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단기 유동성 점검]애큐온캐피탈, 자산 1조 줄이며 유동성 관리⑦총 조달 1년새 27% 감소…김병진 부사장 기업가치 방어 과제
이기욱 기자공개 2023-11-17 07:09:28
[편집자주]
자본시장을 뒤흔들었던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후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자본시장 경색은 당시 여신전문금융사들의 단기 조달 확대로 이어졌고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은 고금리 예금 상품으로 맞불을 놨다. 각 금융사가 조달했던 단기 차입, 예금들의 만기가 최근 하나둘 돌아오는 중이다. 지난해 조달 전쟁이 반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1년을 맞아 주요 캐피탈사의 자금 조달 현황과 단기 지급 능력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07: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큐온캐피탈의 유동성 관리는 외형 축소를 통해 이뤄졌다. 회사채뿐만 아니라 단기차입금 등도 줄이며 전체 조달을 크게 줄였다. 만기구조가 빠르게 단기화됐지만 영업 역시 신규보다는 자산 회수에 집중하며 유동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갔다. 다만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수익 기반 약화는 향후 EQT파트너스의 엑시트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회사채 외 단기차입금도 줄여…부채 67% 1년내 만기도래
6월말 기준 애큐온캐피탈의 원화부채 잔액은 2조95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말 4조531억원이었던 조달액이 12월말 6개월만에 3조1694억원으로 21.8% 줄었고 이어 6개월만에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7% 줄어들었다. 자본시장 경색으로 인해 회사채가 2조8082억원에서 1조8678억원으로 33.49% 줄어들었다.
주목할 점은 회사채뿐만 아니라 단기차입금 역시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말 8650억원이었던 애큐온캐피탈의 단기차입금은 12월말 4852억원으로 43.9% 감소했으며 올해 6월말 2620억원으로 46% 줄어들었다. 장기차입금과 자산유동화증권은 각각 지난해 6월말 대비 4789억원, 2046억원씩 늘어났으나 회사채(-9404억원)와 단기차입금(-6030억원)의 감소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조달 축소는 자연스럽게 부채 만기구조 단기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6월말까지만 해도 잔여 만기 1년 이내 부채의 비중은 53.8%였으나 올해 6월말 67.36%까지 확대됐다. 잔여 만기 2년 초과 부채의 비중은 6.33%에 불과하다.
영업 축소 역시 빠르게 이뤄졌다. 신규 영업보다는 자산 회수에 집중하며 유동성 비율 관리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대출, 할부금융, 리스 등 회수 채권이 신규 채권보다 2373억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말 4조9425억원이었던 원화자산은 12월말 4조893억원으로 17.3% 줄어들었고 6월말 3조8820억원으로 5.1%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은 21.5%에 달한다. 별도 기준 총 자산도 지난해 6월 4조8678억원에서 3조8381억원으로 1조원 이상 줄었다.
신규 영업 축소로 지난해말 42%였던 만기 1년 이내 자산 비중은 47.46%로 5.46%포인트 확대됐다. 6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의 비중 역시 27.63%에서 33.3%로 5.67%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만기 2년 초과 자산의 비중은 35.85%에서 27.05%로 8.8%포인트 줄어들었다.
◇유동성 지표 200%대로 우수…김 부사장, 로젠택배 시절 베어링PEA와 인연
영업 축소 전략에 힘입어 유동성 지표는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말 160.73%였던 즉시가용유동성비율은 올해 6월말 199.36%로 38.63%포인트 개선됐고 원화유동성 비율도 121.91%에서 216.9%로 94.99%포인트 높아졌다.
1년내 만기 도래 부채에 대응하기 위한 조달 확대는 일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1년내 만기도래 부채 잔액은 1조9930억원으로 같은 기간 만기가 돌아오는 자산(1조8423억원)보다 1507억원 많다.
6월말 기준 국내 은행과의 한도대출 약정은 2900억원 중 2786억원이 이미 실행된 상태다. 6월말 기준 자본금은 8794억원으로 손실흡수능력은 여유가 있다. 조정자기자본비율도 21.7%로 규제 기준(7%)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애큐온캐피탈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김병진 부사장의 과제는 기업가치 방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9월 베어링PEA가 애큐온캐피탈은 인수한 이후 약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해 베어링PEA가 EQT파트너스로 인수되는 변수가 발생했기는 하지만 시장에서는 시기상 조만간 엑시트 시도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런 시기 영업 자산의 축소는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은 내부 출신이 아닌 베어링PEA와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1975년 출생으로 딜로이트안건회계법인 감사본부, 삼일회계법인 시니어매니저를 거쳐 2014년 12월 신한회계법인 이사에 올랐다.
2017년 1월 로젠택배(㈜로젠)로 자리를 옮기며 베어링PEA와 인연을 맺었다. 베어링PEA는 2013년 로젠택배를 인수한 후 지난 2021년 전까지 로젠택배를 보유하고 있었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19년 8월까지 로젠택배 CFO를 맡다가 애큐온캐피탈 인수 시점에 맞춰 넘어왔다. 2021년 7월까지 애큐온저축은행의 기타비상무이사를 함께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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