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중공업 윤지원 체제 2년]조선업 반등 수혜 '미미'…차입 구조 '이상신호'②올해 실적 전년 대비 역성장 가능성…단기차입금 의존도 상장 이래 최고치
성상우 기자공개 2023-11-23 07:57:13
[편집자주]
오너 2세 윤지원 부사장을 중심으로 세진중공업그룹이 움직인지 2년이 넘었다. 연이은 M&A로 그룹 덩치는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하지만 조선업 호황과 맞물려 그룹 차원의 반등을 노리려는 계획은 아직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더벨이 윤 부사장 체제하에서 재도약에 나선 세진중공업의 기회 요인과 한계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진중공업이 지난해 거둔 4000억원대의 연매출은 조선업이 불황기로 들어선 2010년대 중후반 이후 6년만에 모처럼 거둔 호실적이었다. 오너 2세인 윤지원 부사장 체제 경영이 온전히 반영된 첫 연간 성적표이기도 했다.수년간 2000억원대에 머물렀던 외형을 다시 4000억원대로 올려놨지만 엄밀히 따지면 윤 부사장 경영 역량에 의한 실적 반등은 아니었다. 조선업이 수년간의 불황기를 지나 회복기로 들어서는 구간이었고 불황기 동안 주요 업체들이 경쟁구도에서 이탈하면서 생긴 공급 부족에 따른 반사이익이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윤지원 체제’의 경영 역량은 올해 이후의 실적에 따라 평가될 전망이다. 회복기를 지나 수년만에 호황 사이클로 접어드는 업황 속에서 세진중공업이 실적 개선 폭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다만 올해 연간 실적은 지난해 대비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진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1922억원이다. 전년 동기 매출 2288억원 대비 400억원 가까이 빠진 수치다.
올해 상반기 증권가에서 내놓은 추정치를 보면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SK증권은 보고서에서 세진중공업의 올해 연매출을 3786억원, 영업이익은 233억원으로 전망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한 수치다. 신영증권 역시 올해 연매출을 지난해보다 줄어든 3900억원대로 추정했다.
이로인해 ‘슈퍼사이클’이 도래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랜만에 큰 폭의 업황 반등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그 낙수효과는 극대화시키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한편에서 나온다.
매출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올해부터 플랜트 부문 매출이 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달성한 호실적에는 플랜트부문 연간 매출이 634억원으로 전체의 15% 가량을 차지해준 역할이 컸다. 이 부문 매출은 올해 상반기까지 0원이다.
올해는 조선부문의 선실과 선체 제작 블록 매출이 각각 50.3%, 48.6% 비중으로 양대축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이같은 매출 구조는 세진중공업의 전통적인 매출 구조이기는 하지만 플랜트부문 매출이 빠졌고 기타매출 비중도 줄었다는 점에서 매출 구성비가 더 단조로워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핵심 고객사인 HD현대중공업 발주량에 지나치게 의존적이란 점도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 업황이 좋을 땐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지만 HD현대중공업이 발주를 줄일 경우 그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다. 매출이 일정량 보장된다하더라도 발주처 한곳과의 단가 협상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지우지된다는 리스크도 있다.
재무제표 상으로도 이상 시그널이 감지된다. 잇따른 차입으로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상장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올랐다. 올해 상반기 말 세진중공업의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42.3%로 전년 동기 대비 13%p 높아진 수치다. 통상 단기차입금 의존도의 적정 범위는 30% 이내로 본다. 그동안 세진중공업의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20~30% 범위에 머물렀다. 적정 범위를 훌쩍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단기차입금 총액을 보면 지난해 말 54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말 778억원으로 늘어났다. 최근 6개월 사이 230억원 가량의 추가 차입이 이뤄진 셈이다.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운전자금 명목으로 220억원 추가 대출을 받은 게 컸다. 경남은행으로부터도 운전자금 명목으로 수십억원 규모 대출을 받았다.
장기차입금 중 만기 도래 시점이 1년 이하로 들어온 유동성 장기차입금도 지난해 말 1231억원에서 상반기 말 1473억원으로 200억원 넘게 늘었다. 이로써 단기차입금 총액은 2200억원을 넘어섰다. 리파이낸싱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두 1년 내 갚아야하는 부채다. 이에 비해 상반기 말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70억원 수준에 그친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실적의 경우 정확한 가이던스를 드리긴 어렵다”면서 “매출은 현대중공업그룹이 2026년까지 수주해 놓은 물량이 있는데 그 중 어느 정도가 우리쪽으로 온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이익 규모는 단가 협상 등 과정이 있어서 지금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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