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수출입은행, 신시장 인도네시아서 'K-정책금융' 활약1992년 종합금융사로 출범…기업 수출 지원, 국가간 경제협력 증진 기여
자카르타(인도네시아)=고설봉 기자공개 2023-10-19 07: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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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11: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의 글로벌시장 진출은 정책적 측면에 중점을 두고 펼쳐졌다. 해외사업을 통해 이익기반을 다변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시중은행들과는 출발부터 달랐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무역금융 등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최우선에 두고 글로벌 각지에 영업채널을 구축해왔다.수출입은행은 주로 지점과 사무소 등 형태로 글로벌 주요 시장에 영업채널을 구축했다. 이런 수출입은행에 있어 인도네시아 법인은 조금 특별하다. 현재 수출입은행은 인도네시아에 수출입은행인도네시아금융(Koexim Mandiri Finance)이란 명칭을 가진 종합금융사 형태로 진출해 있다.
수출입은행인도네이시아금융은 1992년 한국계 금융기관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설립됐다. 한국의 대 인도네시아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국산 기계류 및 자본재 수출을 촉진하고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원활한 금융지원이 주된 설립 목적이었다.
수은인도네시아금융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디리은행(Mandiri)의 손자회사다. 과거 수출입은행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 합작사로 선정한 마이크로파이낸스사가 만디리은행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는 현재 105개의 상업은행이 영업 중이다. 이 가운데 만디리은행은 BRI, BCA, BNI 등과 함께 4대 대형은행이다. 이들의 총자산은 전체 은행권 총자산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4대 은행 중 BCA만 민간은행이며 만디리은행을 포함한 나머지는 국책은행이다.
만디리은행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입은행인도네시아금융은 현지에서 국책은행으로서 역할에 더해 현지화를 통한 수익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주로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계 기업 대상으로 리스금융, 구매·운전자금 대출, 팩토링 금융 등 중장기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고객은 대부분 한국계 기업이고 일부 현지기업도 있다.
특히 수출입은행인도네시아금융은 한국 본사 없이 인도네시아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설립 초창기부터 지원해 왔다. 이들 기업이 성장해 안정적 경영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더불어 국책은행이란 점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에 본점과 연계해 공동으로 참여하해 성과를 냈다. 타 금융기관과 차별화된 수출입은행인도네시아금융의 특징이다.
투자은행(IB) 딜에 대한 참여 기회도 물색하며 영업반경을 넓히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금융기관 및 종합금융사간 정책협의회를 운영하면서 적극적으로 투자 기회를 살피고 있다. 상대적으로 큰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다만 은행으로 진출하지 못한 만큼 한계는 분명히 있다. 수출입은행인도네시아금융과 같은 종합금융사의 경우 기업당 최대여신한도가 금융기관 자기자본의 20%이내로 묶여있어 대규모 여신을 취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무에 있어서도 보증 및 출자가 제한돼 있어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이에 금융지원은 대출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분 소유구조에 있어서도 법령상 현지 파트너가 최소 15%의(은행, 증권사 1%)지분을 보유해야하는 하는 제약이 있어 증자 등 추가 투자 등도 제한돼 있다.
조달 측면에서도 한계가 분명하다. 수출입은행인도네시아금융은 예금 수신이 불가한 종합금융사로서 자금은 차입과 자본금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인도네시아금융은 루피화를 현지은행으로부터 차입해 조달한 후 루피아화를 필요로 하는 고객기업에 대출하고 있다.
다행인 점은 현지 금융시장에서 루피아화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국책은행이란 점을 활용해 현지에서 신인도가 높은 만큼 현지 은행들로부터 양호한 금융조건을 제시받고 있다. 이에 따라 루피아화 조달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향후 수출입은행인도네시아금융은 현재와 같이 국책은행으로서 기능에 더해 현지화를 통해 영업기반을 한층 더 다진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계혹해 늘고 있어 정책금융 수요가 커지는 상황이다.
더불어 현지 기업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성장 잠재력은 있으나 일시적 자금난에 처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기계 설비를 활용한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경영 정상화와 경쟁력 제고를 중점 지원한다.
특히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천연자원 수출 기조를 바꿨다. 현지에서 자원을 바로 해외로 수출하지 않고 1차 가공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시도가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한 금융이 활성화 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자원기업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교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핵심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기 때문이다. 우리기업이 필요로하는 희소자원 등 핵심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자원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김영석 수출입은행인도네시아금융 대표(법인장)는 “대외거래전담 정책금융기관의 현지법인으로서 한국과 인도네이사 정부간 협력사업 등 정책적 역할 수행에 더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며 “현재도 대규모 투자사업 참여를 통해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간 경제협력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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