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FO 서베이]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기업은 '성장' 한다①상반된 의견 불구 반도체 회복·전기차 업황 성장 등 기대감 반영
양도웅 기자공개 2023-11-14 09:15:32
[편집자주]
대한민국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엔데믹 시대의 첫 발을 뗀 2023년을 어떻게 헤쳐왔을까. 또 급변한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더벨이 만든 프리미엄 서비스 'THE CFO'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F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CFO들의 현장 목소리를 담았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09: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해당 기사는 THE CFO 등록 CFO를 대상으로 2023년 10월 이뤄진 설문에 바탕해 작성했으며 아래와 같은 질문이 활용됐습니다.Q 2023년 대비 2024년 연간 글로벌 경제성장은?
Q 2023년 대비 2024년 자사 매출 성장(률)은?
국내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내년 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자사 매출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유독 어려웠던 반도체 산업의 회복과 전기차와 이차전지 산업의 지속 성장 등이 이러한 전망을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반대로 올해 업황 악화로 매출 성장이 어려웠던 기업들이 많았다는 뜻으로 내년 '기저효과'가 예상된다.
더불어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흐름 속에서 CFO들이 매출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가격 인상 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경제 상황에서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는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전망 응답률 1위 '나빠질 것'...자사 매출전망 1위는 '개선될 것'
THE CFO가 국내 주요 기업 CFO 15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대비 내년 연간 글로벌 경제성장을 어떻게 전망하냐는 질문에 '나빠질 것'이라는 대답이 43.4%(69명)로 1위를 차지했다. '동일할 것'과 '개선될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각각 32.7%(52명), 23.9%(38명)로 2위와 3위였다.
올해 대비 내년 자사 매출 성장(률)은 어떻게 전망하냐는 질문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대답이 64.2%(102명)로 1위를 차지했다. '동일할 것'과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각각 21.4%(34명), 14.5%(23명)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두 질문의 결과를 종합하면 대체로 CFO들은 내년 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자사 매출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 내년도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에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69명 중 자사 매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49.3%(34명)였다. 절반 가까운 CFO가 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자사 매출 성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매출 성장 개선' 전망, 전략과 배경은
이에 대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매출 성장을 예상했다는 것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고물가)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그간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기업들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수요가 줄면 기업들은 일시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매출 하락을 최소화한다. 오랫동안 지속된 저금리와 전쟁,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가격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물론 기업과 CFO들은 수요 위축을 부추기지 않는 수준에서 가격 인상 폭을 고민해야 한다.
'기저효과'도 CFO들이 내년 매출 성장을 내다보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국내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수출 감소와 그에 따른 관련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올해 큰 이슈다. 올해 3분기 누계기준 삼성전자 매출은 191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 SK하이닉스 매출은 21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1.9% 줄었다. 분기별 매출은 회복세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큰 폭으로 수출입이 감소한 만큼 그에 따른 기저효과로 내년 수출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삼성전자 연간 매출이 295조원으로 올해 연간 추정치보다 약 13%(34조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현재 국내 주요 기업들이 모두 집중하는 이차전지 산업의 지속 성장도 내년 매출 성장을 예상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발행한 '2024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배터리 단가 하락에도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와 수율 향상으로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기 회복 가능성 있지만 체감도는 낮을 것"
내년 글로벌 경기는 나빠지겠지만 자사 매출 성장은 개선될 것이라고 답한 CFO 34명 중 52.9%(18명)는 향후 성장을 위해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성장 국면에서는 효율화를 목표로 두기보다는 시장 개척과 투자 확대 등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결과다.
이에 대해 조영무 LG경영연구원 경제전망팀장은 "내년은 수출 제조업과 반도체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경제 주체들의 체감도는 낮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될 걸로 보여 고통스럽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은 높아지겠지만 체감상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 CFO 서베이는
THE CFO는 홈페이지 www.thecfo.kr에 등록된 CFO를 대상으로 2023년 10월12일(목)부터 26일(목)까지 진행했습니다. 응답자는 설문 대상 432명 중 159명으로 응답률은 36.8%입니다. 응답자 159명의 소속 기업은 매출 기준으로 10조원 이상 24곳(15.1%), 5조~10조원 미만 21곳(13.2%), 1조~5조원 미만이 57곳(35.8%), 5000억~1조원 미만이 15곳(9.4%), 5000억원 미만이 42곳(26.4%)입니다. 온라인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지는 조영균 산업정책연구원 교수와 공동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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