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엘엘중앙(이하 SLL)이 경영진을 교체하며 IPO(기업공개)를 정조준하고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전인천 사장을 중앙그룹이 SLL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동시에 콘텐트리중앙의 김진규 경영전략실장을 SLL CFO로 선임했다.

CFO 경력이 있는 인물을 대표이사(CEO)로, 그룹을 두루 거친 전략통을 CFO로 기용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SLL이 IPO를 성사시키기 위해 핵심 경영진을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SLL은 이르면 2025년경 IPO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IPO 정조준, CFO 출신 CEO 선임

8일 SLL에 따르면 2024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핵심 경영진이 교체됐다. 중앙그룹은 7일자로 전인천 사장을 SLL 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중앙그룹 관계자는 “전 CEO는 SLL의 IPO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세계 최고의 스튜디오로 성장시킬 적임자”라며 “젊고 역동적인 CEO를 영입하는 것은 그룹의 변화를 가속화하려는 의지와 세대교체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전 CEO는 1975년생으로 종전 대표이사였던 정경문 전 대표보다 약 10살가량 젊다. 정 전 CEO는 1963년생으로 과거 JTBC Plus 대표를 지냈다. 이후 약 8년 가까이 SLL에서 재직하며 성장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SLL이 IPO를 발판으로 글로벌 스튜디오로 성장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 CEO의 경력은 콘텐츠업계에서는 다소 이색적이다. 재무분야를 중심으로 전문성을 확보했다. 전 CEO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GSB&Kelley School of Business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 피앤지(P&G Korea)에서 12년 동안 재무부문을 담당하며 직장생활을 했다. 이런 경력을 살려 2013년에는 먼디파마(Mundipharma) 한국법인에서 2년 동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내기도 했다.

특히 사모펀드(PEF)업계에서 가장 선호하는 ‘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영실업, ADT캡스(현 SK쉴더스)에서 일할 당시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는 활약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그거 콘텐츠업계에 발을 들인 것은 2020년 4월이다. IPO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의 CFO로 IPO 직전까지 재임하다 2020년 11월 티몬 CEO로 자리를 옮겼다. 다시 말해 CFO와 CEO를 두루 거치며 재무전문가로서 IPO경험까지 쌓았다는 의미다.

◇박준서 제작부문 대표와 시너지, CFO도 새로 선임

SLL은 최근 인사에서 핵심 경영진을 잇달에 교체하는 동시에 조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대표 체제다. SLL의 전체 조직에서 ‘대표’라는 직함을 지닌 인물은 전 CEO 외에 한 명이 더 있다. 바로 박준서 부사장이다.

SLL은 박준서 기획제작총괄을 부사장으로 올리는 동시에 제작부문 대표라는 직함을 달았다. SLL의 재무정책과 IPO 등 전체적 경영은 전 CEO가 담당하고 박 대표가 제작부문을 총괄하는 구조다. 이는 SLL이 제작부문에 힘을 싣는 동시에 콘텐츠 제작에 경험이 없는 전 CEO와 박 대표가 시너지를 내도록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그룹의 사정을 훤히 꿰고 있는 인물을 SLL의 CFO로 신규 선임했다. 김진규 콘텐트리중앙 경영지원실장이 SLL의 신임 CFO로 자리를 옮겼다.

김 CFO는 2015년부터 7년간 중앙그룹의 지주사인 중앙홀딩스의 전략팀장을 지냈고 이후 콘텐트리중앙의 경영지원실장으로서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콘텐트리중앙은 그룹에서 콘텐츠사업과 공간사업, 영화배급사업 등을 담당한다.

SLL 관계자는 "아무리 빨라도 실적과 시장상황이 개선되는 2025년경 IPO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IPO를 위해 경영진과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맞지만 IPO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