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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합병 디스카운트 점검]매출 300억 약속한 라온텍, 3분기 누적 '70억' 불과간담회 당시 제시한 목표치 하회, 수주잔고 비공개 '아쉬움'

정유현 기자공개 2023-12-01 13:42:13

[편집자주]

올해도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상장 후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패턴이 반복되며 상장 자격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데뷔한 기업들의 주가 현황과 실적, 재무 구조를 살펴보며 스팩 합병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 상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합병가액으로 스팩 합병에 도전했던 라온텍은 최근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상장 첫날 하한가로 거래를 마감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사업 기대감 덕분에 주가가 개선된 덕분에 시가총액 2000억원대에 안착했다.

보유 기술력 덕분에 증시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상장 당시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 달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매출 추정치를 다소 공격적으로 책정한 것이 화근이 될지 주목된다.

◇합병가액 평균보다 높이 책정, 상장 첫 날 '하한가'

라온텍은 확장현실(XR) 스마트안경의 핵심부품인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전문 기업이다. 10년 이상의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반도체 웨이퍼 위에 고해상도 초소형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대신밸런스제11호기업인수목적과 합병해 3월 9일 증시에 입성했다. 스팩 법인이 비상장법인인 라온텍을 흡수합병하는 '소멸합병' 방식을 택했다.


특히 라온텍은 소멸 합병 방식을 선택하며 합병가액을 기존 스팩 가격 대비 높게 책정한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소멸 합병 방식은 2022년 2월부터 도입이 됐고 라온텍 이전에 소멸 합병으로 상장까지 완주한 기업인 비스토스, 핑거스토리, 신스틸, 옵티코어 등은 2000원~3000원대의 합병 가액을 책정했다.

올해 들어 소멸 합병을 택한 기업들이 합병가액을 올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라온텍도 4811원을 합병가액으로 책정했다. 라온텍과 대신밸런스11호스팩과 합병 비율은 1:0.4572854로 정해졌다.

라온텍은 합병가액을 추정하기 위해 2019년부터 집계된 매출과 2022년부터 2026년까지의 매출 추정치를 활용했다. 추정치에 따르면 2022년 매출 85억원을 기록한 후 매년 급성장해 2026년에는 약 2211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자산 가치와 수익 가치를 1:1.7286의 비율로 가중산술해 합병가액을 책정했다. 합병 후 전환사채(CB) 보통주 전환 등을 고려해 책정된 시가총액은 1368억원 수준이었다.

소멸 방식의 기준가는 스팩의 마지막 거래일 종가에 합병비율을 나눈 가격으로 정해지는데 이 결과 라온텍의 상장 첫 날 기준가는 7730원이었다. 스팩 유통 첫 날인 3월 9일 예상과는 다르게 라온텍은 기준가 대비 2310원(29.88%) 내린 54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단숨에 9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주가 하락도 잠시 삼성이 오는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에 나선다는 발표가 나면서 수혜주로 엮이며 주가가 상승했다. 3월 22일 상한가 마감에 이어 다음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때 시가총액이 3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9월에 초소형 확장현실(XR) 글래스용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국책과제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알리며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11월 17일 기준 시가총액은 2119억원 수준이다.

◇상장 간담회서 300억 제시, 목표 달성률 4분기 남겨두고 20% 불과

라온텍 매출 추정치의 첫 단추인 2022년 연간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였다. 투자설명서 제출 당시 2022년 3분기까지 65억4242만원의 매출을 냈는데 연간 기준 예상치를 뛰어넘는 109억1636만원의 성과를 냈다. 영업이익은 -13억6600만원을 예상했는데 3억원이 넘는 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투자설명서 기준으로 올해 목표치를 매출 241억5500만원, 영업이익 7억원 정도를 써냈다. 하지만 지난 1월 스팩 합병 상장 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김보은 대표가 올해 매출 목표로 300억원을 제시했다. 엔터프라이즈(기업)용 XR 글라스 출시와 함께 납품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다수 고객사와 납품 계약을 체결한 것을 근거 삼아 더 높은 목표치를 발표했다. 2022년 매출의 최대 3배 정도의 매출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3분기까지 누적 성과를 살펴보면 매출은 68억3636만원, 영업이익은 -26억2836만원이다. 매출 목표 달성률은 28%에 불과하다. 간담회에서 제시한 목표 대비로는 22%다. 3분기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패널&SoC 매출이 지난해 3분기 대비 28.6% 상승하는 등 성과가 나고 있지만 올해 목표치 달성은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 향후 실적을 추정해볼 수 있는 수주잔고도 고객사의 '비밀 정보 보호 계약'에 따라 별도로 기재하지 않은 상태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라온텍의 사업 성장성에는 이견이 없는 상태로 보인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XR 경쟁 등이 라온텍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강현실(AR) 글래스에 최적화된 엘코스(LCoS:LC on Silicon)기반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AR 시장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개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4분기에 어떤 깜짝 성과를 통해 상장 시 제시했던 목표 매출과의 괴리율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적 관련한 질문을 하기 위해 라온텍의 IR 대표 번호로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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