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더벨 리스크매니지먼트 포럼]"고금리 시대 금리충격 시나리오 표준 강화 추진"명기영 금감원 은행리스크감독팀장 "리스크관리문화 평가체계 마련해야"
서은내 기자공개 2023-10-27 06:30:1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초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 새로운 리스크관리 감독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강화된 감독규제가 등장했음에도 새로운 금융환경을 맞닥뜨리자 또다른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명기영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은행리스크감독팀장(사진)은 26일 '2023 더벨 리스크매니지먼트 포럼'에서 SVB, CS 파산 사태 사례를 중심으로 새로운 금융환경에서 등장한 리스크관리 문제와 감독당국의 그 대응방향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다.
명 팀장은 당국의 리스크관리 대응방향에 대해 고금리 등 금리리스크를 필두로 디지털 뱅크런, 정리·구조조정, 규제 차등화,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문화 부분을 차례로 짚어가며 설명했다.
금융사 리스크관리의 핵심으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부분은 고금리에 따른 금리변동 리스크다. 올초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 역시 이처럼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급작스럽게 이동하면서 나온 부작용으로 해석되고 있다.
명 팀장은 "SVB 파산의 가장 큰 원인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이 과도하게 가지고 있던 장기 금리부자산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이익이 늘거라고만 생각하고 자기자본의 경제적가치가 감소하는 것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는 게 문제였다"고 짚었다.
국내의 경우는 어떨까. 국내 금융기관은 바젤위원회의 표준방법으로 금리변동에 따른 자기자본 경제적 가치변화를 관리하고 있다. 당국은 은행의 중장기영향 지표가 기본자본의 15%를 초과하면 주의은행으로 보고 대책을 강구하게 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해당 기준선을 초과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저금리시기에는 바젤이 제시하는 자본 관리가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었나 SVB 사태 이후 보다 그 표준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명 팀장은 "은행 자체 리스크 산출, 스트레스 테스트시 가급적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 은행감독위원회(BCBS)는 은행 은행계정의 금리리스크와 관련해 회원국 은행과 감독당국의 관리현황 등을 조사하고 금리시나리오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명 팀장은 "은행 리스크 관리 표준 체계가 나오면 국내에도 해당 표준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금리 환경에서의 부작용 중 유가증권 미실현손익 관리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만기보유증권의 공정가치 평가손익과 이를 반영한 규제자본 비율 변동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감독당국은 초점을 두고있다.
예수금 모니터링 제도도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당국은 예금인출 초동 대응장치를 마련하고 대규모 비대면 예금인출에 대한 대응조치를 강화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예금지급정지 긴급조치의 자동발동 기준과 조치방식을 구체화함으로써 뱅크런 대응을 위한 금융당국의 시간적 여유 확보할 계획이다.
은행의 정리, 구조조정 이슈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의 변제순위가 중요한 논의사항이다. UBS의 크레딧스위스은행(CS) 인수 과정에서 CS 주주들은 일부 손실만 입은 반면 신종자본증권은 전액상각 처리되면서 신종자본증권 보유자들은 전액 손실을 시현했다.
명 팀장은 "우리나라는 부실금융기관 지정시 신종자본증권 상각 전환이 가능하며 신종자본증권 투자자들이 주주에 비해 더 큰 손해볼 가능성도 있다"며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따른 상각시 보통주를 지급하도록 계약 관행을 바꿀 필요가 있으며 신종자본증권의 일부 상각도 가능하도록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크관리 관점에서 SVB 사태를 살펴볼 때 또하나 주목할 지점은 금융사의 리스크관리 문화다. SVB의 무사안일, 의사결정에 대한 과신, 단기업적주의, 적절한 견제 부족 등이 조직의 리스크관리문화 취약점으로 드러났다.
국내 금융업권에서 조직 내 리스크 문화에 대한 자체평가나 감독당국의 점검은 아직 부재한 상황이다. 명 팀장은 네덜란드중앙은행과 호주 건전성감독청의 리스크관리문화 평가에 대해 소개했다.
명 팀장은 "은행 리스크관리문화에 대해 당국이 서면조사하거나 이사회에 참석해 관찰하기도 한다"며 "직원 면담을 통해 CEO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지, 은행 목표에 맹목적으로 따라야하는지 등을 조사하는 사례도 눈여겨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서은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Art Price Index]경매 막판까지 고르게 이어진 경합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진품증명서 양식 놓고 공급·수요자 입장 대립
- [2024 이사회 평가]SM엔터, 경영성과로 이어진 이사회 시스템
- [2024 이사회 평가]견제기능 한계 펄어비스, 평가개선프로세스 우수
- 서울옥션, 달라진 사업비중…'경매' 늘고 '판매' 줄고
- [2024 이사회 평가]더블유게임즈, 오너 의장에도 '감사위'로 독립성 유지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엇갈린 진위감정…영리 vs 비영리 차이?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문체부 감정체계 손질 '이건희 컬렉션' 나비효과
- [Auction Highlights]케이옥션, 10억 이상 고가작 시장 소화여부 관심
- 투게더아트, 21억 니콜라스파티 작품 증권발행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