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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상장리츠 점검]출렁이는 수익률, 고금리 시기 취약성 뚜렷①저금리 시절 투자 매력, 현 상황선 반감

이돈섭 기자공개 2023-11-03 09:17:02

[편집자주]

매크로 환경이 바뀌면서 상장리츠 투자 매력도가 뚝 떨어졌다. 수익률과 변동성이 출렁이면서 퇴직연금 시장에선 적립금 운용 비히클로 상장리츠가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체자산으로 다양한 공모펀드 안에 편입되면서 수익률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리츠의 높은 변동성이 퇴직연금 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이후 상장리츠 주가가 크게 출렁이면서 퇴직연금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상장리츠 대부분은 2018년 전후 저금리 상황에서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킨 탓에 작년 한 해 국내외 기준금리가 크게 오르자 비용 부담이 커졌고, 이는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 공통된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해야 하는 퇴직연금 운용 비히클로 상장리츠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책당국이 상장리츠의 퇴직연금 시장 진입을 고민할 때 매크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상품 매력도 저하 가능성을 놓친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4년여 전 정부와 시장 모두 주목한 상장리츠…투자 매력 부각

퇴직연금 적립금을 상장리츠로 운용할 수 있게 된 시기는 4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 정책당국은 2018년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 확정급여형(DB) 제도의 상장리츠 투자를 허용한 데 이어 이듬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제도의 상장리츠 진입도 허락했다.

상장리츠가 부동산 펀드와 내용상 차이가 없는데다 상장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점에 착안, 투자 제한을 완화하는 식이었다. 그동안 퇴직연금 적립금은 근퇴법 시행령에 따라 국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설치된 투자회사 형태인 리츠 지분증권 투자도 금지돼 왔다.

금투업계에서는 해외의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비히클로 상장리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당국 설득에 나섰고, 당시 저금리 상황 속에서 리츠 배당수익률이 부각되면서 당국 역시 해당 상품의 매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정책당국은 공모리츠 인가 과정을 단축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선보이기도 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상장리츠의 경우 연초 이후 국내외 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지만, 주가에만 집중해서 상장리츠 가치를 평가할 게 아니라 배당수익과 자산가치 변동 등 운용 전반을 가늠해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며 "제도 개편 후 상당수 투자자들이 상장리츠 투자로 수익을 올려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리츠는 23개. 각각의 자산규모는 100억원대에서 1조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퇴직연금 사업자들도 경쟁적으로 퇴직연금 가입자들에 상장리츠를 선보이기 위해 시스템을 개발,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업계 사업자들 대부분이 퇴직연금 채널에서 상장리츠를 제공하고 있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최근 1년 수익률 추이

◇고금리 상황에 취약성 노출, 높은 변동성에 적정성 의문

하지만 지난해 국내외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시장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 리츠의 경우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산을 매입한 뒤 운영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조달 비용이 상승해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23개 상장리츠 중 16개가 지난달 말 연초 이후 많게는 마이너스 33.9% 적게는 마이너스 3.7%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리츠 상당수가 2018년 정부의 리츠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이후 상장이 이뤄졌고 당시 저금리 상황을 활용해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킨 탓에 금리 인상에 취약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올해 상장한 리츠 2개(삼성FN리츠, 한화리츠)를 제외한 21개 리츠의 같은 기간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 10.4%였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3.8%, 9.6% 상승한 것에 견주면 시장 수익률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상장리츠의 경우 사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이상의 변동성을 보이는 점도 맹점"이라며 "제도 개편 당시 상품의 좋은 면만 지나치게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해외 리츠 및 부동산 관련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이지스글로벌고배당리츠의 경우 수정기준가 기준 2020년 6월 말 설정 이후 지난달 19일 현재 일표준편차가 0.9%를 기록한 데 반해 일반 부동산 펀드로 분류되는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 펀드의 경우 같은 기간 기준 2017년 6월 말 이후 일표준편차는 0% 수준으로 안정적이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리츠의 경우 조달만기가 짧고 국내 10개 사 평균 차입금 의존도가 평균 5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해외 대비 상당히 높기 때문에 조달금리 상승에 취약한 구조"라며 "유상증가 지연이 장기화되고 장기차입 여력이 저하되면서 유동성 관리 부담이 높아진 점도 투자자 입장에선 매력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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