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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지금]절대적인 리니지 의존도, '양날의 검' 됐다②88% 비중 차지, 수익성 하락에 실적 동반하락…신규유저 유입 난항 지속

이상원 기자공개 2023-10-16 13:06:41

[편집자주]

엔씨소프트가 국내 최초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선보인지 25년이 흘렀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살아있는 역사로서 리니지의 성장은 엔씨소프트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 업계의 성장을 대변해왔다. 하지만 영원할것 같던 리니지의 성공 신화가 저물어가자 중대한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 이제 리니지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엔씨소프트의 움직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를 논할 때면 언제나 '리니지'가 따라 붙는다. 첫 출시부터 후속 시리즈 모두 큰 성공을 거두면서 지난 25년간 쌓은 자산이자 핵심 캐시카우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다른 작품은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거나 인기가 금방 사그러들면서 리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이어졌다.

하지만 리니지의 인기가 점차 줄자 엔씨소프트의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다양한 '리니지 라이크' 게임 출시로 유저들의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신규 유저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결과다. 여기에 충성도 높은 올드 유저들의 이탈까지 발생하고 있다. 리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결국 엔씨소프트에게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 만든 리니지, PC에서 모바일로 라인업 확장

리니지는 1998년 9월 출시후 2000년에 들어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과거 주로 가정용 오락기나 1인칭 슈팅게임(FPS)을 즐기던 국내 유저들에게는 새로운 영역이었다. 국내 최초 인터넷 기반 온라인 게임으로서 강력한 공동체를 통해 유저들을 뭉치게 했다. 그리고 제작한 아이템의 장외거래까지 가능했다.

이를 통해 리니지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 뿐만 아니라 사실상 국내 게임 산업을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엔씨소프트의 서버 운영과 기획력 역시 다른 게임들을 압도했다. 출시 이듬해 매출 70억원을 기록했지만 2000년과 2001년 560억, 1230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첫 작품의 성공을 토대로 2003년에는 후속작 '리니지2'를 출시해 대성공을 기록했다. 국내 최초로 풀 3D 그래픽으로 제작했지만 로딩없는 부드러운 진행이 가능하며 전작을 뛰어넘었다. 리니지와 리니지2의 흥행으로 2008년에는 매출액이 3470억원까지 늘었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2' 출시로 이어졌다.

그리고 2017년 4G 보급으로 스마트폰이 빠르게 확산되자 엔씨소프트도 PC 중심에서 모바일로 확장했다. 그 중심에는 리니지가 있었다. PC 버전의 핵심 요소를 모바일로 구현해 출시 첫날 매출 107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전 다운로드로만 250만건을 기록하고 이날 게임에 접속한 이용자는 210만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과 2021년 잇따라 '리니지2M'과 '리니지W'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특히 리니지W 출시 당시 김택진 대표는 시리즈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마지막 작품임을 알렸다. 그는 "리니지 시리즈를 집대성하는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하는 심정으로 만들었다"며 "W가 월드와이드를 의미하는 만큼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리니지W는 리니지 신화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작품이 됐다. 기존 작품이 그동안 지적받아온 과금 요소가 여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작의 게임 방식을 답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출시 당일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약 10% 하락했다.


◇올드 유저에 매출은 1위 유지, '린저씨'·과금구조로 이미지 악화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리니지와 리니지2의 비중은 이제 크게 줄었다. 이에 반해 리니지M은 여전히 지난 9월 매출 기준 구글 플레이 1위, 애플 앱스토어에서 3위를 기록하며 통합 1위에 올랐다. 리니지W와 리니지2M은 각각 6위와 7위에 올랐다. 리니지2M의 경우 전월 대비 순위가 4계단이나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는 올드 유저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충성도 높은 유저들이 게임에 여전히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리니지 시리즈가 수익성 측면에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른 문제는 엔씨소프트 매출에서 리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데 있다.

과거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이 해외에서 선전하며 높은 수익을 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후에 출시한 '트릭스터M', '블레이드앤소울2' 등 모두 흥행에 실패하며 여전히 리니지 시리즈가 핵심 캐시카우로 남아있다. 결국 리니지 시리즈의 수익성 하락은 엔씨소프트의 실적 악화를 동반한다.

올 상반기 전체 게임 매출은 8072억원을 기록했다. 그중에서 모바일 게임은 6277억원으로 77.8%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중에서도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는 6184억원으로 절대적인 비중이었다. 구체적으로 리니지M이 2579억원, 리니지W와 리니지2M이 각각 2254억원, 135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리니지 시리즈로 보면 약 88%를 보였다.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수익성 하락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리니지M와 리니지2M의매출이 점진적으로 줄고 있다면 리니지W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분기 2236억원으로 전체 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지난 분기 1028억원에 그쳤다.

리니지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데에는 다양한 배경이 있다. 우선 리니지의 성공으로 '리니지 라이크' 게임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는 의미다. 반면 신규 유저들의 유입은 저조한 상태다. 매출 기준으로는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유저수 기준으로는 지난달 리니지M은 54위, 나머지는 20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마니아 게임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리니지의 BM 과금 구조 역시 인기 하락의 주범으로 꼽힌다. 리니지 게임 특성상 캐릭터 육성에 많은 지출이 필요하고 이는 과금 유도로 이어진다. 이런 구조는 신규 유저들의 유입을 저해하고 올드 유저들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 유저의 연령대는 대부분 30~40대로 과거부터 즐겨오던 충성 유저들이다. 20대의 신규 유저가 유입돼야 하지만 '린저씨' 이미지와 과금 구조 등은 꾸준히 지적받고 있다"며 "게임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것도 있지만 신작 출시도 연기되면서 당분간은 반등에 어려움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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