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으로 보는 게임사 터닝포인트]엔씨소프트 '퍼즈업', 장르 다변화 신호탄 되나②매출구조 다각화 노력, 글로벌 진출 위한 포석…이용자와 소통도 '확대'
황선중 기자공개 2023-09-27 09:24:52
[편집자주]
신작 출시는 게임사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사실상 실적을 좌우하고 주가를 움직이게 하는 분기점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기회의 순간일 수도, 반대로 막대한 비용 폭탄을 마주하는 위기의 순간일 수도 있다. 시장 경쟁구도를 뒤바꾸는 전환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심심찮다. 게임사 명운을 짊어진 신작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작 '퍼즈업 아미토이(이하 퍼즈업)'는 엔씨소프트가 추진 중인 장르 다변화 전략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엔씨소프트는 퍼즈업을 기점으로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연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오랜 약점으로 꼽혔던 리니지 시리즈 위주 매출구조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리니지 벗어나 장르 다변화 '도전'
엔씨소프트는 최근 게임 장르 다변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최근 개발 중인 신작 장르를 살펴보면 △쓰론앤리버티(MMORPG) △배틀크러쉬(난투형 대전액션게임) △블레이드&소울S(수집형 RPG) △프로젝트G(MMORTS) 등으로 다채로운 편이다. 모두 올해 혹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물론 그동안 국내 대표 대형 게임사로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꾸준히 선보이긴 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본격적으로 장르 다변화를 추진한 적은 드물었다. 창업주인 김택진 대표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뱉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장르 다변화로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라는 말을 실천하는 모습이다.
변화의 기저에는 성장 의구심을 잠재우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요근래 실적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연결)를 놓고 보면 매출액 9190억원, 영업이익 11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5.2%, 68.1% 감소했다. 현금창출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순이익도 49.5% 줄었다.
시장에서는 리니지 위주의 매출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리니지 시리즈는 엔씨소프트 창사 이래 지금까지 줄곧 확실한 '흥행수표'로서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의 80% 이상이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에서 나왔다. 다만 리니지를 모방한 유사 게임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리니지 매출도 타격을 입고 있다.
글로벌 진출에 대한 야심도 엿보인다. 엔씨소프트의 홈그라운드인 모바일 MMORPG 시장은 국내에서는 대세에 속하지만, 해외에서는 아니다. 현재 북미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상위권을 장악한 게임 대다수는 퍼즈업과 같은 캐주얼 장르다. 그만큼 리니지만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하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개발 문화도 바꿔…퍼즈업, '엔씽' 첫 결과물
엔씨소프트의 변화는 단순히 게임 장르를 다양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게임 개발 기조까지 바꾸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오픈형 연구개발(R&D) 문화 '엔씽(NCing)'이 상징적이다. 그동안은 비밀리에 게임을 개발하고 완성작을 공개해 왔다면, 이제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형태로 게임을 공개해 이용자의 의견을 담겠다는 의지다.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작 대다수가 엔씽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시장의 이목을 한몸에 받는 기대작 '쓰론앤리버티(TL)'도 포함된다. 쓰론앤리버티는 지난 5월 국내에서 이용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르자 게임을 전면 수정했다. 엔씽 덕분에 게임 완성도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퍼즈업은 엔씽을 통해 내놓는 첫 결과물이다. 퍼즈업의 성과가 곧 엔씽 프로젝트 첫 성과다. 그만큼 내부의 기대감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퍼즈업은) 우리에게 첫 시도이자 우리만의 특색을 가미했다고 자신하기에 많이 신경을 써서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퍼즈업을 시작으로 하는 잇따른 신작 출시가 엔씨소프트의 분기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신작이 동시다발적으로 흥행하면 매출구조를 다변화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진출의 포석까지 깔게 된다. 반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개발비와 마케팅비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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