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더벨 리스크매니지먼트 포럼]"리스크 요인 다변화, 금융그룹 차원 유기적 대응 중요"나병해 신한금융 리스크관리팀 부장 "복합 위기 대응 역량 확보"
이기욱 기자공개 2023-10-27 06:30:3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 관련 요인들이 리스크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매우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존재합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금융지주 입장에서 그룹 차원의 유기적·통합적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나병해 신한금융지주 리스크관리팀 부장(사진)은 현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의 핵심을 '복합성'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 비해 금융사에 미치는 외부 요인들이 다양해졌고 각 요인 간 상관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러 금융업권 리스크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운영하는 것이 금융지주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2023 더벨 리스크매니지먼트 포럼'에서 나 부장은 이날 '금융지주회사의 리스크관리, 무엇이 다른가'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최근 리스크 요인 변화와 그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실제 신한금융지주가 운영하고 있는 리스크 관리 모델에 대해 소개했다.
금융사를 둘러싼 글로벌 리스크 요인들을 최근 10여년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다보스 포럼의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에 따르면 10년전만해도 △시스템적 금융실패 △재정불균형 △소득격차 등 재무 관련 리스크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현재는 △기후변화 △지정학적 갈등 △사회결속력 약화 등 비재무적 요인들이 리스크 요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10년 뒤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리스크 요인들은 파급 경로와 영향도 과거 대비 복잡하다. 하나의 리스크 요인이 하나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일례로 현재 유럽 내에서도 가장 심각한 영국의 고 인플레이션 문제는 단순 경제적 요인에만 기인한 것이 아니다.
과거 브렉시트 이후 이뤄진 배타적 이주 정책으로 저임금 노동자가 영국을 떠나게 됐고 이는 임금상승으로 이어지게 됐다. 정치적 리스크가 경제로 이어진 사례다. 기후 변화 등 비선형정, 예측불가능한 리스크가 많아졌다는 것도 주요 특징이다.
금융사간 상호 연관성도 높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까지만 해도 은행, 보험, 펀드, 여신전문 등 각 금융업권간 상호 거래 규모는 2300조원 수준이었다. 4년이 지난 지난해말에는 3300조원 규모로 43.5% 증가했다.
나 부장은 "금내 금융그룹의 자회사 수는 평균 13개"라며 "수익 다각화의 결과지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리스크 전이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리스크 요인들이 출현했고 리스크 요인간, 금융업권간 상호 연계성도 높아졌다"며 "복합 위기 대응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신한금융그룹은 효율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자체 프레임워크를 구축, 운영 중이다.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는 크게 3가지 △펀더멘탈 관리 △지속가능성장 지원 △미래성장동력 강화 3가지 영역으로 나눠진다.
3가지 영역 모두 기본적인 구동 방식은 동일하다. △위기 인식 △시나리오 분석 △영향도 평가 △대응체계 마련 순이다. 위기 인식 단계에서는 그룹 공통 및 업권별 특성을 감안한 위기판단 지표를 운영한다. 약 800개의 지표를 활용 중이다.
다음으로 미래 위험 경로를 감안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한다. 극단적 위기 상황, 위험 전이 결합 등 업권별, 상황별 핀셋 시나리오 분석이 이뤄진다. 영향도 평가에서는 시나리오별 자본적정성, 건전성 등 세그먼트 영향도 분석이 시행된다.
마지막으로 위험수준을 반영한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함으로써 대응체계를 마련한다. 모든 단계에서 그룹 차원의 피드백, 그룹과 그룹사간 유기적 관리 쳬계가 운영된다. 매년 초에는 잠재 리스크 요인, 경제 환경, 영향도 등을 고려해 그룹 차원의 '키 리스크(Key Risk)'를 선정하기도 한다.
펀더멘털 관리는 건전성과 유동성, 자본적정성과 같은 정통 리스크 관리 영역이다. 기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데 더해 비재무리스크에 대한 측정과 관리 체계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장 지원은 자본적정성 관리, 운영리스크 관리, ESG·디지털 관리 등이 있다. 우선 경기대응 완충자본,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도입 등 자본비율 제고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RWA(위험가중자산) 관리 체계를 지속 강화 중이다. RWA 버짓(Budget)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리스크와 재무, 전략 부서 간 연계성을 강화했다.
ESG 부문에서는 정량화된 관리 방식이 중요해졌다. 금융배출량 측정, 시나리오 분석 등 다양한 모델을 개발해 대응하고 있다. 디스크 리스크 역시 운영리스크와 ICT부문 간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통해 관리 중이다.
마지막으로 미래성장동력 강화 영역은 IB·글로벌 등 신성장 비즈니스와 신용평가 모형에 중점을 두고 있다. IB 부문에서는 그룹사 중복신용공여에 대한 그룹 차원의 선제적 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고 글로벌 부문에서는 지난 2020년 국내 최초 자체평가모형을 도입하기도 했다. 분기 단위로 국가위험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신용평가모형과 관련해서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아래 그룹의 규제 신용평가모형 및 대안 신용평가모형의 균형있는 발전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확보 및 모델링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나 부장은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리스크 역시 환경과 문화에 따라 다르다"며 "같은 리스크에도 각자의 인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업권, 그룹사에 따른 그룹 차원 공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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