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T가 글로벌 텔코 협력사와 함께 통신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의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한다. 양사는 싱텔 등과 올해 7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연합)을 결성했던 바 있다. 업계는 빠른 발표 시점에 기대감을 보이며 공개될 모델의 상용화 가능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I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 중인 SKT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에서 AI 풀스택의 국제 표준 최종 승인도 일궈냈다. 사내 차세대 리더로 손꼽히는 이종민 미래R&D담당 부사장이 지난 2021년 관련 의장을 맡는 등 꾸준히 표준화를 주도해온 끝에 거둔 성과다.

◇텔코 LLM 내년 1Q 예고, 업계 “개발 빨라, 상용화 모델 시점 중요”

SKT는 최근 도이치텔레콤과 LLM 공동 개발을 발표했다.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과 클라우디아 네맛 수석 부회장 등이 방한해 직접 협약식에 참가했다. 공동 개발 의향서(LOI)에 서명한 양사는 앞으로 통신사 특화 글로벌 생성형AI, 통신사향 AI플랫폼 기술 공동개발에 나선다.

앞서 SKT, 도이치텔레콤 등은 지난 7월 글로벌 텔코 AI 연합을 결성했던 바 있다. 각국 주요 통신사가 힘을 모아 글로벌 AI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통신 서비스에 적합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함이었다. SKT 등 양사의 이번 협약은 글로벌 텔코 AI 연합의 공식적인 첫 동행이기도 하다.


개발되는 통신사향 특화 LLM의 공개 시기는 내년 1분기로 예정됐다. 현 시점에서 약 5개월 정도의 기간이 남은 셈이다. LLM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은 기업 보유 데이터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6개월 미만의 기간은 테스트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에 해당한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국내 AI 기업 한 고위관계자는 “LLM 개발은 단순히 모델 구축 외에도 알고리즘을 검증하고 테스트하는 기간도 따지게 된다”며 “테스팅의 경우 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대략 몇 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기업에서 투입하는 데이터 규모 등에 따라 해당 기간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공개 시점이라는 것이 프로토(초기) 타입 모델을 이야기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실제 상용화 가능한 모델의 발표가 언제인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AI풀스택 ITU-T 최종 승인, 차세대 리더 이종민 부사장 주도

한편 SKT는 지난 2021년 12월 ITU-T에 제출했던 AI 풀스택 관련 구조 및 규격 역시 최근 국제 표준으로 최종 승인 받았다. ITU-T는 국제연합(UN) 산하 정보통신기술 전문기구로, 통신 분야의 국제기술 표준을 결정하는 단체다.

ITU-T에서 제안된 AI 풀스택 필수 기술 구성 요소는 4가지로 체계화돼 있다. △AI프로세서 △AI메모리 등 데이터베이스 △AI모델링과 학습 △AI응용과 API 등이다. 이들 기술 구성 요소는 서로 다른 분야인 만큼, 유기적인 결합과 개발을 위해선 구조와 신호·메시지 규격 등에서 표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


AI풀스택 표준화는 이종민 SKT 미래R&D담당 부사장과 산하 부서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카이스트 출신의 이 부사장은 SG11 Q7의 의장 역할을 맡아왔다. SKT 내부에선 AI와 UAM 등 굵직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이끄는 차세대 리더로 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SK그룹 중 유일하게 30대로 상무 승진해 최연소 임원에 오르기도 했다.

SKT는 AI 풀스택을 △AI헬스케어 △AI반도체 △AI미디어 등에 걸쳐 다양하게 적용해왔다. 이후에도 AI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AI풀스택 적용을 적극 추진하고 기술적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AI풀스택 기술을 통해 고도화된 반려동물 의료 AI 서비스인 엑스칼리버(X Caliber)의 경우 지난해 9월 국내 출시된 이후 CES2023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성과를 냈다. 지난 9월에는 일본의 애니콤 홀딩스와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일본 시장 진출 초읽기에도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