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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다시 뛰는' 나노캠텍, R&D 선순환 구축 잰걸음①R&D 인력 비중 20% 배치, 노후 시설 개선과 신물질 투자 확대

안성(경기)=정유현 기자 공개 2023-11-08 08: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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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나노캠텍은 전형적인 기술기업이다. 나노 단위의 화학소재 기술 회사라는 의미가 사명에도 담겨있다. 1999년 명지대학교 백운필 화학과 교수와 제자들이 만든 교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곳이다. 당시 해외에서만 제조되던 투명 전도성 고분자 (PEDOT)의 기술을 국산화시키고 양산에 성공한 이력을 발판 삼아 2007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10년 전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달리고 있던 회사는 몇 차례 대주주 손바뀜을 겪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본업과 무관한 신사업을 추진했고, 과거 경영진들의 부정 거래가 쌓이며 한때 관리 종목 꼬리표를 달았다. 2020년 부터 나노캠텍의 재건에 힘을 실어줄 지배구조가 형성됐고 새 출발을 준비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올해 2월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재개되며 반등을 위한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나노캠텍은 신사업을 준비하는 동시에 뿌리이자 근본인 '기술 개발(R&D)'에도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7월 100억원 규모 6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노후화된 시설 환경 개선과 R&D에 투자를 집행했다. 기술에 더 공을 들이며 제2의 도약을 꿈꾸는 나노캠텍의 노력은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에 위치한 안성사업장의 '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엿볼 수 있었다.


나노캠텍의 안성사업장은 비교적 한 적한 곳에 자리 잡았다. 네비게이션에 '고속도로 우선'으로 설정 후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서평택 JC에서 평택 제천 고속도로로 넘어갔다. 휴게소에 잠시 들려 허기를 채운 후 다시 목적지로 향했고 서안성 IC에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사업장이 보였다. 안성사업장은 나노캠텍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었고 생각보다 부지가 넓었다.

이 곳에는 창업주인 백운필 전 대표이자 명지대학교 교수의 혜안이 담겨있다. 당시 논과 밭으로 둘러싸인 시골에 1만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한 것은 향후 나노캠텍의 사업 확장에 대한 준비 차원이었다. 미리 준비를 해 둔 덕분에 사업 확장 때 마다 넓은 부지를 요긴하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중앙연구소에 방문했다. 나노캠텍의 임직원은 60여명이다. 이 중 20% 정도를 R&D 인력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 날 정직교 연구소장이 기술연구소 간략한 투어를 담당했다.


화학 기업인만큼 장비 회사들의 연구소와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졌다. 나노캠텍은 대전방지·디스플레이·항균 소재 등 다양한 원천소재 개발 및 응용개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주요 화학 원료를 혼합하는 배합 설비가 핵심이다.

나노캠텍은 한 때 중국계 대주주를 맞아 여행, 화장품 등 신사업을 추진한 영향에 R&D에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최근 3년 간 다시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는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4.9% 정도였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6.9%대를 유지했다. 2023년 상반기에는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다시 5.9%까지 확대됐다.


정 연구소장은 "쉽게 설명하면 정전기 방지를 위한 코팅액을 만들거나 이걸로 파생되는 필름류 혹은 플라스틱 시트 등이 주요 매출원이다"며 "연구소 안전 관리법(연안법)의 규정을 준수하면서 운영하고 있고 임직원 60명 중 상당 부분이 R&D에 배치돼있고 중소 기업 치고는 꽤 큰 규모다"고 설명했다.

기술연구소는 대규모 양산 전의 단계의 축소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양산 시설에서는 큰 규모의 플라스틱에 코팅액을 바른다면 연구소에서는 작은 규모의 플라스틱에 기술력으로 혼합한 코팅액을 발라 실험을 해보는 방식이다.


정 소장은 "이런 플라스틱에 배합한 코팅액을 발라서 샘플을 만들고 대규모 양산을 위한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연구소에는 양산 전에 파일럿 단계를 거치는 공간도 있고 신물질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노캠텍은 소재 분야에서 정부의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신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증시에서 소외된 순간에도 기술 기업의 명성을 찾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는 '실리콘 PET 이형 보호필름 국산화 및 대전방지 이형 필름' 개발에도 성공했다.


특히 최근에 기술연구소에 설비도 추가되는 등 투자가 진행되며 연구소 공간 확장도 진행되고 있다. 정부 과제를 수행하면서 나노캠텍의 본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새로운 소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노캠텍 관계자는 "최근 3년간 경영권이 안정화되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노후 시설 투자도 했고 고가의 장비도 들어오면서 공간도 확장되고 있다"며 "R&D 투자를 통한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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