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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비플라이소프트, 생성형 AI 데이터 수주 '변곡점'삼성전자·KT,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에 학습용 공급 기대감

신민규 기자공개 2023-11-27 14:12:3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비플라이소프트가 전방산업인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주가가 반등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반짝했던 주가는 지난 6월 오버행 이슈를 전후로 부침을 겪었는데요. 상장 1년째를 맞이하면서 기존 주주 36만주와 우리사주 5만주의 의무보유기간이 해제된 영향을 받았습니다.

연말 들어서는 상한가를 이틀 연속 찍을 정도로 강세를 보이는 분위기입니다. 비플라이소프트 주가는 지난달 최저점인 주당 790원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습니다. 거래량 역시 몇만주 수준으로 미미했죠.

이달 들어 상한가를 잇따라 기록한 덕분에 주가는 최고 1404원을 찍었습니다. 지난 14일에는 하루 거래량이 3000만주를 넘어설 정도로 관심을 받았습니다.

◇Industry & Event

비플라이소프트의 반등은 '챗GPT, 챗봇' 등을 대표로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와 매우 관련이 높습니다. 생성형 AI는 입력 트레이닝 데이터의 패턴과 구조를 학습한 다음 유사 특징이 있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는데요. 비플라이소프트가 이런 생성형 AI에 학습용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관련 업계에선 생성형 AI 시장이 2032년에 약 1조3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국내 AI 시장은 2027년 4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비플라이소프트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 당시만 해도 뉴스저작권 유통사업으로 더 알려졌죠. 핵심 보유 기술인 디지털라이징 및 라벨링 저작도구를 활용해 국내 주요매체와 협력을 맺고 콘텐츠를 구축해 유통하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언론진흥재단(뉴스저작물신탁관리기관) 공식 저작권 유통대행사로 독점적 지위를 획득한게 부각이 됐습니다.

올해들어 비플라이소프트는 생성형 AI 시장에 발맞춰 새로운 서비스를 공급했습니다. 'RDP LINE(Real-time Data PipeLine)이란 것인데요. 국내 언론사들의 원천뉴스 데이터와 가공된 빅데이터를 생성형 AI 학습, 빅데이터 분석, 뉴스 서비스용 데이터 등으로 공급하는 것입니다.

학습 및 서비스용 데이터를 공급하는 RDP LINE은 국내 대기업의 자체 개발 AI의 성장과 맞물려 부각되는 모습입니다. 삼성전자의 '삼성 가우스'와 KT의 초거대 모델인 '믿음'이 그 예인데요.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AI포럼을 열고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인 '삼성 가우스'를 첫 공개한 바 있죠.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비플라이소프트와 생성형 AI 고도화를 위한 뉴스데이터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KT도 초거대 AI 모델인 '믿음'을 공개했습니다. 조단위 데이터를 사전 학습완료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방해 기업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핵심은 이들 기업이 개발한 생성형 AI가 품질을 높이려면 계속 데이터를 공급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플라이소프트는 그런 점에서 국내 처음으로 뉴스를 AI에 제공하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죠.

◇Market View

비플라이소프트는 아직 시가총액 1000억원이 안되는 작은 종목이라 증권업계의 관심은 적은 편입니다. 지난해 상장 주관을 맡았던 IBK투자증권 정도가 리포트를 내고 있는 정도인데요. IBK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제시하진 않았습니다.

지난 6월 IBK투자증권은 스몰캡 리포트를 통해 생성형 AI 열풍 속에서 AI 학습용 데이터의 확보가 중요해질 것으로 시장을 예상했습니다. 학습데이터의 수준으로 AI가 생성한 결과물의 품질이 결정되는데 비플라이소프트는 1000여개 이상의 국내 주요 언론사로부터 일평균 13만건 이상의 뉴스 데이터를 매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조한 실적도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 1분기 회사 매출액은 35억원이었던 반면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부진했습니다. 적자폭이 더 확대됐죠.

채윤석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영업적자 확대로 역성장을 기록했다"며 "적자 폭 축소를 위해 인력 및 사업구조조정을 단행 중으로 2분기부터 비용통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실제 비플라이소프트의 실적 개선은 올해 들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2분기 비슷한 매출(39억원)을 올렸지만 소폭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적자폭이 확대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3분기에도 45억원의 분기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누적 적자폭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전체 영업이익은 -3억원 수준입니다.

◇Keyman & Comments

비플라이소프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서성민 상무로 경영총괄 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상장 작업을 이끌었던 이준호 CFO가 물러난 이후 지난해 8월 합류했습니다.

서 본부장은 한양대학교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줌인터넷, 이스트포스트, 엑스포넨셜자산운용 등을 거쳤습니다. 비플라이소프트에 합류하기 전까지 어반베이스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기도 했죠. 이력을 감안하면 재무와 함께 경영전략 전반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플라이소프트의 감사보고서에는 회사 내선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24일 오전부터 연결을 시도하고 메모를 남겼지만 재무담당자와 연락이 힘들었습니다.

서 본부장 밑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김남호 전략기획본부 실장은 오후 전화 연결을 통해 "고객사 사안은 비밀유지조항이 맺어져 있어 세부적인 내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내부적으로 BEP(손익분기점) 맞추는데 초점을 두면서 IR 정비를 하지 못했다"며 "내년 초부터는 적극적으로 IR북 등을 정비해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플라이소프트의 회사 사이즈가 아직 크지 않은 만큼 사업 전반에 대해선 고민균 부사장도 함께 대응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반등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 개인 번호로 연락을 취했는데 바로 연결됐습니다.

고민균 비플라이소프트 부사장은 더벨과의 통화를 통해 주가 급등과 관련해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생성형 AI를 포함해 전반적인 사업계획 구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 부사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KT 등과의 대기업과 생성형 AI 공급계약과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확인해드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국내 대기업의 생성형 AI 분야 진출에 대해선 고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해외에서만 뉴스 구매가 이뤄졌는데 국내에서도 수요가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고 부사장은 "국내 대기업들이 뉴스를 구매하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대형 공급계약이 일어날 수 있어 사업 방향에도 새로운 시점이 될 것"이라며 "이전까지 해외기업이 뉴스를 구매하고 학습용으로 활용한 경우는 있었지만 국내에선 사례 자체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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