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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신한금융]진옥동 회장의 '일류신한' 실험…난관 속 혁신①재무경쟁 지양에 정량평가 후퇴…'상생금융·정도경영' 앞세워 정성평가 높여

고설봉 기자공개 2023-12-05 08:18:0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그리는 일류신한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진 회장은 일등을 넘어 일류를 지향한다는 비전을 앞세워 모든 영역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신한금융 경영진들도 한 뜻으로 진 회장의 비전을 완수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일류로 가는 길은 난관이다. 올해 신한금융은 성장동력이 꺼진 것처럼 보인다. KB금융그룹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 밀리고 하나금융그룹과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숫자로 보여주는 정량평가는 다소 후퇴한 모습이다.

진 회장은 시장 상황과 경쟁사들과의 서열 등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숫자적으로 매년 순이익 경쟁을 펼치는 것에서 조금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안팎에 전하고 있다. '인내가 필요하다'는 말로 안팎을 추스르고 있다.


◇‘일류신한’으로 나아가는 길…‘일등신한’을 내려놓다

진 회장 취임 원년인 올해 신한금융은 전 계열사에 거쳐 많은 변화를 단행했다. 일류신한 경영 비전 내세우면서 영업전략을 수정한 것이 가장 크다. 상생금융 등 비재무적 요소를 강조하면서 이익실현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단순히 재무적 성과가 줄어든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일류라는 기치를 내걸면서 경쟁을 지양한다는 경영 방침은 현장 영업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에 부딪쳤다. 그룹의 핵심 이익기반인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실적이 줄기도 했다.

진 회장의 취임 원년 성적표는 이를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신한금융은 CEO에 대한 성과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사회 및 보수위원회에 정한 이사·감사의 보수지급기준에 따라 정량지표와 정성지표를 통합해 평가한다. 신한금융지주 회장 및 계열사 CEO, 각 경영진 등에 두루 적용된다.

평가는 크게 그룹 KPI와 전략과제로 나뉜다. 그룹 KPI는 총주주수익률, 그룹고객기반, ROE, ROA, 실질고정이하여신비율, RAROC, 총이익경비율 등 계량지표로 평가한다. 대체로 실적과 연동해 숫자로 환산할 수 있는 평가항목이다.

전략과제는 비재무항목에 대한 정성평가를 기반으로 한다. 플랫폼MAU, 자본시장 업권별 시장 지위 제고, 글로벌 성장성, 친환경금융 실적 등 비재무항목에서 계량이 가능한 지표를 우선 본다. 이어 디지털 신사업 모델 발굴, 글로벌 Inorganic 추진 성과, ESG 사업 추진 성과, 리스크관리/내부통제 및 내부회계 관리제도평가 등 비계량지표로 평가한다.


올해 진 회장은 그룹KPI와 전략과제 등 일부에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정량평가 지표가 평가항목인만큼 실적 성장세가 좋지 않았던 올해는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 누적 3조81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4조3068억원 대비 11.34% 감소한 수치다. 총영업이익과 영업이익 등은 늘었지만 대내외 리스크 요인 증가로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성과 평가 핵심 지표인 ROE는 지난해 3분기 12.9%에서 올 3분기 10.2%로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ROA는 0.87%에서 0.77%로 0.1% 포인트 하락했다. 자본관리에서도 불안한 모습이다. 자본적정성에서 BIS비율과 Tier1비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하락했다. 다만 CET1비율만 소폭 상승했다.


◇비계량지표로 승부…'상생금융·정도경영' 올인

반면 진 회장은 올해 정량평가보다 정성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올해 여러 대내외 공식 석상에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당당히 드러냈다. 그는 “은행장 취임 시절부터 꾸준히 강조해 온 재무적 1등 보다 중요한 진정한 일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신한금융그룹은 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진 회장의 말한 변화는 직원과 고객이 함께 만들어나고 같이 누리는 것을 기초로 한다. 고객중심과 정도경영 등을 앞세워 직원과 고객 모두를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고객의 수익률’을 직원의 최우수 과제로 삼은 ‘같이 성장 성과평가제도’다. 단순히 이익의 크기로 직원과 영업점과 부서 등을 평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진 회장은 “정도 경영에는 인내가 필요하다”며 “실적을 내기 위해 초조해 하지 않고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면 비록 속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정도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 아래 올해 신한금융은 ‘실천으로 완성하는 상생의 길’을 주제로 고객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강화했다. 진 회장은 ‘고객 자긍심’을 강조하며 재무적 성과보다 고객과 사회로부터 인정 받는 일류신한을 목표로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진옥동 회장(사진 가운데)이 지난 8월 금융소비자보호 전략 '신한의 중심에 고객을 바로 새기다' 선포식에서 임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신한금융지주.

각 그룹사별 상생금융 지원방안과 함께 에너지 절약을 통한 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가장 앞장선 곳은 신한은행이다. 개인 및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상생금융 확대 종합지원’을 발표했다. 10월 말 현재 총 1550억원을 지원했다.

비은행 계열사들도 상생금융 활성화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올해 총 4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금융 취약계층 상생금융 종합지원’을 발표했다. 10월 말 현재 다양한 금융상품을 통한 1600억원의 지원을 포함해 총 2100억원의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실시했다.

진 회장은 "상생금융 발표는 금융취약계층과의 상생을 위해 그룹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신한금융은 앞으로 민생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에도 적극 참여해 기업시민으로서 지속적인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했다.

또 신한금융은 내부적으로 정도경영을 영업문화 개선을 추진 중이다. 신한금융만의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7월 그룹 소비자보호부문 신설했다. 각 그룹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해왔던 소비자보호 관련 정책을 보다 체계적이고 일원화함으로써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금융사의 책임을 다한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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