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열 VC 톺아보기]DGB·하이투자파트너스, 지역기업 육성 '의기투합'③40% 쿼터, 비수도권 투자 의무 지켜…그룹 SI 펀드 '밸류업'에 활용
구혜린 기자공개 2023-12-01 07:41:24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지주와 하이투자파트너스는 지역 기업 발굴·육성을 위해 의기투합하고 있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출범 후 만든 펀드 약정총액의 약 40%를 지역 기업 투자에 쏟고 있다. 인재가 지역에 상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좋은 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DGB금융의 '특명'에 의해서다. 지역 스타트업의 밸류업을 위해서도 전방위적 협업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40% 쿼터' 지역경제 활성화 사명 동참
하이투자파트너스는 펀드 재원의 40%를 지역 기업 투자에 할당하고 있다. 투자 대상 지역 기업은 서울, 인천, 경기도를 제외한 곳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2021년 4월 출범 후 결성한 후 소진을 완료한 4개 펀드는 이를 모두 달성했고 올해 결성한 3개 펀드도 이같은 프리셋(Pre-set)대로 투자할 계획이다.
DGB금융지주(이하 DGB금융) 인수 이후 지역 스타트업 투자 책임이 주어졌다. DGB금융은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를 핵심 경영목표로 둔 지방금융사다. 이에 수림창업투자를 인수한 뒤 본사를 대구로 이전하고 일정 규모 지역 투자에 대한 주문을 더했다.
하이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지역에 우수인력이 정주하면서 근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지역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주의 책임에 동감한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투자한 지역 기업은 본사뿐만 아니라 정주인력을 지역에 두고 운영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스타트업의 밸류업을 위해서도 동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차전지 분리막 연신클립 제조사 '티씨엠에스'다. 티씨엠에스는 국내 최초로 2차전지 분리막 연신클립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하이투자파트너스가 2022년 발굴, 투자했다. 이때까지 티씨엠에스는 소규모 제조시설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으나, 중국 분리막 제조사로부터 100억원 규모 수주를 받아 대규모 양산공장이 필요한 상황에 처했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대구은행과 티씨엠에스를 연계했다. 대구은행으로부터 시설대출을 받아 공장구축 자금을 해결토록 한 것이다. 이에 티씨엠에스는 약 1000평 규모 성서공단 부지에 대규모 양산공장을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대규모 수주를 받을 수 있게 됐다. DGB금융그룹 계열사간 업무의 유기적인 결합에 성공한 사례다.
지역 거점을 필요로 하는 유망 기업을 대구시에 유치한 이후 투자를 집행한 사례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팜을 활용해 새싹인삼의 대량 재배 및 유효 성분의 소재화에 성공한 '남송바이탈', 동남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을 운영 중인 '노태그코리아' 등이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 조성한 소부장 펀드에 대구시를 LP(20억원)로 유치하기도 했다.
◇그룹 SI 펀드로 '피움랩' 졸업 기업 투자
지주의 자체 프로그램에 하이투자파트너스가 손을 보태고 있기도 하다. DGB금융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DGB 피움랩'을 운영 중이다. 초기엔 대구지역 핀테크 생태계 육성을 위해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 위주로 선발·육성했으나, 최근엔 다양한 지역 우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주가 위탁한 창업보육 전문 액셀러레이터가 맡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매년 피움랩 지원 기업 선발 작업 및 초기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심사역들이 서류 평가를 통해 우수 기업을 선발토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피움랩 육성기업 중 VC 투자가 필요한 단계로 성장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목적에 맞는 펀드를 통해 투자검토 및 자금 지원을 추진하거나, 적합한 투자사를 연계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내년부턴 그룹 SI 펀드를 기반으로 피움랩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최근 계열사 출자금 100%로 300억원 규모 'iM 뉴노멀 벤처펀드'를 결성했다. 하이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올해 결성한 그룹 SI 펀드를 바탕으로 피움랩 육성 기업에 대한 투자검토를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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