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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새부대에 담긴 KT, 불확실성해소로 부른 우상향 곡선경영공백·주주환원정책 우려 해결 후 반등, 자체 생성형AI 공개 영향 주목

이민우 기자공개 2023-10-24 11:14:0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KT 주가는 10월 중순 현재 주당 3만3000원 내외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말보다 12% 급등했는데요. 지난 8월 상승 시점 이후 월 기준으로 9~10월 동안 폭은 작지만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 중입니다.

사실 KT 주가는 올해 상반기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3월 말에는 주당 최저 2만8850원까지 떨어지는 등 큰 하락을 경험했는데요. 이는 부득이하게 발생했던 경영공백 사태가 제법 큰 영향을 줬습니다. 구현모 전임 KT 대표이사 연임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등이 이어져, 상반기 동안 KT 수장 자리는 공석이었습니다. 이에 적극적인 투자,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고, 주가에도 반영됐습니다.

KT 2023년 주가 추이

반면 차기 대표 선임 과정이 7~8월 본격 진전되고, 김영섭 신임 대표 선임 이후 KT 주가는 크게 반전됐습니다. 김 신임 대표 내정 소식이 전해진 다음 거래일인 7일, KT주가는 가뿐하게 주당 최고 3만2450원을 기록하는 등 상승 기류를 탔습니다. 이어진 다른 장에서도 등락을 거듭하며 전반적으로 우상향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숨가쁘게 진행된 KT의 주가 변화는 ‘경영공백’ 그리고 ‘기업수장’이란 키워드의 밸류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남을 전망입니다. 앞서 구 전임 대표 역시 취임 시점에서 주당 최저 1만7000원까지 떨어졌던 KT 주가를 4만원 가까이 끌어올린 바 있는데요. 경영공백을 마무리 짓고 취임한 김 신임대표가 어떤 방식과 결정으로 KT의 주가 제고를 이끌지 주목됩니다.

◇Industry & Event

국내 1위 통신기업인 KT는 최근 탈통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통신 사업은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는 있으나, 대부분 시장을 국내로 한정 하는 특성상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습니다. 때문에 KT는 디지털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디지코(DIGICO)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클라우드 사업을 키워 KT클라우드로 분사하고, 2021년엔 미디어콘텐츠 중간 지주회사인 KT스튜디오 지니를 세웠죠. 같은 해 전자책 구독 서비스 기업 밀리의서재를 지니뮤직을 통해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KT의 디지코 전략은 김 신임대표 체제에서도 유효한 카드입니다. 실제로 KT는 김 대표 정식 취임 뒤 업스테이지와 콴다에 각각 100억원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KT 디지코 전략의 핵심 분야 중 하나는 단연 AI 사업인데요. KT는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모두 내재화하고 파트너십을 맺는 AI 풀스택 전략을 추진해왔습니다. 업스테이지 등 두 기업에 대한 투자 역시 같은 일환입니다.

지난 6월 KT의 AI 전략 발표를 통해 설명된 믿:음

KT의 AI풀스택 전략과 투자 행보는 연내 발표를 예정한 ‘믿:음(Mi:dm)’으로 방점을 찍을 전망입니다. 믿:음은 KT에서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생성형 AI입니다. 고객의 생각과 감성을 이해하는 것과 더불어 B2B 고객사에서 활용 가능한 멀티태스킹, 유연성 있는 학습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KT는 내부적으로 이미 믿:음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B2B, B2C 시장 전반으로 적용 영역을 더 넓혀갈 계획입니다.

믿:음의 존재는 KT의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현재 투자 시장은 챗GPT의 등장으로 인해 기업의 AI 경쟁력을 크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중 자체 AI모델 발표는 역량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순간입니다. 자연스레 시장과 투자자, 업계 등 전방위적으로 상당한 주목을 받고 기업 밸류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지난 8월 ‘하이퍼클로바X’를 발표한 네이버는 발표 당일 주당 최고23만5000원의 주가 상승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익일에는 성능 논란에 시달리며 주당 최저 21만10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8%가까이 하락을 맛봤습니다. KT 역시 믿:음의 발표 직후 시장의 성능 평가에 따라 주가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Market View

KT는 최근 신규 대표 부임과 신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예상과 발표 등 다양한 이슈를 겪었던 만큼, 최근 3개월 간 대신증권 등 다수 증권사로부터 여러 차례 주가 분석을 받았습니다. 현재 증권사 전반에서 제시한 KT의 최신 목표주가(TP)는 주당 4만원 초중반 선에 걸친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한화투자증권이 4만5000원, 대신증권이 4만4000원 등으로 KT의 목표주가를 예상했습니다.

