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한국물 '큰손'된 주금공, '토종 IB'에 힘 싣는다5억달러 발행, 올해 발행액 역대 최대…KB증권 기용 '최초'
윤진현 기자공개 2023-11-13 09:03: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글로벌본드(144A/RegS) 프라이싱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발행을 준비하다 일정을 한 차례 연기한 후 조달 시점을 고심해왔다. 전략적 조달로 금리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 들어 확 바뀐 한국물 조달 행보를 보였다. 총 발행액이 26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다. 더불어 스위스프랑과 같은 달러 이외 통화(이종통화) 채권 발행도 시도했다. 한국물 시장의 정기 이슈어로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한국물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토종IB 육성에도 힘을 실었다. 이번 글로벌본드의 주관사단으로 KB증권을 기용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토종IB를 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5억달러 확정…금리 절감 효과 '확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전일(8일)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공식화하고 북빌딩(수요예측) 절차에 돌입했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프라이싱을 진행했다. 트랜치(Tranche·만기구조)는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제시했다.
북빌딩 결과 9억달러를 상회하는 오더북을 쌓은 만큼 5억달러 발행을 확정했다. 물량의 경우 아시아와 유럽에 각각 24%, 18%로 고르게 배정됐고, 미국이 5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투자자 유형별로는 공공기관·SSA 45%, 자산운용사 31%, 국고펀드·보험 15%, Ins/pf 8%, PB 1%를 기록했다.
안정적으로 주문을 받아 스프레드를 최초제시금리(IPG·이니셜가이던스)보다 26bp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최종 금리는 미국 국채 3년물 금리에 79bp를 더한 수준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발행 전략이 빛을 발했단 분석이 가능하다. 앞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프라이싱 일정을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10월 말 조달을 계획했으나 당시 미국 3년물 국고채 금리가 5%선을 상회하면서 조달 환경이 악화했다. 이에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다음을 기약하며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 11월 1일 이뤄진 미국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조치가 이뤄지면서 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았다. 발행 최적기를 고심하던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곧바로 프라이싱에 나섰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국고채 금리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스프레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일정을 잠시 미뤘던 것"이라며 "시장 금리가 안정세를 찾는 모습을 모니터링한 후 발행을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역대 최대 발행액+통화 다변화, 한국물 '큰손' 등극
한국주택공사는 한국물 시장을 적극 활용해 외화 조달에 집중하는 정기 이슈어다. 올해의 경우 총 6회 한국물 조달을 마쳤다. 특히 올 들어 규모가 늘어났고, 통화도 다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해 총 26억달러를 조달했다. 미국 달러화 기준이며, 이번 글로벌본드 발행액까지 합산한 수치다. 역대 발행액을 살펴봐도 최대치에 해당한다.
이종통화 채권 발행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올 2월 발행한 스위스프랑채권이 대표적인 예시다. 당시 트랜치(trache)를 3년과 5년으로 구성해 각각 1억6500만 스위스프랑, 1억 스위스프랑을 배정했다.
그간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커버드본드를 주로 발행해왔다. 원화 시장과 달리 커버드본드는 담보 설정 등으로 상환 안정성을 갖춰 크레딧 메리트를 누릴 수 있다. 실제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 등급은 최고 수준이다. S&P는 해당 채권에 AAA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신용등급인 AA 대비 높은 셈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Aa2',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그만큼 원화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물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이른바 토종IB 육성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번 글로벌본드의 주관사단으로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ING증권, JP모건, 그리고 KB증권을 기용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토종IB를 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국책은행과 공기업들이 토종IB 육성을 집중해왔으나 올 들어 그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한국주택공사는 토종IB 육성 필요성에 대한 의견에 동의해 이번 글로벌본드 발행에서 시도를 했다는 후문이다.
이로써 KB증권은 올해 3번째 한국물 주관 트랙레코드를 쌓을 전망이다. 앞서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은행의 주관업무를 맡아 약 7억달러의 실적을 기록한 상황이다. 국내 IB중에선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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