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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CEO, DX 시대서 다시 맞닥뜨린 '중동 도전' LG CNS 시절 오만 수주 등 이끌어, 내수 중심 매출 구조 변화시킬 물꼬 틀까

이민우 기자공개 2023-10-30 10:38:13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섭 KT 신임대표가 지난 GSMA 이사회 참석 이후 해외일정으로 중동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현지 통신 기업인 STC 그룹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공식일정을 수행함과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통신 관련 부처와도 만나며 KT 중동 공략의 기틀을 다졌다.

김 대표는 과거 LG CNS 시절 중동 공략을 추진한 바 있다. 국내 IT 기업의 오만 진출 첫 사례를 만들었으며, 대표 재임 중 카타르 수주 성과도 냈다. 다만 LG CNS 중동 전략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법인 청산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김 대표는 KT에서 중동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할 기회를 얻은 셈인데, 매출을 해외로 나눠야 하는 KT 상황과 맞물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중동 경제사절단 합류, 사우디아라비아 통신 부처와 협력 회담

김영섭 KT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인협회에서 구성한 중동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 방문 일정에 맞춰 함께 동행하며, 타 기업 수장들과 함께 국내와 중동 산업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일정을 마친 김 대표는 카타르 방문에는 동행하지 않고, 국내로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사절단 방문으로 KT는 현대건설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통신사인 STC 그룹과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앞서 이번 중동경제사절단 이전에도 KT는 한국과 사우디 간 우호 무드 아래서 접점을 키워온 바 있다. 지난해 네이버 등과 함께 국토교통부의 ‘사우디아라비아 원팀코리아’의 주축을 맡았고, 이번 MOU로 첫 과실을 수확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해 중동 경제사절단 일정을 소화한 김영섭 KT 대표이사

특히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중동 경제사절단에서 또 다른 중요한 점은 통신우주기술위원회(CST), 정보통신기술부(MCIT)와의 회담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MOU 행사에 앞서 CST, MCIT 고위 인사와 데이터센터(IDC) 사업부터 자율주행 등 디지털전환(DX) 사업 관련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STC와의 협력 외에도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내 KT의 협력망과 사업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경제구조 전환을 위한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발표했던 바 있다. 비전 2030은 석유 자원에 높은 의존도를 가졌던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네옴(NEOM) 시티를 필두로 한 스마트 시티 조성 사업 역시 비전 2030의 일환 중 하나다.

◇LG CNS 시절 미완의 중동 공략, 매출 구조 개선 필요한 KT서 이룰까

김 대표는 과거 LG CNS 수장 재임 당시에도 중동 관련 사업을 추진했던 바 있다. 당장 LG CNS 대표를 맡기 이전 2008년부터 하이테크사업본부장을 맡아 2009년에 LG CNS의 오만 조선소 IT 통합시스템 구축 사업 수주를 이끌었던 경험을 가졌다. 해당 사업은 2011년 완료됐고, 국내 IT 기업의 첫 오만 시장 진출 사례로 남았다.

이후에도 LG CNS는 2013년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JV) 형태로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중동 공략에 나섰다. 김 대표의 LG CNS 수장 취임 이후엔 2016년 카타르 루사일 경전철(LRT) 플랫폼 스크린도어 시스템 구축 사업 수주에도 성공했다. 규모가 300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를 기반으로 중동 스마트 교통 시장에 첫 발을 내밀며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는 듯 했다.


하지만 LG CNS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은 2014년 2억원, 2015년 23억원 매출을 냈을 뿐 뚜렷한 실적을 거두진 못했다. 오히려 2016년 당기순손실 10억원을 내는 등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사실상 매출의 발생하지 않았고, 지난해까지 명을 잇다 설립 약 10년만에 청산됐다. LG CNS는 내수 집중 구조를 해외로 분산할 필요가 있었는데, 중동 사업으로는 이를 이루지 못했던 셈이다.

따라서 최근 KT에 생성된 중동과의 연결고리와 사업 가능성은 김 대표에게도 중요하게 작용하게 됐다. LG CNS 시절 초반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결국 결실을 맺지 못했던 중동 사업을 KT에서 일궈낼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KT 역시 LG CNS처럼 높은 내수 비중을 가진 만큼, 매출처를 해외로 분산하는 것은 중요한 당면 과제다. 높은 자본력과 DX 의지를 지닌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은 KT 입장에서 군침 도는 시장이다. KT와 산하 DX 관련 자회사의 중동 공략을 성공시킬 경우 김 대표의 KT 수장 수행 이력도 한 층 돋보일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MOU가 모든 사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중동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필요에 따른 추가 협의 등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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