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에 전문사모 운용사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숏 전략 대신 주식선물과 지수선물, 인버스ETF 등으로 시장 방어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 하면 롱포지션 비중 조정을 통해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곳도 나오고 있다. 각각의 하우스 대응 효과에 따라 펀드에 투입된 투자금 이탈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사모 운용사들이 현재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에 따른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헤지 전략 펀드를 운용하는 일부 운용사들은 이날 오전 긴급 운용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투자자 포함 상품 관계자들에 대책 마련에 관한 레터를 송부하는 등 각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일반사모 운용사 관계자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주식 숏 포지션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주식선물과 지수선물, 인버스 ETF 등을 활용해 헤지 전략을 구사키로 했다"며 "기존의 전략을 100% 보완할 수 없지만 상품을 계속 운용해야 하는 하우스 입장에선 뭐라도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오후 금융위원회는 이날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전 종목의 공매도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방침을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금지했지만 내년 6월 말까지 전 종목에 대한 신규 공매도가 불가능하다. 단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차입공매도는 예외를 허용한다.

이번 조치 내용은 과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고 국내외 증시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이 2020년 3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증시 방어 차원에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던 내용과 같다. 앞서 금융당국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도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 증시 하방 방어에 나선 바 있다.

최근 고금리 환경이 계속되고 글로벌 경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분쟁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확대되면서 국내 경제 대외 익스포저가 커진 상황. 일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감독당국에 적발되면서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공매도를 중단한다는 취지다.

이날 증시는 2차전지 관련주에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몰리면서 공매도 금지 정책에 적극 반응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업황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로 추세적 상승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번 금지 조치는 한정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지수 추세 상승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확산 당시 금융당국이 국내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해 공매도를 금지한 경험이 있어 대안을 수월하게 마련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롱숏펀드를 운용하던 운용사의 경우 선물 등을 활용해 시장을 방어했고, 현재는 그때보다 옵션이 많아져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멀티전략 펀드의 경우 메자닌 투자 시 손익을 확정하기 위해 공매도를 활용하기는 하지만, 그 비중이 헤지 주력 펀드에 비해 작기 때문에 타격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시장 추세를 예측하고 포지션을 확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매도가 반드시 수익률을 끌어올린다고 판단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양한 선물 지수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롱 포지션 비중 조절을 통해 시장 방어에 나설 운용사들도 상당수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전문사모 하우스 전략별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타격 감도는 천차만별"이라면서 "각 운용사 대응에 따라 실제 투자금 이탈 정도도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인 롱숏펀드 하우스로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안다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등이 꼽힌다. 안다운용의 대표적인 롱숏펀드인 '안다 롱숏드림 1호'의 경우 지난달 말 현재 기준 89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는데, 같은 기간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로 20%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