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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삼성전자, EBITDA 46조→11조…22조 차입 배경 '실감'CAPEX 작년 대비 22.6% 증가, 올해 40조 넘길 듯

박기수 기자공개 2023-11-22 11:00:28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6일 15: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시장 한파 속 삼성전자가 3분기에만 10조원에 가까운 자본적지출(CAPEX)을 기록했다. 불황과 상관없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결과다. '내돈내산'의 대명사인 삼성전자가 올해 중순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이 넘는 차입을 한 배경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CAPEX로 9조503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CAPEX는 35조5275억원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와 파운드리 2위 위상을 유지하고 매년 성장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매년 대규모 CAPEX를 투입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별도 CAPEX는 28조9892억원으로 올해는 작년 동 기간 대비 CAPEX 지출이 22.6% 늘어났다.


투자는 늘어났지만 문제는 영업활동에서의 현금창출력이다. 반도체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부정적인 업황이 삼성전자의 현금흐름에 올해 내내 악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별도 EBITDA로 4조92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익으로는 2조1680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감가상각비(6조4329억원) 등을 제외하면 EBITDA는 5조원 가까이 기록했다.

이 수치는 작년 3분기 기록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작년 3분기 별도 기준 삼성전자는 EBITDA로 13조258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작년 대비 EBITDA가 약 63% 감소한 셈이다.

1년 누적으로 보면 차이가 더욱 실감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누적 별도 EBITDA는 11조1352억원이다. 작년 3분기 누적 EBITDA는 45조8555억원이었다. 약 26조원의 영업이익에 매년 비슷한 규모로 발생하는 감가상각비 등을 합산한 값이다. 1년 만에 영업으로 발생하는 현금창출력이 70% 이상 하락한 셈이다.


3분기 누적 CAPEX가 약 35조원이고 올해 3분기에만 쓴 CAPEX가 10조원이니 올해 삼성전자의 별도 CAPEX는 40조원을 훌쩍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점을 숙지하고 시점을 올해 초로 돌려보자.

올 초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삼성전자의 곳간에는 현금이 약 4조원밖에 없었다. 계획된 CAPEX는 40조원. 반도체 시황이 살아나면서 영업활동에서 현금흐름이 작년 만큼 발생했다면 기존의 삼성전자식 '무차입' 재무전략이 통했을 공산이 크다. 다만 여전히 업황 회복이 더뎌지면서 외부 조달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10조원을 무담보 차입으로 끌어왔고 2분기에도 11조9900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총 21조9900억원이 삼성전자 별도 현금흐름표에 찍혀있다.

이 뿐만 아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자회사들로부터 '역대급' 배당수입을 올렸다. 올해 3분기 누적 배당으로 들어온 현금만 29조4906억원으로 작년 동기간(1644억원) 대비 무려 179배 많다.

4분기 수조원의 CAPEX 지출을 감내해야 하는 삼성전자는 3분기 말 현금 잔고로 10조5395억원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 지위를 유지하려는 삼성전자의 고심이 올해 현금흐름표에 그대로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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