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더들의 시간]변화폭 뚜렷한데…김준 SK이노 부회장 실질 성과는④그린 자산 확대 목표에 바짝…신사업 수익성 가시화 시점은
이호준 기자공개 2023-10-26 11:11:26
[편집자주]
올 한해 유난히 찬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SK, 그리고 그 집단의 정점엔 '임원'이 있다. 대기업의 '별'이라 불리는 임원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회사의 생존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숫자로 평가되는 곳이다. 다만 때로는 성과보다는 기업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해 '안정'과 '쇄신'이라는 휘황찬란한 구호가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경기 침체기의 한복판, SK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파이낸셜 스토리 수립은 물론 그룹의 안위를 책임지고 계획하는 SK 고위 임원들의 지난 시간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변화를 이끈 건 명실공히 김준 부회장이다. 대표 취임부터 파이낸셜 스토리 발표 그리고 지금까지, 사업재편을 주도해 온 기간만 꼬박 7년이 넘었다. 어느새 60%에 달하는 그린 자산 비중은 정유·화학 업계에 새 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다만 아이러니한 상황도 펼쳐져 있다.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정제마진에 더해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사업재편의 실질적 성과는 아직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스토리 이끈 인물…굴뚝 기업에 '새 틀' 제시
김 부회장에겐 '계획'이 있었다. 지난 2021년, 그는 전임인 정철길 부회장이 길을 트고 본인이 3년여간 갈고닦았던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했다. 핵심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약 30조원을 투자, 그린 자산 비중을 70%로 늘린단 취지였다.
김 부회장은 자기 생각이 자회사로 이식되는 단계까지 앞장서 이끄는 데 성공했다. 예컨대 지난 2년간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 지분 매각과 사명 변경,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하는 울산 석유화학 공장의 '친환경 사업장 전환' 계획 등을 주도해 왔다.

올해로 3년 차, 김 부회장은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과정에도 들어섰다. 그는 신년사와 사내 인터뷰 등을 통해 올해 목표를 '실질적인 성과'로 잡은 바 있다. 그간에 이룬 변화를 바탕으로 시장이 공감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 도출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구호에 비춰봤을 때, 긍정과 부정이 반반이다. 그간 계속된 '사업재편'은 굴뚝 기업에 당연하게 여겨졌던 정유·화학 가치에 대한 새 틀을 불러왔다. 실제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2020년 약 30% 수준이던 그린 자산 비중이 올해 말이면 60%로 높아진다. 그린 자산 비중을 70%로 늘리겠다던 목표 달성에 바짝 다가서 있는 상황이다.
다만 그린 사업의 중심축인 SK온(배터리)과 SKIET(분리막)의 수익성 개선이 늦어지면서 올해도 '적자'가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SK온과 SKIET는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상가상 상반기 내내 정제마진도 부진했던 터라 주가는 올해 중순 20만원대에서 현재 10만원대로 떨어진 모습이다.
◇아쉬운 성적표…구원투수 될 자회사 어디
다만 김 부회장은 그간 변화와 안정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인물이었다. 유공과 SK에너지를 거친 경험 많은 인물답게, 회사의 여러 굴곡과 성장을 전부 겪은 리더에 속한다.
부임 당시부터 극적이었다. SK이노베이션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2016년 이듬해 새 대표이사에 올랐다. 전임인 정 부회장과 이기화 SK엔무브 사장, 이재환 SK인천석유화학 사장 등 호실적을 낸 인사가 줄줄이 바뀌는 상황에서 변화를 이끌 수장으로 선택됐다.
지난 2021년에는 안정을 책임질 자격도 부여받았다.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에서 패소한 해였는데 이때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조원이라는 '거금'을 지급하기로 했음에도, SK이노베이션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행하던 그에게 힘을 더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의 등장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의 변화폭은 뚜렷했다. 실제로 이만한 전략을 이끌 힘을 지닌 인물이 없다는 평가다. 그러나 회사 부임 후 7년, 실적 부진이 부담으로 지속하고 있다. 특히 침체기에서 구원투수가 될 회사가 아직 보이지 않다는 게 중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직원들과 자주 소통하고 책상보다 현장을 더 좋아하는 적극적인 성격"라며 "다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과 주가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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