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점검]'초격차' 발란, 신사업 'K-럭셔리' 확장 승부수 던졌다③글로벌 앱 출시·파트너십 시동, 익스클루시브·콜라보 출시 예정
이영아 기자공개 2023-11-29 08:18:32
[편집자주]
팬데믹 시절 눈에 띄게 성장한 플랫폼 산업 중 하나가 '명품 이커머스’다. 면세 산업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 규모를 급격하게 키웠다. 명품 이커머스 스타트업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고금리 기조 속에 모험자본이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를 요구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펀딩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이 발목을 잡았다. 더벨은 시장 핵심 플레이어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란이 내년부터 글로벌 진출에 본격 나선다. 경쟁사를 따돌리며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플랫폼 '초격차'를 이뤘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렸다. 발란은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앱) 직접 출시와 현지 플랫폼과의 파트너십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확장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이 같은 전략의 중심엔 'K-럭셔리'가 있다. 이는 발란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추진하는 신사업이다. 국내 우수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다. 국내 디자이너와 협업해 익스클루시브와 콜라보 라인도 선보이며 새로운 패션 한류를 일으키겠다는 목표다. 머스트잇과 트렌비, 젠테 등이 해외 명품 소싱에만 집중하는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행보다.
◇국내 명품 플랫폼 1위 발란, 이젠 해외로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최근 내년도 최우선 과제를 글로벌 진출로 삼고 관련 전략을 짜고 있다. 최수연 발란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내년 상반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발란 앱을 글로벌 출시하며 직진출하거나, 해외 플랫폼과의 파트너십을 맺는 등 여러 전략을 고안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명품 플랫폼 시장 내에서 경쟁사를 초격차로 앞서가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발란의 주문당 객단가는 50만원이다. 1000억원 이상 거래액을 내고 있는 국내 플랫폼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 경쟁 업체와 비교해도 두 배가량 많다. MZ세대로 시작해 50대 이상 고객층까지 확보하면서 명품 소비 가격대도 높아졌다.
발란의 구매 전환율 또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21년 1.51%에서 2022년 2.04%까지 상승했으며 올해는 2.49%에 이를 전망이다. 발란은 구매 전환율을 2024년 2.77%, 2025년 3.07%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구매 전환율이 평균 0.3~1%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발란 입점 판매자 대상 광고 상품에서도 이를 체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발란은 올해 6월 앱 내 광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의 쇼핑 행동 패턴과 취향을 분석해 적절한 상품을 광고로 노출하는 인공지능(AI)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판매자의 광고비를 최적화하고, 고객 광고 피로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였다.
해당 상품은 출시 5개월 만에 월 광고 매출 3억원을 넘겼다. 동시에 판매자는 105억원의 광고 전환 매출을 경험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객 충성도가 높은 구매 전환율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발란 관계자는 "맞춤 상품 추천으로 구매 전환율이 상승해 고객, 파트너, 플랫폼 모두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컨템포러리 신사업 'K-럭셔리' 시동 건다
내년 글로벌 진출을 위해 발란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격적인 신사업을 추진한다. 내달 중순 컨템포러리 전문관 'K-럭셔리'를 정식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윤경훈 발란 부사장은 "국내 유망 브랜드를 발굴 및 투자해 '스타 브랜드'로 키우고,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까지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 가운데 발란이 국내 브랜드 수출을 통한 판로 개척을 처음 시도한다는 것이다. 머스트잇과 트렌비, 젠테 등이 해외 명품 소싱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별화된 행보다. 당장 머스트잇은 국내 3PL(위탁물류) 사업 확장 계획을 세웠다. 해외 법인에서 소싱해온 신상품을 판매하는 데 주력해온 트렌비는 중고 명품 사업에 집중한다. 젠테 또한 현지 명품 플랫폼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에 진출했다.
국내 브랜드의 해외 유통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택한 발란은 유럽 현지 1000여개 부티크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판로 개척, 마케팅, 컨설팅 등 명품 전문가 집단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하겠다는 포부다. 입점 규모는 연내 100여개를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1000여개를 목표로 한다. 국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또 국내 디자이너와 협업해 익스클루시브와 콜라보 라인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의 우수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을 명품 반열에 올려 글로벌 패션계에 새로운 한류를 불러일으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회사 관계자는 "입점 브랜드들은 발란이 정한 럭셔리의 기준에 부합하며, 콘셉트와 품질을 보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타깃 시장은 아시아태평양 전지역으로 잡았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지역에서 한국이 현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전략이다. 발란 관계자는 "자체 플랫폼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판매 재고 리스크를 덜고, 현금 회전율을 높였다"면서 "이러한 노하우를 글로벌 사업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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