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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로봇 IPO 후속 빅딜 HD현대로보틱스 '너도나도' 눈독두산로보틱스, 랜드마크 딜급 성공 스토리…협동로봇 강화, 산업용 한계벗기 안간힘

양정우 기자공개 2023-12-13 13:48:4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가 올해 최대 빅딜 자리에 오르면서 증권사 IB 파트는 로봇 IPO의 인기를 이어갈 후속 주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내년 중소형 알짜 로봇 기업이 줄줄이 코스닥에 오를 계획인 가운데 그룹사 대어로 꼽히는 HD현대로보틱스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1위 기업이다. 근래 들어 성장 잠재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 협동로봇이 주력은 아니지만 실적이 이미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는 게 강점이다. 여기에 두산로보틱스처럼 협동로봇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후한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IB 커버리지 파트, 스킨십 강화 사력…현대마린솔루션 7부능선 시점 주목

11일 IB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대형 증권사의 커버리지 파트마다 현대로보틱스와 네트워크 접점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HD현대그룹의 로봇 계열사인 이 기업이 향후 IPO 시장에서 랜드마크급 빅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IPO의 실무를 담당하는 건 ECM(주식자본시장) 내지 IPO 부서다. 하지만 그룹사 딜의 경우 공식적으로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전달받거나 이들 기획 라인과 사전 물밑 작업을 소화하는 건 커버리지 파트다. IPO 제안서를 작성하는 건 IPO 파트 실무진이지만 발행사의 최종 결정에 영업력을 행사하는 건 커버리지 파트인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상장 이후에도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올해 발행사와 증권사, 투자자 모두 윈윈을 거둔 대표적 딜로 입지를 굳혔다"며 "당분간 로봇 기업에 대한 견조한 투자심리가 유지될 전망이어서 현대로보틱스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측에서는 IPO 적기라는 시각에 동조하면서도 아직 공식적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두산로보틱스 주가 흐름.
증권가 IB 파트에서는 같은 HD그룹 소속인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IPO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내 대규모기업집단은 그룹 내 계열사를 엇비슷한 시기에 공모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 투자 수요가 분산될 수 있기에 수급 측면에서 흥행의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려는 포석이다. 이 때문에 이달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현대마린솔루션의 IPO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려는 시점에 주관사 선정 작업부터 밟아나갈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대형 증권사 임원은 "비상장사 입장에서는 IPO 흥행이 최대 목표인 만큼 두산로보틱스의 행보를 목격한 현대로보틱스가 내부적으로 상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며 "공식적 루트로 상장이 쉽지 않을 경우를 감안해 우회 상장에 나서는 플랜까지 검토해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 생산라인용 로봇 공급…산업용 한계 속 협동로봇 정조준

HD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모델명 : HA006L).
현대로보틱스는 1984년 현대중공업에서 로봇 사업을 시작했을 정도로 한국에서 가장 긴 업력을 가진 로봇 기업이다.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 글로벌 10위 수준의 지위를 갖고 있다. 대구공장에서 연간 8000대 이상의 로봇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두산로보틱스가 IPO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키워드인 협동로봇 영역에서는 아직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생산라인에 산업용 로봇을 공급하는 게 비즈니스의 출발점이었고 아직도 현대차가 가장 큰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주축 비즈니스의 성장 한계가 뚜렷하지만 역으로 보면 이미 과도기를 넘어선 사업 모델이어서 흑자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1807억원, 10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두산로보틱스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다.

다만 앞으로 협동로봇을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삼고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10월 동로봇 점유율 세계 2위 기업인 대만 테크맨로봇(Techman Robot)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한국 회사 중 가장 먼저 협동로봇 제품을 개발했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등 후발 주자에 추월당하자 새로운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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