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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의 건설업 재도전]동부건설 매각 7년…DB메탈 물적분할, 월드건설 '재탄생'①내달 27일 기일로 설립, 주택 공급·임대 사업목적…자본금 100억 '소규모' 설립

신상윤 기자공개 2023-11-10 10:45:46

[편집자주]

DB그룹이 건설업 명망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은 '아름답게 솟아오른다'라는 뜻의 '미륭(美隆)'이란 이름으로 세운 건설사(훗날 동부건설)를 토대로 그룹 초석을 다졌으나 과거 쇄락의 길을 걸으며 관련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건설업 재건에 다시 힘을 불어넣으려는 모양새다. DB그룹 계열사 내에 있던 건설사업부를 독립 계열사로 분사할 계획을 최근 밝힌 것이다. 그 이면의 의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그룹은 제조업 사업 재편에 한창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제조업 계열사에서 육성하던 건설업을 독립시키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제는 그룹사에서 떨어져 나간 동부건설이나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독립 출범할 건설사의 규모는 비교가 안 될 수준이다. 다만 건설업에 대한 DB그룹의 내공도 무시하기는 어렵다. 건설업은 바로 DB그룹의 초석을 닦았던 사업이다. 이번 분할을 단순하게 보기 어려운 배경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DB그룹은 철강 제조업 계열사 DB메탈의 건설사업부문을 DB월드건설로 물적분할한다. 오는 24일 DB메탈 임시 주주총회에 안건을 상정해 확정할 계획이다. 주주총회를 마치면 DB월드건설은 내달 27일을 분할기일로 독립 출범할 예정이다.

DB그룹은 DB월드건설의 분사를 사업 전문성 강화와 시장 및 제도 변화 등에 유연한 대응, 독립적이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한 경영효율성 증대에 방점을 찍었다. 이와 관련 DB월드건설의 자본금은 100억원이며, 자산총계는 260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DB월드건설의 전신은 DB메탈이 2020년 12월 출자한 자회사 '코메'다. 합금철 등 철강 전문기업 DB메탈은 24억원을 출자해 건설업을 영위하는 코메를 설립했다. DB그룹은 유일한 건설 계열사인 코메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육성했으나 설립 1년 만인 2021년 11월 다시 DB메탈에 합병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듬해 초 합병을 마쳤지만 건설사업부의 위상은 DB메탈 내에서도 남달랐다. 지난해 DB메탈의 매출액 가운데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에 그친다. 합금철부문이 94%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함에도 DB메탈은 건설부문 수장을 각자 대표로 내세웠다. 실제로 코메 경영을 맡던 김경진 대표는 DB메탈에서도 사내이사겸 각자 대표를 역임했다. DB월드건설이 DB메탈에서 분사하면 초대 수장도 맡을 예정이다.

DB메탈의 건설부문 분사는 단순 경영적 판단에 기인하지 않는다. DB그룹의 태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DB그룹은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이 1969년 1월 설립한 건설사 '미륭건설(옛 동부건설)'을 모태로 성장했다. 건설업에 기반을 둔 김 전 회장은 중동에서 사업을 일구며 계열사를 확장했다.

몇 차례 위기를 넘기며 DB그룹은 모태가 됐던 동부건설을 매각하면서 금융업과 제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했지만 건설업에 대한 꿈은 포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DB그룹인 재정적 여력이 있는 DB메탈을 통해 건설 계열사를 설립하며 시장의 분위기를 점검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분사할 DB메탈의 건설부문은 지난해 DB그룹의 물량 등을 확보하며 413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했다. 대부분이 산업설비 등이지만 분사할 DB월드건설이 정관 내 사업목적에 주택건설사업, 부동산 임대 및 공급업 등을 담을 계획인 만큼 주택 공급사업으로 발을 넓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다수의 금융기관 협조가 필요한 데 DB그룹이 금융 계열사를 통해 전략적으로 육성할 경우 성장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DB그룹 관계자는 "DB메탈 건설부문은 독립적인 경영으로 성장을 해왔으나 최근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돼 물적분할을 결정했다"며 "DB그룹이 건설업에서 시작했던 만큼 다각화와 관련 사업을 다시 전문적으로 육성하자는 목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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