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디스카운트 점검]'기준가 반토막' 화인써키트, 주주관리·소통활동 무관심밸류에이션 지표 위축 지속, 외부 소통 다리는 부재
김소라 기자공개 2023-12-11 07:31:22
[편집자주]
올해도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상장 후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패턴이 반복되며 상장 자격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데뷔한 기업들의 주가 현황과 실적, 재무 구조를 살펴보며 스팩 합병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 상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성 PCB(인쇄회로기판) 업체 '화인써키트'가 밸류에이션(시가총액) 관리에 소홀한 모습이다. 올초 동종 사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는데 이후 주가 관리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미 스팩 합병 상장 당시 신주 발행가액(기준가액) 대비 주가는 반토막난 상황이다. 이렇듯 밸류에이션 측면의 부진이 이어짐에도 주주관리·소통 등을 위한 자체 IR(기업설명회) 활동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화인써키트 관계자는 7일 "현재 IR 및 공시담당자 자리는 공석이고 CFO(최고재무책임자)도 대중없이 출근하는 편이라 외부 소통이 어렵다"며 "또 연말이라 일이 몰리다 보니 관련 문의에 대한 답변은 내년초쯤 전달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인써키트는 올해 밸류에이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월 상장 후 주가는 계속해서 우하향 흐름이다. 전날(6일) 기준 종가는 7240원으로 상장 당시 기준가액(1만5600원)의 50%에 못 미친다. 코스닥 전체 상장기업 투자 수익률과 비교해봐도 열위 상태다. 상장 후 두 달여 만에 코스닥 대비 투자 수익률 마이너스(-)로 돌아선 후 수치는 최근까지 지속 악화되고 있다.
이는 주요 밸류에이션 지표들을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각각 손익, 재무 측면에서 주식 가치를 산정한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이 대표적이다. 화인써키트 PER은 현재 50.4배로 올초 스팩 합병 상장 당시 대비 약 38% 하락했다. PBR은 현재 2.5배다. 화인써키트 주가가 주당 순자산값의 2.5배라는 의미다. 객관적으로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올초(5.8배)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이 위축된 상태다.
화인써키트는 올해 상장 당시만 해도 상대적으로 높게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스팩 '신영해피투모로우제6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와의 합병가액은 주당 6302원으로 책정됐다. 합병비율은 1대0.3173595다. 합병에 따라 신영해피투모로우제6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가 소멸될시 해당 법인 주주가 1주당 화인써키트 신주 0.3173595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조건이었다. 올해 코스닥 스팩 합병 상장사 가운데 크라우드웍스(1대0.09), 코어라인(1대0.19)에 이어 가장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동시에 동종 업계 내에서도 고평가 상태로 증시에 입성했다. 지난해 화인써키트 순이익을 근거로 계산한 합병가액 가치는 PER 10~20배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타 PCB 업체들의 지난해 PER이 4~6배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어그룹(비교기업) 대비 높은 몸값으로 코스닥 시장에 데뷔했다. 인공지능(AI) 등으로 대표되는 IT 산업군 같이 타 업종과 단순 비교했을때 PCB 산업 자체의 성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화인써키트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협력업체로 두고 매출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는 점 등이 가치 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근래 시장에서 화인써키트의 투자 매력도는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 1년여간 기관의 화인써키트 매매 추이를 살펴보면 매수세는 희미하다. 매수·매도가 발생하지 않은 순매매량이 0인 영업일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사실상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형국이다.
기투자자 가운데 엑시트(자금회수) 시도는 일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스팩 신영해피투모로우제6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의 주요 주주분으로 추정된다. 스팩 발기주주인 '원익투자파트너스'와 '신영증권' 물량은 지난 8월 17일 보호예수 기간이 해제됐다. 해당 시점을 기점으로 전날(6일)까지 기관의 순매매량은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매수분 대비 매도물량이 더 많다는 뜻이다. 합병 전 스팩이 신영증권을 대상으로 발행한 전환사채분도 지난 9월 전환이 모두 완료됐다. 이에 따라 기발행주식수 대비 약 4%대 신주 물량이 신규 상장됐다.
현재 개인·기관을 대상으로 한 IR 활동은 부재하다. 화인써키트는 올 2월 스팩 합병 상장 후 공식 IR을 한차례도 개최하지 않았다.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도 재무, 사업계획 등 별도의 IR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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