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명암]협동로봇 톱티어? 랭킹 뜯어보기②국내 1위·글로벌 4위 속에 숨은 숫자들…라인업은 최다, 기술력은?
허인혜 기자공개 2023-10-30 07:20:03
[편집자주]
새 출발에는 늘 기대와 불안이 공존한다. 여러 출발선에 동시에 선 두산로보틱스에게도 장밋빛 전망과 실망이 동행했다. 10월 기업공개(IPO)로 스스로의 가치를 시장에 물어야 했고 산업계의 새 먹거리로 등극한 로봇산업의 선두도 자청했다. 두산그룹의 미래 동력이라는 계열사로서의 역할도 충족해야 한다. 거시시장의 상황과 로봇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오랜 적자 등 좋고 나쁜 재료들이 혼재돼 있다. 첫 발인 주가는 뜨뜻미지근하다. 더벨이 두산로보틱스의 명과 암을 살펴보고 성장 기회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는 협동로봇이다. 상장을 추진하는 자신감도 이 협동로봇에서 얻었다. 그만큼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이 기록한 숫자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협동로봇의 다양한 라인업과 글로벌 랭킹, 두산로보틱스의 업력 등이다.숫자는 어떻게 산출하느냐에 따라 해석의 다양성이 존재한다. 두산로보틱스가 내세운 숫자 키워드들의 의미를 짚어본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압도적 1위와 '체급차'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협동로봇 시장에서는 톱티어다. 글로벌 시장으로 폭을 넓혀도 톱5까지를 상위 랭커로 본다면 선두에 속한다. 협동로봇 시장 국내 점유율 1위, 글로벌 시장에서는 4위다. 시장 순위는 종종 '숫자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선두에 선 한두곳의 기업이 압도적이고, 그 뒤를 따르는 기업들이 소폭의 점유율로 순위싸움을 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적은 점유율로도 글로벌 톱 랭커에 진입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 외에 덴마크의 유니버설로봇(Universal Robots)과 일본의 화낙(Fanuc), 대만의 테크맨로봇(Techman Robot) 등이 꼽힌다. 유니버설로봇이 올해 9월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약 40%로 압도적이다.
글로벌 산업데이터 기업과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을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의 점유율은 5% 수준으로 최근까지 5.4%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설로봇과는 차이가 크고, 유니버설로봇을 제외한 상위사들과 점유율 차이가 크지는 않다. 중국 시장은 제외한 순위라는 점은 한계다. 중국의 대표적인 협동로봇 기업은 아우보 로보틱스(AUBO Robotics)다. 이 기업이 끼어들면 순위는 한 단계 낮아진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과도 연동해 해석할만 하다. 국내와 해외의 매출 비중이 뚜렷하게 나뉘어서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액 449억5367만원 중 해외가 307억6959억원, 국내가 141억8400만원을 차지한다. 해외 비중이 약 68.45%다.
해외 매출 비중은 유의미하다. 협동로봇의 주 무대가 아직까지는 북미와 유럽 등 해외라서다. 두산로보틱스는 약 40여개국에 협동로봇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협동로봇 시장규모는 2020년 약 1조원에서 지난해 2조2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25년까지 6조4500억원 수준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국내 1위, 아직은 작은 시장
다만 국내에서는 확고한 1위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국내 매출만 보면 협동로봇이 주된 매출처인 두산로보틱스가 한해동안 약 142억원을 판매해 전체 1위를 차지했다는 의미가 된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21%다.
국내 협동로봇 시장이 아직까지는 큰 동력을 갖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내형 유니버설로봇 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말 '2023년 우선 목표는 한국의 시장 규모부터 키우는 것'이라고 말한 점만 봐도 크기를 짐작할만 하다.
또 그동안은 대기업 계열사인 로봇기업이 협동로봇을 앞세워 참전한 전례가 없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한화로보틱스와 HD현대로보틱스가 각각 협동로봇 시장 참전을 선언했다.
한화그룹은 아예 3세를 내세워 한화로보틱스를 키울 계획이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본부장(전무)가 한화로보틱스를 이끈다. 주력 분야가 협동로봇이다. 한화로보틱스는 특히 김 전무의 주 무대이기도 한 유통과 레저 관련 협동로봇도 개발한다. 확실한 매출처가 있다는 이야기다.
HD현대로보틱스도 최근 테크맨로봇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강철호 HD현대로보틱스 대표와 스콧 황(Scott Huang) 테크맨로봇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달 열린 2023로보월드에서 맞손을 잡았다. 소형 협동로봇 모델을 공동 개발한다는 목표다.
◇13개의 협동로봇 라인업…기술력 평가는
두산로보틱스는 13개의 협동로봇 라인업을 갖췄다. 유니버설로봇 제품이 5종인 것과 비교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쟁사로 볼 만한 일본의 화낙이 7종을 팔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모델은 E시리즈와 A, M, H시리즈 등이다. E는 엣지(edge)에서, H는 하이파워(high-power), M은 마스터피스(masterpiece), A는 애자일(agile)에서 따왔다. E는 식품류, H는 물류와 공정, M은 조립 등 세부작업을, A도 공정과정에 투입되나 안정성과 커스터마이징, 속도 등을 높였다.
라인업만큼 중요한 요소가 기술력이다. 로봇 관련 산업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핀란드의 스탯존(Statzon)은 올해 5월 보고서를 통해 협동로봇 부문의 기술력을 평가하고 부문별 상위 10위권 내의 모델을 꼽았다.
평가 대상은 로봇 팔이 들 수 있는 무게인 탑재량(Payload), 로봇의 중심부부터 손목까지의 길이인 수평 거리(Horizontal Reach), 로봇의 작업 정확도를 나타내는 반복성(Repeatability), 로봇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결정하는 축의 양(Degrees of Freedom), 속도 등 5개 부문이다.
이중 두산로보틱스의 모델이 10위권 안에 든 부문은 탑재량과 수평 거리다. H2515 모델이 탑재량 25kg으로 글로벌 7위, E시리즈가 수평거리 1717mm로 9위다. 다만 두 부문 1위 기업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이탈리아의 로봇 기업 코마우(Comau)의 아우라(Aura) 탑재량은 170kg, 수평 거리는 2790m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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