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닷 전화, SKT가 느슨한 이동통신 시장에 던진 긴장감 자체 개발 HD보이스 기술 등 적용, 3사 간 점유율·국내 아이폰 구매 영향 줄까
이민우 기자공개 2023-10-26 10:31:18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T가 아이폰에서 통화녹음, AI요약이 가능한 ‘A.전화’를 내놓으며 통신과 스마트폰 시장에 긴장감을 준다. 자체 개발한 HD보이스·인터넷 전화(mVoIP)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로 애플 정책을 돌파해, 아이폰 사용자와 예비 구매자 측에서 그 동안 느꼈던 갈증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통신 업계는 A.전화 출시가 현재 이동통신 시장 내 3사 간 점유율과 알뜰폰 선호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KT 등에서도 출시가 가능하겠지만, 실제 출시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SKT로 충분히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갤럭시가 우위를 가졌던 요소를 희석하는 만큼, 아이폰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내 점유율을 한 층 더 높일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디바이스 간 녹음 아닌 자체 HD보이스 전환 기술로 애플 정책 돌파
SKT는 24일부터 자사 HD 보이스 통화 가능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A.전화’ 서비스를 개시했다. ‘A.전화’는 SKT에서 만든 에이닷 앱을 통해 이용하는 형태다. 통화녹음과 AI 기반의 일정 등 주요 내용 요약, 맥락과 대화 패턴 분석 등을 탑재했다.
통화녹음 등 A.전화 서비스는 최초 이용 시 약관 동의를 통해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에 동의한 사용자만 가능하다. 발신과 수신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지만, SKT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서비스인 만큼 KT 등 타 통신사 이용자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SKT 회선을 이용하는 알뜰폰 사업자 요금제에 가입한 경우도 A.전화를 쓸 수 없다.
SKT는 A.전화 서비스가 아이폰 이용자에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으로 인해 아이폰은 갤럭시 등과 달리 그간 통화녹음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 역시 “통화녹음과 요약에 대해 큰 니즈를 가지고 있었던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전화의 통화녹음이 아이폰에서 가능한 이유는 디바이스 간의 물리적 녹음을 통한 게 아닌, 앱을 통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우회적 방식이기 때문이다. SKT는 A.전화에 자체 개발한 HD보이스 전환 기술을 적용했다. 발신자 측에서 발생한 음성을 인터넷 전화(mVoIP, 엠보입) 기반 데이터 신호로 바꾸고, 수신자 쪽에서 다시 음성 신호로 변경하는 과정을 거친다.
A.전화 이전에도 스위치 등 앱을 거쳐 통화를 이용하고 녹음하는 서비스는 몇몇 존재했다. 다만 해당 앱은 대부분 구독 등 유료 이용해야 해 통화녹음 기능만 보고 이용하기엔 부담스러웠던 점이 현재 A.전화와의 큰 차이점이다.
◇SKT가 쏘아 올린 작은 공, 통신·스마트폰 경쟁 구도에 변화줄까
업계는 KT나 LG유플러스 등 타 통신사나 기업들에서도 유사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활용된 mVoIP·HD보이스 기술과 서비스 등이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시장에 등장해 대중화됐던 기술이라 진입불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같은 기술과 서비스일지라도 SKT에서 자체 개발해 상용화한 영역인 만큼, 유사 서비스 구축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중론이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KT나 LG유플러스에서 A.전화와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란 소식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며 “만약 현 시점부터 서비스 구축을 계획한다면 개발이나 테스트, 서비스 상 보안 정책 검토 등 과정을 고려했을 때 못해도 6개월 이상은 기간으로 잡아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통신, 스마트폰 업계는 A.전화 서비스가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 간 점유율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보인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기기 변환 수요는 하반기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 내년 초 신형 갤럭시 시리즈 공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우 높아졌다. 기존 사용자 중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또는 반대로 변경을 꾀하는 인원이 나올 전망인데, 이번 A.전화가 아이폰 점유율에 도움을 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 대리점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들의 경우 갤럭시를 사용하는 비중이 아직 많지만, 아이폰이젊은 10~30대 고객 중심으로 강한 인기를 얻고 있고 사용 연령대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며 “사실 갤럭시가 아이폰 대비 확실한 강점을 가졌던 부분은 통화녹음과 삼성페이 2가지인데, 둘 모두 최근 아이폰에서 일부 대체할 수 있게 돼 과거 만큼 큰 메리트를 주긴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A.전화의 타 통신사 이용자 대상 유료 제공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다만 SKT는 아직 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SKT 관계자는 “향후 어떤 고객 니즈 등에 따라 검토해볼 수는 있겠으나 현재로써 논의 중인 사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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