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초코파이의 유명한 CM송 문구지만 때로 침묵은 금이 아니다. 특히 '소통의 부재'는 관계를 망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사랑하는 연인 관계에서도 표현을 하지 않으면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하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힌 시장에서의 소통은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에쿼티)는 국내 M&A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 중 한 곳이지만 소통에는 인색한 하우스로 꼽힌다. 내부 규정상 언론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2012년 설립 이후 10년 넘게 고수 중이니 일관성만큼은 인정한다.
한편으로는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앵커에쿼티의 경우 국내 LP와의 접점이 없다. 지금까지 4개의 펀드를 결성하면서 모두 해외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했다. 2013년 1호를 시작으로 2021년 4호 펀드까지 출자자 역시 모두 해외 LP였다.
그럼에도 국내를 주 활동 무대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소통 방식만큼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앵커에쿼티는 마켓컬리, 메타엠, 프레시지, 더마펌, 이투스교육,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굵직한 국내기업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다. 투썸플레이스, 지오영, 티몬, 헬스밸런스 등도 앵커에쿼티의 손을 거쳐간 포트폴리오다.
M&A 시장이 급속히 냉각된 현 시점에서 소통에 대한 갈증은 더 크다. 앵커에쿼티는 현재 5개 이상 포트폴리오를 M&A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M&A 시장이 급랭한 분위기도 한몫했지만 아직 뚜렷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해당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조차 불안감이 높다.
설상가상 앵커에쿼티의 주요 인력이 얼마 전부터 대거 이탈하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년 사이 퇴사한 실무급 인력만 4명이 넘는다. 엑시트가 막힌 데다 주요 인력 이탈이 이어지자 급기야 언론에서는 앵커에쿼티의 '한국 철수설'까지 언급됐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앵커에쿼티의 한국 철수는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 시장을 주 타깃으로 설립된 하우스로 이미 포트폴리오의 상당수가 국내에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외부의 시선과 다르게 하우스 내부는 평온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앵커에쿼티 입장에서는 더욱 억울함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소통의 부재에서 나온 부정적 영향인 셈이다.
‘인간의 모든 비극은 말이 아닌 침묵의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연애 고수의 교언영색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투박하게 자신을 보일 때 그 진정성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소통에 대한 요구는 아직까지 앵커에쿼티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애정이 남았다는 증거다. 아름다운 관계로 국내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앵커에쿼티의 소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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