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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상한가]피씨엘, 반전의 11월…GEM 투자에 '해외 진출 기대감'팬데믹 시절 고점 기록 이후 중장기 하락세…3000원대 회복하며 반등 시도

성상우 기자공개 2023-11-17 09:07:1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6일 13: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

코스닥 상장사 피씨엘 주가가 장 초반부터 상한가에 도달했다.

16일 오전 10시 50분 기준 피씨엘은 전 거래일 대비 30% 오른 3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은 대입 수학능력시험 일정 관계로 평소보다 1시간 늦은 10시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개장 직후부터 상한가에 도달한 피씨엘 주가는 약 1시간여가 지난 11시께에도 같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이번 상한가로 지난 9월 이후 다시 3000원대를 회복한 모양새다. 하루 전 주가는 전일대비 11% 가량 빠지는 약세 흐름을 보였지만 하루 만에 다시 강한 반등세로 돌아섰다.

올해 이후 주가 추이를 보면 변동성이 강하게 나타나며 출렁이는 흐름이다. 올해 초 5000원대를 넘어선 바 있는 주가는 7월까지 급락세를 보이며 180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9월 한때 4000원 후반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급등 이후 곧바로 강한 조장세가 동반되며 지난달 2200원대를 찍었다. 상장 이래 역사적 최고가는 2019년 터치했던 2만3000원대다. 현 주가는 당시 대비 7분의 1토막 수준이다.

피씨엘 최근 3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최근 상승세는 개인이 이끌었다. 개인은 전일 무려 20만주를 사들이며 외국인의 대량 매도물량을 흡수했다. 기관도 최근 4거래일 연속 1~2만주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며 힘을 보탰다.

◇Public Announcement

피씨엘은 2008년 설립된 체외 진단 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다중면역진단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 고위험군 바이러스 혈액 스크리닝 다중면역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코스닥엔 2017년 상장했다.

제품 라인업은 각 영역별 진단 키트 제품으로 채워져있다. △고위험군 감염병(HIV/HBV/HCV) △암(췌장암/대장암/간암/전립선암/난소암 등) △코로나19 △인플루엔자(독감/RSV) △자가면역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여러 진단키트가 중심이다. 그 밖의 분석기기와 반려동물(개, 고양이)의 질병을 진단하는 키트 및 기기도 제조 및 판매 중이다.

상장 이후에도 한동안 매출이 발생하지 않다가 2020년부터 유의미한 매출이 처음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진단 키트 업계가 단번에 초호황기로 들어선 시기다. 당시 별도 기준 연간 537억원 규모였던 매출 볼륨은 매년 줄어들면서 지난해 370억원대로 떨어졌다. 올해는 상반기 말 누적 매출이 14억원에 그쳤다.

2020년도를 제외하곤 매년 연간 영업손실 및 순손실을 내고 있다. 적자 누적으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180% 수준까지 높아졌지만 최근 이뤄진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가까스로 100% 아래로 다시 낮췄다.

올해 들어 피씨엘과 관련된 공시 및 뉴스가 빈번하게 나오는 편이다. 이날 상한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소식은 미국 투자사 GEM(Global Emerging Markets)으로부터의 투자 유치 건인 것으로 보인다. GEM과 400만주 가량의 피씨엘 주식을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가액은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양사는 미국을 비롯한 북미 유럽 체외 진단 의료기기(IVD)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주가에 도움이 되는 공시는 올해 들어 꾸준히 나온 편이다. 3분기에 이뤄진 360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 유상증자는 그간 누적된 적자로 악화된 재무 펀더멘털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그 밖에 각국에서의 진단 장비 등록 허가 취득이나 아크(ARC)그룹 등 글로벌 투자사들과의 해외 시장 진출 협업 소식들이 이어졌다.

피씨엘 주요 제품인 '대량 스크리닝 플랫폼 HiSU 솔루션'

◇Peer Group

피씨엘은 국내 증시에서 체외 진단 및 진단 키트 관련주로 묶인다. 이 섹터엔 씨젠, 휴마시스, 수젠텍, 엑세스바이오, 에스디바이오센서, 랩지노믹스, 바디텍메드, 얼라인드, 앤디포스 등 다수의 진단 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의 중장기 주가 흐름은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2022년에 급등세를 누렸다가 지난해부터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주가가 많이 빠지고 있다. 팬데믹 시기 대비 현 주가가 3분의 1토막 아래로 떨어진 곳들이 대부분이다. 피씨엘의 최근 주가 반등세는 대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진단키트 관련주들 중에선 그나마 준수한 편이다.

◇Shareholder Status

주식 분포를 보면 최대주주인 김소연 대표가 29%대 지분으로 안정적인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 배우자인 이동기씨와 두명의 자녀들이 각각 0~1%대 지분으로 최대주주 지분을 보강하고 있으며 특수관계법인 ‘올릭스’ 지분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포함 최대주주 총 지분율은 40.34%다.

김 대표와 8%대 지분을 가진 올릭스를 제외하면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는 없다. 상장 이후 소액주주 지분 비율은 59.66%까지 올라왔다.

김 대표는 오너이면서 동시에 회사 경영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LG화학 선임연구원을 거쳐 코넬대 생화학 박사를 취득한 김 대표는 동국대학교 의생명공학과 교수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도 고려대 융합연구원 교수와 피씨엘 대표직을 겸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사내이사는 단 두명인데 김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한 자리는 신한투자증권 주식운용팀 팀장 출신의 김인규 경영총괄 이사가 맡고 있다. 그 외 2명의 사외이사와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를 포함해 이사회는 총 5명으로 꾸려져있다.

◇IR Comment

피씨엘에서 전략·기획을 비롯해 재무 전반을 총괄하는 키맨은 김인규 이사가 꼽힌다. 다만 각 공시와 IR 실무를 챙기는 임원은 장지운 상무다. 매분기 보고서를 비롯한 각 공시 작성 책임자란에 그의 이름이 기재돼 있다.

대외적으로 공개돼 있는 피씨엘의 외부 투자자간 소통 채널은 대표번호가 유일하다. 홈페이지에 문의사항을 남길 수 있는 게시판이 존재하지만 언제 답변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전화 연결 방식의 소통 채널은 사실상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번호 연결 후 나오는 안내메시지 중 취재 담당자와 투자 담당자 메뉴로 이날 오전 중 4~5 차례 연결을 시도했지만 매번 ‘통화 중’이라는 안내메시지가 나오면서 전화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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