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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캐피탈 넘어 은행 진출 교두보 되겠다"②이시현 BNKC 법인장 "대출심사·내부통제 강화 집중"

프놈펜(캄보디아)=이기욱 기자공개 2023-10-30 07:40:57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09: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정도면 캄보디아 시장 진출에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BNK캐피탈이 갖고 있는 현지 경험을 같이 공유하면서 시장 공략을 같이 해나가면 좋지 않겠냐는 욕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시현 BNK캐피탈캄보디아(BNKC) 법인장(사진)의 최종 목표는 캐피탈업에 국한되지 않았다. BNK캐피탈을 넘어 BNK그룹 전체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캄보디아 시장에서 먼저 터를 닦은 후 은행의 진출을 돕고 그룹사간 시너지까지 창출해낼 계획이다.

◇BNKC 관리이사 3년 재직 경험…위기 극복 소방수로 복귀

이 법인장은 BNK캐피탈 내 글로벌 전문가이자 캄보디아 전문가다. BNKC 법인장에 취임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전에 BNKC 관리이사직을 오랜 기간 수행한 이력이 있다. 캄보디아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자랑한다.

이 법인장은 1973년 출생으로 부경대학교를 졸업했다. 2011년 BNK캐피탈에 입사해 고객만족센터장, CS기획팀장, 여신감리팀장, 리스크관리팀장 등을 지냈다. 이후 2019년 7월 BNKC 관리이사에 선임됐으며 약 3년동안 이대광, 김순조 전 법인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었다.

지난해 BNK캐피탈 글로벌사업부장에 선임되며 한국으로 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캄보디아에 돌아오게 됐다. 지난해말 하반기부터 캄보디아 시장 MFI업계의 위기가 심화됐고 BNK캐피탈은 올해 4월 건전성 관리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소방수로 이 법인장을 선임했다.

이 법인장은 취임 이후 현재까지 약 6개월동안 부실 관리에 모든 역량을 기울였다. 우선 취급 심사의 디테일을 강화하면서 우량 차주를 골라냈다. 토지 담보 대출이 영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담보뿐만 아니라 차주의 근로 조건, 근무 환경 등을 세부적으로 심사에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상환 능력도 발 빠르게 반영했다. 일례로 과거에는 봉제 기업 근로자가 우량 차주에 해당했지만 현재는 연체 위험이 높은 차주로 급변했다. 이를 감안해 한도, 금리 등을 과거와 다르게 설정하도록 했다. 캄보디아의 거시 경제 자체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조치들이다.

이 법인장은 "이전에는 봉제 공장 근로자가 지방에서 가장 좋은 직업 중 하나였고 근무 사실만 증명하면 대출이 쉽게 나갔다"며 "하지만 최근 봉제 기업의 30%가 폐쇄하는 등 침체기를 맞았고 많은 실직자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 담보와는 별개로 연체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해당 공장의 규모, 미국·중국·한국계 여부, 재직 인원, 생산 단축 사례 등을 자세하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항목들을 체크리스크로 만들어서 점수화 시켜놨다"며 "생산 활동을 하는 가족 구성원의 수 등도 모두 따져서 대출을 취급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밀착 전략으로 회수 관리…"내부통제 강화하며 영업 유지"

회수 부문에서는 지역 밀착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각 영업점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방문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장격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도 채권 회수에 활용하고 있다. 그는 "허용된 범위 내에서 지속적인 방문 관리가 결국 회수율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영업점을 다 돌며 이러한 내용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 통제시스템도 재점검하는 중이다. 기존에 직원들 대상 내부 통제 교육은 연 1회씩 시행됐는데 최근에는 분기별 시행으로 변경했다. 캄보디아중앙은행에서 나오는 중요 지침들도 모두 수시로 정리 후 배포하고 있으며 준수 여부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이 법인장은 "경제 상황에 따라 영업 규모를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 중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금융사의 신뢰와도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영업을 어느 정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자산 성장보다는 내실 위주의 경영에 더 집중하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 또는 2025년부터는 경제가 회복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신상품을 검토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법인장의 우선 목표는 MFI사 1위다. 현재 1위와의 자산 격차가 2배 이상 나지만 추격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은행업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 BNKC의 상업은행 전환보다는 계열사 부산은행 또는 경남은행의 시장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은행을 꿈꾸지 않는 금융사가 어디 있겠나"라며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BNK캐피탈이 먼저 와서 축적한 경험, 브랜드 인지도 등이 은행 진출의 교두보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취급하지 못하는 큰 규모의 부동산금융 등의 협업 등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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