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C에너지의 대변신 "이산화탄소로 돈 벌어요" 민간 발전사 최초, 연간 10만t 탄소 포집…안전성 확보 후 증설도 추진
군산(전북)=이호준 기자 공개 2023-10-17 16:40:29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익산역에서 차로 50분쯤 떨어져 있는 SGC에너지의 열·전기 생산 시설 '열병합발전소'. 16일 찾은 이 발전소 한쪽엔 유난히 우뚝 솟아 있는 탑 두 개가 눈에 띄었다. 열·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탄소를 모아 처리하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설비다.두 탑의 이름은 각각 재생탑과 흡수탑, 높이는 18층 건물 높이에 달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성택 효율팀 과장은 "지난해 착공해, 올해 11월 완공 예정이다"라고 했다. SGC에너지는 내년부터 연간 10만톤(t) 수준의 탄소를 포집, 액화탄산으로 바꿔 판매할 계획이다.
◇연 10만t의 탄소 포집…"추후 증설도 검토할 것"
발전소 정비로 바쁜 인부들과 중장비 여러 대가 CCU 설비 주변을 오가고 있었다. 언뜻 보면 다소 난잡하고 아직 준비되지 않는 느낌이었지만 사실은 아니다.
CCU 설비는 바로 뒤 3호기 보일러에서 가스를 받아 포집 과정을 진행해 이산화탄소만 빼낸다. 이렇게 나온 탄소는 앞쪽에 길게 늘어져 있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저장 탱크로 보내지고, 액화·압축돼 액화탄산이 된다. 시스템 자체는 잘 구축돼 있는 셈이다.
SGC에너지는 약 590억원을 들여 이 설비를 만들었다. 지난 2021년 한국전력공사와 CCU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그 기술을 열병합발전소에 적용했다. 그 결과 국내 민간 발전 기업 최초로 연 10만t의 탄소를 모아 재판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회사는 향후 CCU 설비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진행, 증설도 차츰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3호기 보일러에서 받는 가스의 약 20%, 회사의 연간 배출 탄소(200만t)의 7%만 포집할 수 있다면 이번 CCU 운영을 시작으로 그 비중을 점점 더 늘려간단 얘기다.
이 과장은 "언젠가는 발전소를 친환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회사 내부의 고민이 쌓여 CCU 설비가 지어지게 된 것"이라며 "주변 발전 업체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고 있는 상황이며, 증설은 안전성 검사와 부지 배치 등을 추가로 검토해 진행할 것"이라 했다.
◇액화탄산 이미 '품절'…탄소 중립 '징검다리' 역할 기대
CCU 설비로 포집된 탄소가 파이프라인으로 전달돼 모이는 곳은 바로 '저장동'이다. 이날 저장동 앞에서 몇몇 인부들은 포클레인으로 땅을 평평히 고르고, 액화 시설을 들일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이미 완성된 CCU 설비와 달리 이곳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저장동에선 드라이아이스 등으로 쓰이는 액화탄산이 만들어진다. 다만 이미 '품절'이다. 이 과장은 "이미 10년치 주문을 받았다"라며 "탄소로 돈을 버는 셈인데, 벌써 손익분기점을 넘었다"고 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얻은 탄소배출권으로 추가 수익도 낼 수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시 '함정'은 있다. CCU는 탄소를 재활용해 액화탄소를 만드는 경우라 제품화 이후의 단계에서 또다시 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수요도 한정적이라 지속가능한 수익을 낼지 명확하지 않다.
다만 SGC에너지가 생각하는 미래는 밝았다. 민간 발전사 최초로 CCU 사업을 개시하는 만큼 앞으로 CCU 시장이 싹을 틔우는 데 기여하고, 회사의 수익 경로를 다변화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단 것이다. 현재 이 회사는 수소 연료전지 사업에도 진출을 공언한 상태다.
이 과장은 "열·전기를 생산하며 나오는 부수적인 탄소를 어떻게든 활용하는 구조라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분명하다"라며 "지금은 시작 단계지만 CCU 설비가 운영 안정화에 들어간다면 사업을 많이 키울 계획을 수립해 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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