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불참·부실답변…알테오젠의 '속 빈' 주주간담회 핵심 질문에 "할 말 없다"는 답 반복…시장 혼란 키워 주가 악영향
정새임 기자공개 2023-11-10 09:39:42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07:5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테오젠이 빈껍데기 주주간담회로 공분을 샀다. 일정을 한 차례 미룬 결정이 무색하게 대표이사는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간담회에 나온 IR 부사장은 주주들의 질문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2차 계약사와의 계약 변경, 인수합병(M&A) 등 핵심 질문에 대해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애매모호한 답변이 이어져 '간담회를 왜 했느냐'는 성토가 이어졌다. 정보의 비대칭으로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일정 연기→대표 불참…갈팡질팡 행보에 주가 출렁
알테오젠은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주주간담회를 개최했다. 올해 두 번째 열리는 주주간담회는 최근 회사가 진행 중인 사안을 업데이트 하고 최근 불거진 이슈에 대한 주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간담회는 개최 전부터 삐걱거렸다. 당초 10월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간담회는 11월 8일로 밀렸다. 박순재 대표가 직접 참석한다는 이유였다. 인원제한도 생겼다. 공간적 한계를 이유로 단 서른 명만 선착순으로 받겠다고 했다.
설상가상 박 대표는 바뀐 일정에 불참을 선언했다. 급한 약속이 생겼다는 이유다. 출장 차 해외를 갔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실상은 단순 일정 변경이었다. 결국 주주간담회는 IR 담당자 주관으로 진행됐다.
언론의 취재도 갑작스럽게 제한했다. 당초 취재가 가능하다고 했던 알테오젠은 돌연 "언론 공개를 원치 않는다. 선착순에 들지 못했다면 입장이 어렵다"는 취지로 입장을 바꿨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과 인원 제한, 대표 불참 통보 등 회사의 갈팡질팡 행보로 알테오젠의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대표가 왜 갑자기 불참하게 됐는지, 일정이 왜 연기되었는지를 두고 여러 '지라시'가 흘러나왔다. 작은 지라시에도 주가가 널뛰기를 했다. MSD 인수 기대감으로 8만1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간담회 일정 변경을 공지한 다음날 빠지기 시작해 5만48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7만2000원선까지 반등하다 간담회 당일 급감해 6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핵심 질문에 모호한 답변만…주주들 '성토의 장' 된 간담회
대표가 빠진 채 1시간가량 진행된 주주간담회는 주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는커녕 혼란을 더 가중시켰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2차 계약사 계약 변경 △M&A △신규 계약 크게 세 가지 이슈가 화두에 올랐다. 주주들은 2차 계약사(M사)와 협의 중인 계약 변경, MSD 인수설 등과 관련된 각종 루머로 주가가 출렁이는 상황을 회사의 명확한 입장표명으로 해소하고자 했다. 주주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핵심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차 계약사와의 계약 변경 논의와 관련해 김 부사장은 "현재 M사(MSD 추정)계약변경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은 맞다. M사와의 비독점 항목을 없애는 것, 그리고 관련 특허 문제가 협상의 주된 내용이다"면서 "하지만 계약 내용을 오픈하는 것은 계약 위반에 해당해 더 이상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사장은 "현재 계약은 마일스톤 기반의 계약인데 향후 협상을 통해 로열티 기반으로 바뀔 수도 있고 마일스톤이 변경될 수도 있다. 어떻게 될 지 모른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이익이 더 커지는 방향이 아니면 굳이 계약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SD의 알테오젠 인수설에 대해서도 김 부사장은 애매모호한 답을 이어갔다. 그는 "박 대표가 M&A에 열려있는 상태는 맞다. 박 대표는 알테오젠을 더 잘 키울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인계하겠다고 했다"면서도 "(대표가) 'M사가 과연 우리를 잘 키울 수 있는 회사인가'라는 질문을 하셨다. 제가 보기엔 그게 답이 된 것 같다. 이 정도만 하겠다"고 했다.
'MSD와의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는 "모른다. 박 대표에게 직접 물어본 적도 없다"며 "인수가 임박했다는 기사가 있고 아니라고 부인한 기사도 있지 않느냐. 어떤 것을 믿을 지는 알아서 선택하라"고 답했다.
신규 계약 건과 관련해 김 부사장은 "현재 계약 논의를 하는 건이 있다"며 "하지만 계약이 언제 마무리되는 지 알 수 없다. 사인을 한 번 하면 20년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문구 하나로도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계약은 로열티 기반으로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알맹이 없는 간담회에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상장사의 정보공개 의무가 충분치 않다는 비판이다. 한 주주는 "예민한 질문은 답변을 피하거나 모호하게 해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주가가 떨어져 피해가 주주들에게 온다"며 "피해가는 답변만 한다면 간담회의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주는 "회사가 비밀이 너무 많다보니 정보가 없어 뭘 보고 투자해야할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투자를 후회한다"고 성토했다.
다른 주주 역시 "대표이사는 약속이 겹치니 이미 한참 연기된 간담회를 또 연기하라고 하고 모든 질문에도 대답할 게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 IR팀은 모든 답변이 변명이거나 마음대로 판단하라는 식이다. 존재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부사장은 "회사가 드릴 수 있는 말은 2025년부터는 저희가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내년 임상 3상이 끝나고 2025년부터 팔기 시작할 것으로 3년 내 마일스톤이 들어올 것이다. 품목당 7500억원을 3년 안에 받을 수 있다. 2025년에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도 판매를 시작할 것이므로 이런 것들을 보고 회사의 가치를 판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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