 꾸준히 고도화한다. 내년 2월에는 DS부문 전반이 접근할 수 있는, 각 조직과 무관한 공통 지식 기반의 AI서비스를 출시하고 4월에는 각 사업부에 특화한 지식을 검색할 수 있는 대화형 AI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이 내부적으로 활용할 AI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예견된 일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은 올 7월 본인의 SNS 계정에 “우리가 진입하는 AI시대는 15년 전 스마트폰의 출현과 마찬가지로 업계에 큰 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며 “삼성이 AI 생태계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경영 철학을 추구해야 한다”고 썼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내세운 게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자동화, 무인화 등 디지털 전환을 올해 핵심 경영과제를 내걸었는데 이를 위한 수단으로 AI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AI '보안성' 강점, 홍보효과 누릴까
삼성전자 DS부문이 AI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손잡은 기업은 네이버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네이버클라우드가 기업용 AI서비스로 개발한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Neurocloud for HyperCLOVA X)’를 활용하기로 했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인 뉴로클라우드를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내부에 직접 설치하고 그 위에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결합, 하이퍼클로바X 모델과 학습, 운영도구를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B2B(기업 간 거래) AI서비스를 말한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내 폐쇄된 사내망으로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한다. 이에 따라 보안 침해나 정보 유출 위험성을 크게 낮춘 채 고객사의 데이터를 학습시킨 LLM을 만들 수 있다. 또 클라우드 기반이기에 지속적으로 모델과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네이버를 AI서비스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도 이런 보안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보안 문제로 챗GPT 등 유사 생성형 AI의 이용을 금지했다. 5월 1일 삼성전자는 사내 공지를 통해 DX부문(가전·모바일) 임직원에게 사내 PC를 활용해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사내 정보 유출 등 보안 이슈가 제기된 탓이다.
DS부문도 챗GPT의 오남용에 대해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보냈다. 이를 놓고 내부에서는 사실상 챗GPT를 사용하지 말라는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받아들였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챗GPT를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네이버클라우드의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가 해답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이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그리고 네이버가 해당 서비스를 얼마나 잘 구축하는지에 따라 상당한 홍보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는 올 10월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라우드X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이 서비스를 활용하는 초기 고객인 만큼 업계의 주목도가 높다.
네이버 관계자는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강력한 보안성이 최대 무기”라며 “다만 삼성전자가 고객사인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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