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차기 리더는]회추위 과열될까…관전 포인트는 현직 은행장간 세대결16일 이사회, 과반 득표자 나올때까지 투표…’시중은행 vs 관치’ 구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3-11-16 07:10:4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6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이 과열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5명의 후보자를 두고 최종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이사회 내에서 투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은행장들의 세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15일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오는 16일 오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최종 후보자를 선출할 예정이다. 이날 회추위는 소집 뒤 곧바로 5명의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표걸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지난 10일 회추위는 은행연합회장 선출을 위한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압축했다.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NH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상 가나다순)이 경쟁을 펼친다.
각 후보자들은 회추위에 별도 참석하지 않는다. 투표 전 후보자들의 입장을 묻거나 면접을 보는 등의 평가가 없기 때문이다. 이사회 멤버들이 추천하고 이사회 내에서 논의를 거쳐 표결을 진행해 차기 은행연합회장을 뽑는다.
그만큼 이날 회추위 결과는 이사회 멤버들의 평가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표결에 참여하는 회추위원은 모두 12명이다. 김광수 연합회장과 KDB산업·NH농협·신한·KB국민·우리·하나·IBK기업·씨티·SC제일·광주·케이뱅크 은행장 등이 이사회 멤버 전원이다.

회추위 표심은 각 은행별 처한 상황과 경쟁사와의 관계 등 내부적인 요소에 의해 1차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와 금융 당국 등의 직간접적인 의사와 전체 은행권의 여론 및 은행연합회 차원의 이해관계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롱리스트에 오른 5명의 후보자를 추천한 회추윈들간 세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 5명의 은행장들이 후보를 직접 추천한 만큼 1차 투표에서 이들간 세대결이 최종 결선투표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천 경로를 단순히 추측해 보면 조용병 전 회장은 신한은행, 박진회 전 행장은 씨티은행, 손병환 전 회장은 농협은행, 조준희 전 행장은 기업은행에서 각각 추천했을 것으로 보인다. 임영록 전 회장의 경우 관 출신인만큼 당국 및 정치권의 추천을 받아 후보에 올랐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김광수 연합회장이나 산업은행 등을 통해 롱리스트에 올랐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롱리스트에 오른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은 은행을 살펴보면 국민·우리·하나·SC제일·광주·케이뱅크 정도로 압축된다. 김광수 연합회장과 산업은행 등은 정확히 어느 후보를 추천했고, 지지하고 있을지 알수 없다
후보자별 출신과 성향 등을 단순화 해보면 신한은행의 추천을 받은 조용병 전 신한지주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이란 동질성과 공통의 목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우리·하나·SC제일·광주·케이뱅크 등의 지지를 조 전 회장이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상황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관치라는 키워드가 비집고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지난해부터 당국과 정부 등에선 금융지주를 상대로 여러 경로로 직간접의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과 상생금융 요구 등을 통해 은행권 전체를 강력히 통제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관 출신 인사나 정치권의 지지를 받는 인사들에게 표가 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롱리스트 후보자를 배출하지 못한 국민·우리·하나·SC제일·광주·케이뱅크 등의 표가 분산될 수 있다. 이 경우 손병환 전 NH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다.
1차 투표 뒤 과반을 획득한 후보자가 없다면 유의미한 득표를 한 후보자를 추려 다시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회추위에 참석하는 현직 은행장들의 정치력이 최종 후보자 선출에 결정적인 기폭제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최종 결선 투표가 진행될 경우 대상자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이다. 현재의 ‘민대 관’의 대결구도에서 각각 민과 관을 대표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선투표 구도가 만들어질 경우 회추위원들의 표심은 분산되거나 완전히 한쪽으로 쏠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회추위원으로 참석하는 은행장들의 정치력과 관치의 영향력이 대결을 펼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또 1차 투표에서 어느 후보가 회추위원들의 표심을 공략했는지에 따라 의외로 결론이 빨리 만들어질 수도 있다.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후보자가 결선투표에서 몰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 관계자는 “과반 이상 득표자가 나올때까지 롱리스트 후보들을 대상으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은행권을 대변할 수 있는 역량과 경험,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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