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지금]낮아진 해외 비중, 북미·유럽서 회복 노린다④아시아서 리니지 여전히 인기…기대작 TL로 서구권 타깃, 수익성 개선 시동
이상원 기자공개 2023-10-20 13:04:42
[편집자주]
엔씨소프트가 국내 최초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선보인지 25년이 흘렀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살아있는 역사로서 리니지의 성장은 엔씨소프트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 업계의 성장을 대변해왔다. 하지만 영원할것 같던 리니지의 성공 신화가 저물어가자 중대한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 이제 리니지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엔씨소프트의 움직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0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해외 시장에 진출한지 어언 22년이 흘렀다.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리니지'의 성공을 대만에서도 이어가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일부 타이틀이 북미 시장에서도 흥행하며 한 때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절반에 달했다. 하지만 점차 줄어들며 지금은 아시아 시장에 머물고 있다.다만 국내 게임 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중국 개발사들이 국내 점유율을 높여가자 엔씨소프트는 다시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연말 출시를 앞둔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 서구권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만큼 해외에서 수익성 회복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대만서 리니지 '국민게임' 등극
엔씨소프트는 설립 3년차인 2000년에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당시 '리니지'를 통해 회사가 급성장한 시기다. 그리고 이듬해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에 잇따라 판매 자회사와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로써 국내 게임사 가운데 처음이자 가장 폭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
상반기 기준 미국, 일본, 대만, 영국, 베트남 등에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들이다. 미국과 유럽에는 개발 스튜디오를, 베트남에서는 3D 그래픽 리소스를 제작하는 버츄얼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직접 진출보다는 텐센트(Tencent), 산다(Shanda), 콩종(Kongzhong)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2004년에 설립한 태국법인 '엔시트루'의 경우 현지 최대 정보통신업체 트루(True)와 합작법인 형태로 세워졌다. 양사가 총 400만달러가 투입한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지분 49%, 나머지는 트루가 갖는 형태였다. 이를 통해 현지에 '리니지2'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손실이 늘어나자 2013년 청산을 결정했다.
현재까지 한국을 제외한 가장 꾸준한 시장은 대만이다. 2000년 현지 게임사 '감마니아'와 협업을 통해 '천당(天堂)'이란 이름으로 리니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서비스 시작 12일만에 동시 접속자수 1만명을 기록하며 수 많은 기록을 써내려갔다. 2004년 출시한 리니지2는 3개월만에 동시 접속자수 7만명을 돌파하며 '연타석 홈런'을 쳤다.
리니지 시리즈에 대한 대만인들의 사랑은 모바일로도 이어졌다. 2017년 '리니지M'을 시작으로 '리니지2M', '리니지W'를 잇따라 현지에 선보였다. 대만 구글 플레이에서 리니지M은 매출 기준 1위에 올라있다. 리니지W와 리니지2M은 각각 3위, 10위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며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에서 리니지W가 5위, 리니지M이 6위에 올라 여전히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리니지2의 매출 순위가 점차 오르고 있다. 넥슨의 'V4'와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가 올들어 철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6월에는 한때 8위까지 올랐다가 현재 30위에 머무르며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TL'로 북미·유럽시장 정조준, 최고성적 목표
현재 엔씨소프트의 전체 게임 매출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상반기말 기준 로열티 매출을 제외한 게임 매출 8404억원 가운데 한국의 비중은 70%에 달한다. 이어서 아시아 22.2%, 북미와 유럽이 7.7%를 나타냈다. 폭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다.
2012년 전체 게임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달했다. 당시 리니지를 중심으로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결과다. 하지만 빠르게 줄어가며 2020년에는 8.4%에 그쳤다. 다만 차츰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말에는 32.7%를 보였다. 아시아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다.
이에 반해 북미와 유럽의 비중은 2020년 4.4%까지 떨어졌다. 지난해말 6.8%로 소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온라인 게임의 수명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반면 엔씨소프트의 경우 일부 게임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콘솔 시장과 달리 PC와 모바일 시장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북미와 유럽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들 시장을 목표로 개발한 트리플 A급 대작 TL을 연말에 선보일 예정이다. 북미와 유럽, 일본 등에서 배급 권한을 보유한 아마존게임즈에 퍼블리싱 작업을 맡기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첫 콘솔 타이틀로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등 버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TL의 목표는 한국 게임중 서구권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라며 "다양한 플레이어 대 환경(PvE)을 제공하고 글로벌 게이머가 몰입할 수 있는 내러티브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이 점이 차별화되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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