유영솔 한하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리포트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일회성 요인 제외 시 전년대비 10% 성장하는 수준으로, 리스크보다는 펀더멘탈이 주가에 반영되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올해 주가 변동성 요인은 거버넌스와 배당의 불확실성이었는데 17일 공시된 신규배당 정책으로 마지막 불확실성도 해소되는 그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같은 달 ‘KT의 배당은 믿음입니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CEO 리스크가 해소되기 시작한 8월 이후 KT 주가 수익률은 10% 증가해 통신업 중 가장 높다”며 “이는 동기간 코스피(KOSPI)의 -7%를 크게 아웃퍼폼한 성과로 올해 CEO 부재를 주가 리스크로 받아들이며 부진하게 시작했지만, 8월 이후 주가 수익률이 보여주듯 다시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전반적으로 KT의 향후 주가와 성장성에 대해 밝게 평가하는 중이지만, 이와 달리 큰 상승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선도 눈길을 끕니다. 구조조정을 지양하고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을 내세운 것은 주주에게 환영할 일이나, 장기적인 성장 동력에 힘을 배분하기보다 현상유지를 택했다는 의견입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배당금 하향과 대규모 구조조정이 없다고 밝힌 것은 주가 하방 경직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기대배당수익률 7%선인 2만8000원 붕괴 가능성은 낮아졌다”면서도 “KT의 장점은 감축할 비용이 많다는 것인데, 향후 3년간은 쉽지 않아 보이고 높은 배당 성향에 따라 성장 기회도 상실할 것이라 의미 있는 주가 상승도 없을 것”으로 이야기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
현재 KT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인물은 단연 새롭게 자리한 김영섭 신임 대표이사입니다. 33년 KT맨이었던 전임자와 달리 김 대표는 정통 LG맨인 인물로, LG CNS와 KT의 경쟁사인 LG유플러스를 거쳤습니다. 클라우드 등 IT 전반과 통신 업계에도 깊은 조예를 가진 점에서 안팎으로 적임자로서 기대를 받아왔습니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김 대표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신경 쓰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9월 간담회에서 발생한 해프닝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김 대표는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것은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며, 주주환원 정책은 향후 성장 에너지 축적할 것을 현재로 가져가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는데요. 이 발언이 시장에서 확대해석되며 ‘KT가 배당정책을 축소하는 것이 아냐’는 우려로 번졌습니다.

KT가 대표적인 배당주로 여겨졌던 만큼, 이런 우려는 주가에도 영향을 줬는데요. 해당 발언 직후인 9월 11, 12일 KT는 종가 기준 8일 3만2350원에서 12일 3만800원까지 떨어져 4.7%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대신 이후 구조조정에 이은 대규모 자금 유출 가능성이 낮고, 3분기 실적도 양호하다는 전망이 나와 빠르게 회복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KT가 지난 17일 2025년까지의 신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최소 주당배당금을 1960원으로 정해 주가 바닥은 더 높아졌습니다.

더벨은 주가 흐름과 신규 배당 정책의 배경 등에 대해 KT에 의견을 구했는데요. 주가 관련 의견의 경우 앞선 해프닝도 있었던 만큼, 민감한 영역이라 양해를 부탁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대신 KT IR실으로부터 내년 분기 배당 등을 도입하기로 한 최신 신규 배당 정책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KT IR실은 “KT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차원에서 연내 확정해 발표하기로 결정했었다”며 “배당금 최소 개런티의 경우 그 동안 이익개선을 바탕으로 꾸준히 주당 배당금을 유지 및 상향해온 트랙 레코드를 유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향후 경영과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만큼, 현금 배당을 최소 전년인 2022년 수준에 맞추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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