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 제조 '이지차저', 1500억 밸류에 500억 펀딩 추진 삼성증권 주관 업무, 매각설도 솔솔…낮은 수익성에 회의적 시선도
김예린 기자공개 2023-11-21 08:16:08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이지차처가 500억원 규모로 펀딩 중이다. 제시하는 기업가치는 최대 1500억원인데, 수익 실현에 대한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지차저 측은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차저는 투자 유치 주관사 삼성증권과 함께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 5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목표다. 2018년에 설립된 이지차저는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기업이다. 전기차·전기이륜차 충전기 개발과 제조, 유지보수, 충전소 구축 및 운영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제시하는 기업가치는 최소 12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이다. 올해 5월 안다아시아벤처스, 현대공업으로부터 135억원 규모의 프리B 시리즈 투자를 받은 데 이은 추가 펀딩이다. 누적 투자금은 265억원이다.
매각설도 퍼지고 있다. 복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매각 제안을 받은 탓이다. 투자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매각 단어가 나오자 자본시장에서도 의아한 시선이 감지된다. 투자 유치가 잘 성사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원하는 밸류와 조건을 인정해주는 하우스를 대상으로는 매각도 고려중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지차저는 매각 추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지차저 측은 “내년 사업을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받으려는 것”이라며 “초고속 충전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차원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엑시트 방법에 대해 물을 때 IPO나 매각을 제시하긴 했지만, 지금 진행한다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현재 매각 의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지차저 펀딩에 대한 투자시장의 시선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전기를 한전에서 사들인 뒤 마진을 붙여 전기를 파는 구조인데, 주유소와 달리 전기차 충전소는 완충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탓에 회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설비 투자부터 충전소 부지 등 부동산 확보까지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에 비하면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경쟁도 치열하다.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및 충전소 확대를 지원하고 있어, 이를 노리고 뛰어든 플레이어들이 많은 탓이다.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경쟁이 치열해 저마다 펀딩을 받아 사업을 확장하는 상황이기에 앞으로도 꾸준한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 계속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인데, 난립하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1등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다만 이와 같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지차저가 초급속 충전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은 긍정적 포인트로 거론된다. 이지차저는 최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전국 50여개 고속도로 휴게소의 충전소 사업권을 따냈다.
내년 초 휴게소 초급속 충전소 운영을 시작으로 초급속 충전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초급속 충전기를 자체 개발·생산하는 내재화에 성공하면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차저의 초급속 충전기는 최대 350kw급으로 현대차 아이오닉 5(배터리 용량 73KWh)를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8분이면 충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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