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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스팩상장 '뻥튀기' 의혹에 입 연 IB들 "구조적 착시"비교기준 따라 수익률 '등락'…일반 상장과 차이 강조

윤진현 기자공개 2023-12-01 07:14:0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사의 고평가 논란에 대해 증권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고평가 기업이 있을 수 있다고 수긍하면서도, 이를 일반화해선 안된다는 주장도 공존한다. 스팩 합병기업의 주가를 평가하는 기준에 따라 수익률이 다를 수 있는 게 그 골자다.

주관사가 매긴 밸류에이션 가격인 '스팩 합병가액'과 비교 시 주가가 상승했으나, '상장일 종가'로 보면 하락한 경우가 빈번했다. 어떤 잣대로 비교하느냐에 따라 등락의 결과가 바뀌는 것이다. 이 때문에 IB들은 일반 상장과 스팩 합병의 구조적 차이가 있다고 짚는다.

스팩 합병기업의 상장 기준가는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통과 후 상장 기대감으로 급등한 스팩 가격에 합병 비율을 곱해 정해진다. 여기서 발행사와 주관사의 의견은 반영되지 못한다. 이에 IB들은 "일반상장에서 공모가를 보듯, 스팩은 합병가액과 비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익률 온도차, 합병가 대비 '+157%', 상장일종가론 '-31%'

주관사가 스팩 합병을 추진하는 경우 밸류에이션은 합병비율에 담겨있다. 주관사가 보유한 스팩과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를 비교해 합병가액을 추산하는 구조다. 이에 스팩상장사의 상장 후 주가 흐름만을 고려하는 건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주가 흐름을 비교하는 기준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바뀌기도 했다. 올해 스팩 합병을 마친 17곳의 전일(28일) 종가를 합병가액으로 비교하면 11곳의 주가가 상승했다. 코어라인소프트, 엑스게이트 등은 무려 10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를 상장일 종가로 비교해보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3곳을 제외하곤 전부 음의 수익률을 내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업에 적용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제이엔비는 합병가액 5757원을 기준으로 보면 주가가 157% 상승했으나, 상장일 종가(2만1550원)와 비교하면 31% 하락한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IB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의 밸류에이션은 상장일 기준가가 아닌 합병비율로 드러난다"며 "이후 스팩의 거래정지가 해소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져 상장 기준가가 높아지는 만큼 단순히 상장일 종가를 현재 주가와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시스템
◇비밀은 주관사 제시 합병가보다 높은 '상장 기준가'

그렇다면 왜 증권사들의 밸류에이션 단가인 합병가액과 상장일 종가의 차이가 벌어지는 걸까. IB들은 그 비밀이 상장일 기준 가격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가 통과된 후 거래가 재개된 스팩 종가에 따라 상장일 기준 가격이 매겨져서다.

대부분의 스팩은 예심를 통과한 후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장 기대감으로 주주들의 편입이 이뤄지는 탓이다. 이후 스팩의 마지막 거래일 종가에 합병 비율을 나눈 가격으로 상장 기준가격이 확정된다. 이렇듯 스팩의 몸값이 오르면서 합병가액보다 2~3배 높은 상장 기준가가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다.

올해 상장에 성공한 기업 대부분이 합병가액보다 상장 기준가격이 높았다. 가장 최근 상장한 제이엔비를 비롯해 코어라인소프트 등은 무려 3배 차이가 나기도 했다. 이는 일반 상장과의 구조적 차이에 해당한다.

디비금융제9호스팩과 합병해 상장한 제이엔비는 합병가액이 5757원이었으나, 상장 기준가는 1만7330원으로 3배에 달했다. 디비금융제9호스팩의 주가가 마지막 거래일 6000원대로 크게 올랐다. 여기에 합병 비율 1대 0.3474114를 적용하면 해당 기준가가 추산된다.
출처: 제이엔비, DB금융9호스팩 증권신고서
이 상장 기준가는 증권사의 밸류에이션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IB들의 전언이다. 합병 가능성이 알려지기 전 스팩의 기업가치와 비상장사의 밸류를 비교해 추산한 합병비율이야 말로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일반 상장에선 공모가를 기반으로 주가를 평가하듯, 스팩 역시 합병가액을 기반으로 주가를 바라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며 "기준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출처: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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