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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공개한 기아, EV에 담은 무한한 확장성 송호성 기아 사장 "전기차 시대 EV 전략, 라인업·인프라·생산성 확대"

여주(경기)=허인혜 기자공개 2023-10-13 17:04:46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 브랜드명은 'EV'다. EV는 다른 의미를 찾을 것도 없이 '전기차' 그 자체다. 독특한 브랜드의 홍수 사이 기아가 가장 보편적인 이름을 붙인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 기아는 EV의 무한한 확장성을 그 답으로 내놨다.

기아가 노리는 확장성은 이날 공개한 EV5로 대표된다. 새 전기차 안에 SDV·자율주행·대중화 등 현대차그룹의 전략을 꽉 채웠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의 공조와 공급망 구축, 다국가 출시 전기차 등 열린 합종연횡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더 유연해진 기아의 단면을 보여준다.

◇기아 '대중적 EV'로 나아가는 길

기아는 12일 경기 여주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2023 기아 EV 데이'를 열고 기아의 EV 전략과 신규 전기차 라인업을 공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첫 말문을 '신차 자랑'으로 열지 않았다. 그보다 EV 시장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기아의 발걸음을 먼저 소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12일 열린 2023 기아 EV 데이에서 미래 전기차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허인혜 기자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은 예견됐지만 속도를 늦추는 요인도 분명히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게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배터리·부품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공급망의 안정성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글로벌 EV산업의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비구매 요인도 있다"며 "충전의 불편함 등이 소비자를 망설이게 하는데, 이 망설임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기아는 EV 전략 속에 방해요소를 어떻게 제거하고 나아갈 지에 대한 비전을 함께 담았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략 중 획기적인 전환을 꼽으라면 테슬라와의 공조다. 과거 독자생산·개발을 강조해 왔던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시대를 맞아 한층 유연해진 전략을 선보이고 있고 테슬라와의 공조도 그중 하나로 보인다.

테슬라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추구한 것은 소비자 편의다. 기아 북미 법인은 2024년 4분기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에 북미충전표준(NACS) 포트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말의 의미는 기아 고객이 1만2천기에 달하는 테슬라의 충전기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라이벌전의 힘을 빼지는 않았다. 테슬라의 질서를 경계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BMW,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 7개 완성차 기업은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 도시와 고속도로 인근에 3만여 개의 고속 충전소를 세운다는 목표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2025년까지 글로벌 EV 생산 거점을 8곳으로 확장한다. 지역별 역할과 시장도 구분했다. 한국은 기아 EV 전략의 '브레인' 거점이다. 연구와 개발부터 생산과 공급을 아우르는 허브로 지정했다.

유럽과 중국 시장은 소비자 선호도에 따라 역점 제품을 나눴다. 유럽에서는 중소형 EV를, 중국에서는 중대형 EV를 현지생산할 예정이다.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는 인플레감축법(IRA)에 대응해 다양한 EV 모델을 출시한다. 인도에서는 신흥시장 전략 EV 생산을 목표 중이다. 기아는 전기차로만 2026년 100만대, 2030년 16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겠다는 목표다.

◇기아 EV, 현대차그룹 완성차 전략 꽉 채웠다

기아는 이날 한날한시에 전기차 3종을 소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기아의 EV 전략을 소개한 뒤 무대 위로 세 종의 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EV 전략을 함께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이날 선보인 차종들은 비전을 담은 대표 차종들로 볼 수 있다. 최대한 다채로운 차종을 내놓은 것도 이때문이다. 준중형 전동화 SUV인 EV5, 전동화 세단 EV4와 소형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EV3로 이뤄졌다.
기아 EV5. 사진=현대차그룹

소비자가 가장 먼저 만나볼 모델은 EV5다. EV5에는 현대차그룹 완성차 전략의 정수가 모두 담겼다. 커다란 디스플레이 화면이 힌트를 주듯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주요 구성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목표가 그대로 표현됐다. 자율주행의 시발점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주행 보조와 주차 보조 등도 탑재돼 있다.

디자인은 현대차그룹이 최근 신차를 공개할 때마다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요소다. EV5도 디자인 요소를 부각시켰는데 실내 디자인 부문에서는 운전자와 탑승자 편의에 꽤 신경을 썼다. 수평에 가깝게 접히는 완전 평탄화 접이시트와 조수석 시트 후면 테이블 등을 탑재했다.

중국에서 먼저 생산하기로 한 만큼 중국 생산 모델이 더 구체화돼 있다. 중국 생산 모델은 스탠다드 2WD와 롱레인지 2WD·AWD 등 3가지로 운영한다. 롱레인지 AWD 모델은 88kWh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230kW의 합산 출력을 갖췄다. 중국 CLTC 기준 650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성능과 라인업 면에서는 국내 생산 모델도 중국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라인업 만큼 가격의 범위도 넓어졌다. 이날 소개한 EV5와 EV4, EV3 등 중소형 모델은 3.5만 달러에서 5만 달러의 가격대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량을 시작으로 EV 라인업의 가격대를 3만 달러부터 8만 달러까지 다변화할 계획이다. 신흥시장에서는 기아의 1·2번째 전기차 모델인 EV6와 EV9을 출시해 고급화 이미지를 추구하고, 차후 EV5와 EV4, EV3 등의 차종을 더해 선택의 폭을 넓힌다.

◇더 대중적인 인공지능, AI 비서 채용한 EV

"헤이 기아, 전라남도 여수까지 경치가 아름다운 경로를 추천해줘." 류창승 글로벌 고객경험 본부장이 기아 EV에 탑재될 AI 비서에게 말을 걸자 비서는 즉각 경치가 좋은 서해안 고속도로를 추천했다.

근처 맛집을 이용하며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인근 충전소도 함께 안내했다. 도착시간에 맞춰 예약해 달라고 요청하자 예약과 동시에 식당 이용 시간동안 전기차가 얼마나 충전될 지를 예상해 알려줬다.

기아는 디지털 경험에서도 대중화를 추구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신규 플랫폼을 적용해 출시할 '기아 앱'이 대표적이다. 하나의 통합 애플리케이션만으로 지원하는 모든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게 한다는 목표다. 하나의 플랫폼에 서비스를 모으는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 편의와 대중화다.

E-라우팅(E-routing) 기능이 대표적이다. 고객이 목적지를 설정하면 차량의 배터리 충전 상태에 따라 최대 2개의 충전소를 경유한 최적의 경로를 추천해 준다. 이를 활용한 게 앞서 소개한 기아 AI비서다. 생성형 AI 기술은 2024년 출시할 EV3에 처음으로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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