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사 성과보수 공유 논란]갑의 횡포 vs 운용사 전략적 선택…'의견 분분'③중소운용사 볼멘소리…동기부여 수단 시각도
황원지 기자공개 2023-11-16 10:43:52
[편집자주]
펀드 판매사의 성과보수 공유가 업계에 논란이 되고 있다. 원래 판매사는 판매보수를, 운용사는 운용보수를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사모펀드 시장 펀딩이 어려워지면서 판매사들이 성과보수 공유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법적 문제는 없지만 ‘울며 겨자먹기’라는 의견과 ‘운용사의 협상카드’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펀드 성공보수를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0일 10: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매사의 성과보수 공유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다양하다. 성과보수가 기본적으로 운용사의 몫인 만큼 판매사의 공유 요청을 일종의 ‘갑질’이라고 비판한다. 반면 성과보수 공유를 통해 판매사에서 더 자금을 많이 모아준다면 결국 운용사 외형을 키우는 일이기에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도 있다.다만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건 주로 중소형 운용사들이 이러한 문제를 겪는다는 점이다. 헤지펀드 하우스 중에서 이름이 있는 곳에는 이러한 요청 자체가 들어오지 않고, 자체 펀딩이 가능한 하우스는 들어오더라도 거절할 여력이 된다. 하지만 신생이나 중소형사는 제안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소형 운용사도 정반대 의견…갑질 vs 외형 키우는 수단 '팽팽'
한 중소형 운용사 대표는 “힘이 있는 판매사에서 제안이 오면 사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라도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며 “요즘처럼 딜이 거의 없을 땐 놓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과보수는 기본적으로 운용사의 몫이라는 의견도 뒤따랐다. 사모펀드 외에 공모펀드에도 수익률과 연동해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펀드가 있다. 제도가 손질돼 올해 초부터 다시 출시되기 시작한 성과보수 공모펀드다. 하지만 성과보수 공모펀드도 보수는 성과보수, 운용보수, 판매보수, 기타보수로 나뉘어 성과보수와 운용보수는 운용사가 온전히 가져가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만 법적으로 성과보수 공유가 가능해 지금과 같은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미 몇년 전부터 이어져온 일종의 관행인데다, 운용사의 협상 수단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한 중소형 운용사 대표는 “400개가 넘는 사모운용사들 사이에서 판매사 PB의 눈에 들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라며 “이마저도 없어지면 펀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운용사 대표는 “성과보수 제도가 없는 경우 100억원을 팔 판매사가 공유를 받고 동기부여가 돼 500억원의 펀드를 팔게된다면 운용사에게도 좋은 일”이라며 “신생사는 외형을 키우는 게 중요한 만큼 서로 좋은 윈-윈(win-win) 전략”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이 중소형사… 큰 하우스엔 제안조차 안해
이러한 제안은 주로 중소형사에 몰리는 분위기다. 대부분 특정한 전략이 있다기보다는 코스닥벤처 펀드, 하이일드 펀드, 공모주 펀드 등 기본적인 세 가지 라인업을 갖고있는 신생사에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판매사의 문을 두드렸다가 정량요건 부족 등으로 상품부 선에서 거절당하면, 성과보수 공유 조건으로 다시 제안해 계약을 하는 식이다.
한 신생운용사 마케팅 임원은 "이전에 타 운용사에 있을 때에도 성과보수를 공유하는 계약은 일반적이었다"며 "지금 AUM이 큰 운용사도 초반엔 이를 통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대형 하우스에서는 제안도 받아본 적 없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가치투자와 같은 주식형이나 PDF, NPL 등 특정한 전략이 있는 하우스들은 아예 이러한 계약 형태를 모르는 곳이 많았다. 메자닌 운용사 중에서도 대표가 큰 하우스에서 경력을 쌓고 독립한 이름있는 하우스들엔 거의 요청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중소형사들이 타겟이 된다는 점에서 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판매사와의 관계에서 이를 거절하기 어려운 하우스들이 주로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공모펀드와 달리 헤지펀드는 성과보수가 수입의 큰 축을 차지한다. 이를 나눠가질 경우 중소형사들이 대형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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