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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지금]현대차그룹 계열은 강점일까 약점일까…고민은 '현재 진행형'③자동차용 강판의 80% 이상이 현대차·기아 물량…차입금 의존도는 50%대

조은아 기자공개 2023-10-23 07:11:15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현대차그룹 소속이라는 점은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한다. 현대차, 기아가 평소 실적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지만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전방산업이 불황일 땐 오히려 성장을 가로막는다. 그렇지 않아도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에서 가격을 마음대로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에게 현대차와 기아 의존도를 낮추는 게 어제오늘의 과제가 아닌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실제로도 현대제철은 꾸준히 그룹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 다만 여전히 자동차용 강판의 80% 이상이 현대차와 기아로 향한다.

현대제철의 또다른 과제는 차입금 규모다. 현대제철은 과거 일관제철소를 지을 당시 대규모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6조원 안팎이던 총차입금 규모가 2010년을 전후로 10조원대로 급증했다. 이후 12조~13조원이 유지되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현대차·기아 공급 물량 400만톤…자동차용 강판의 80%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기아로부터 나오는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업보고서상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내역'에 나오는 수치는 직거래 기준으로 현실과 괴리가 크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를 통해 거둔 매출은 1조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이 거둔 매출 13조5274억원의 11%가량이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중간 가공이나 유통을 거쳐 거쳐 현대차와 기아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한다. 그런 만큼 실제 현대차와 기아에서 나오는 매출 비중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강 생산량을 보면 수치가 조금 명확해진다. 현대제철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보통 2000만톤 정도다. 이 가운데 봉형강이 700만톤 안팎으로 가장 비중이 크며 다음이 자동차용 강판이다.

현대제철의 연간 자동차용 강판 생산량은 500만톤 수준이며 이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에게 가는 물량은 400만톤가량이다. 전체 조강 생산량의 20%, 자동차용 강판 생산량의 80%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몇 년 사이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현대제철 물량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400만톤 안팎에서 크게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용 강판이 고부가가치 상품인 만큼 가격이 비싸다는 고려하면 전체 매출의 30~40%가 현대차와 기아로부터 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높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엔 해당 비중이 꾸준히 줄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자동차회사로 판매하는 물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2년 사이 현대차와 기아가 반도체 공급난으로 자동차 생산량을 줄이면서 현대제철로부터 납품받는 자동차용 강판 판매량도 줄었다. 2020년과 2021년의 경우 300만톤대 중후반을 생산해 납품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이 기간 글로벌 자동차회사에 납품하는 물량은 꾸준히 늘었다. 2021년 75만톤에서 2022년 82만톤까지 늘었고 올해는 100만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500만톤의 20% 수준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대차와 기아 물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만큼 갈 길은 여전히 멀어보인다.


◇총차입금 12조원대에서 10조원대로

현대제철의 또 다른 고민은 차입금 규모다. 현대제철은 부채 부담이 무거운 기업은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채가 가장 많았던 2020년에도 부채비율은 108.7%로 안정적이었다. 이마저도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82.4%까지 낮췄다.

그러나 차입금에 한정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제철은 2020년 차입금 총계가 12조7968억원까지 치솟아 차입금 의존도 76.7%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의 차입금 총계는 2008년까지만 해도 5조원대였으나 2010년 9조원에 육박했고 2011년 10조원도 넘겼다. 고로 건설에 9조원이 투입된 만큼 차입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이후 차입금은 2020년 13조원에 육박한다. 앞서 빌린 차입금을 상환하기보다 만기를 연장하며 상환 기간을 늦춰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연스럽게 이자비용 부담으로 돌아왔다. 현대제철은 매년 3000억원이 넘는 돈을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다. 2021년엔 3040억원, 지난해엔 3564억원이 이자비용으로 나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이 각각 1조5052억원, 1조382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수치다.

최근 몇 년 현대제철이 연초 IR(기업설명회) 때 차입금 축소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등 차입금 줄이기를 핵심 재무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제철의 총차입금은 2020년과 2021년 12조원대에서 2022년 말 11조원대까지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10조8818억원으로 10조원대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도 76.7%에서 55.4%로 낮아졌다. 다만 여전히 안정적 기업의 기준인 30%를 2배 가까이 웃돈다. 안정적 수준까지 가려면 여전히 수조원대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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