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이종산업 진출기]자체운영 대신 투자 택한 코인원, 센트비 가치상승 선견지명?⑦30억에 지분 10% 획득…사업 순풍에 200억대 밸류로, 투자 성공
노윤주 기자공개 2023-12-14 13:09:49
[편집자주]
가상자산거래소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따른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이종산업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과거 거래소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기조였다면 이제는 유망 기업이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엑셀러레이터, 중고거래시장, 부동산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거래소 포트폴리오에 어떤 기업이 담겼는지 살피고 사업 시너지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2일 16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소액 송금업에 대한 코인원의 관심은 꾸준하다. 과거 자회사 코인원 트랜스퍼를 설립하면서 동남아 국가를 향한 해외 송금 수요를 맞춰왔다. 이렇게 해외 송금에 투자했던 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이용한 해외 송금 시장 변화를 꿈꿨기 때문이다.가상자산은 송금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어 송금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소액 송금의 주 고객들은 은행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가상자산을 받아 환전하는 게 유리하다. 국내서는 규제로 인해 가상자산을 도입하지 못했지만 해외서는 여전히 가상자산을 활용한 송금 사업 라이선스가 마련되는 등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코인원의 해외 송금 사업은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영향을 미쳤다. 경쟁사와 다름없는 센트비에도 투자했다. 초반에는 센트비도 블록체인 도입을 고려했으나 현재는 가상자산 없이도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 2~3년 내 증시 상장을 목표할 정도로 사세도 확장했다. 일각에서는 코인원이 직접 운영하던 해외 송금 플랫폼을 매각하고 센트비 지분은 유지했던 게 옳은 선택이었단 평가도 나온다.
◇자체 서비스 크로스는 매각, 센트비 지분은 유지
코인원이 처음 센트비에 투자한 것은 2017년이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해외송금 시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개발자 출신인 차 대표는 블록체인과 송금 영역의 시너지에 큰 점수를 줬다. 은행을 통하면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해외 송금을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안전하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코인원은 직접 '코인원 트랜스퍼'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해외송금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었다. 서비스명은 '크로스'다. 코인원 트랜스퍼 설립 시기와 센트비 투자 시기가 겹친다. 자체 사업과 투자를 병행했다.

투자 시작은 대여였다. 당시 코인원은 센트비에 단기 자금 30억원을 대여해줬다. 같은해 말 대여액의 절반인 15억원을 출자전환 해 지분 10.72%를 얻었다. 이후 센트비는 지배구조를 다듬었다. 지주사 개념의 에스티비벤처스를 설립해 센트비를 지배하게 했다. 이에 따라 코인원은 보유 중인 센트비 지분을 교환하고 나머지 잔금 15억원까지 출자전환해 에스티비벤처스 지분 17.25%를 보유했었다.
이 때 코인원은 자체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 보다 센트비에 투자하는 게 맞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 코인원이 크로스를 운영한 건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시장을 노리기 위함이었는데 규제 상 실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크로스 서비스는 외부에 매각했다. 현재 코인원과는 관련이 없어졌지만 사명을 '크로스(CROSS ENF INC.)'로 변경 후 서비스는 유지되고 있다.
2020년 에스티비벤처스는 센트비 서비스를 앞세워 시리즈B를 진행했고 코인원이 가진 에스티비벤처스 지분율은 14%대로 낮아졌다. 이후 센트비가 모회사를 합병하면서 지배구조를 한 번 더 변경했다. 2022년말 기준 코인원이 보유한 센트비 지분율은 10.98%다.
◇코인원 보유 센트비 지분 가치 200억 추정
코인원이 보유한 센트비 지분 가치는 200억원대로 평가된다. 투자금 30억원이 200억원으로 불어난 것. 내부서도 자체 서비스를 유지하지 않고 센트비에 투자하는 것을 선택한 것을 두고 '잘한 선택'이라는 말이 나온다.
2019년은 가상자산 혹한기였다. 2018년 중순부터 이어진 불황 탓에 코인원 입장에서도 크로스를 유지하는 게 부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 사옥을 여의도에서 용산으로 옮기는 등 규모를 일부 축소하기도 했다. 이에 본 사업인 가상자산거래소에 집중하고 해외송금은 전문 업체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센트비는 B2C에서 영역을 확장해 B2B를 분야를 키우고 있다. e커머스가 발달하면서 해외 거래처와 자금을 빈번히 주고받아야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을 노렸다. 센트비가 운영중인 B2B 서비스 센트비즈는 24시간결제가 가능하고 엑셀파일을 활용한 단체 송금도 가능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고객으로 흡수하고 있다.

B2C에서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주 고객층은 국내 외국인근로자와 유학생들이다. 외국인근로자들이 고향의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부칠 때 수수료가 적고 접근이 용이한 센트비를 활용하고 있다. 이에 인도, 동남아 국적의 근로자들 커뮤니티에 직접 찾아가 행사를 진행하는 등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센트비는 2022년 시리즈C를 마무리하며 포스트밸류 2000억원을 평가받았다. 누적 투자금액은 323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 목표는 상장이다. 올해 중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해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준비 기간 동안 송금 가능 국가를 확대하고 시장 인지도를 늘려가겠단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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