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주 톺아보기]'AI 선봉장' 바이브컴퍼니, 주가 반영은 '미미'①PER 4배 수준 그쳐, 20여년간 자체 AI 역량 축적
김소라 기자공개 2023-12-20 14:49:23
[편집자주]
2023년은 한정된 유동성 장세 속 특정 테마, 개별 종목 위주 급등 패턴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해였다. 이는 동시에 다수 종목은 소외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업 성과, 성장 등이 뒷받침됨에도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코스닥 상장사 현황을 더벨이 점검해 보고자 한다. 실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부족한 곳인지 혹은 대외 경제 상황에 따른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그늘에 가려진 것인지 저마다의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전문기업 '바이브컴퍼니'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2000년 설립 후 AI 기술을 선도적으로 연구개발해 왔으나 관련 노력이 밸류에이션(시가총액)엔 반영되지 않고 있다. 올초 AI 기술이 전 산업계에서 일제히 주목받으며 깜짝 수혜를 입었으나 이후 다시금 힘이 빠진 상황이다. 현재 본업 위주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바이브컴퍼니는 피어그룹(비교기업) 대비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있다. 소속 섹터인 '소프트웨어' 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80배인 반면 바이브컴퍼니 PER은 4배 미만에 그친다. 동종기업과 비교하면 순익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게 형성돼 있다. 자본총계 측면에서 밸류에이션을 측정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배로 나타났다. 현 주가가 주당 순자산 가치의 2배에 채 못미치는 셈이다.
바이브컴퍼니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측면의 열위 상태를 인지하고 있고 회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부진한 영업부문은 정리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제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브컴퍼니는 상장 당시와 비교해 현재 밸류에이션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전날(11일) 기준 종가는 7030원으로 2020년 IPO 공모가(1만4000원, 2023년 3월 1대1 무상증자 고려)의 반토막 수준이다. 3년여만에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 당시 바이브컴퍼니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며 희망공모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액을 확정했다. 과거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할 때 현재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AI 사업 수혜도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말 미국 '오픈AI'가 선보인 생성형 AI 기반 챗봇 '챗GPT'가 전 산업계에서 주목 받으며 올초 국내 AI 관련 테마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바이브컴퍼니 역시 지난 1월 주당 2만1000원까지 급등,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다만 이후 계속해서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주가는 10월 6000원대 아래로 내려앉았다. 당분기 들어 소폭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바이브컴퍼니는 내부적으로도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보고 있다. 선제적으로 AI 기술에 대한 R&D(연구개발)를 전개해온 만큼 관련 역량이 밸류에이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바이브컴퍼니는 2000년 설립 당시부터 자연어처리(NLP)와 AI 기술 확보에 매진해왔다. IPO 준비 과정에선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자체 기술에 대해 각각 AA, A 등급을 획득했다. 이를 토대로 기술 특례 트랙으로 코스닥 시장에 순조롭게 입성했다.
밸류에이션 위축은 현재 경영 활동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달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다 보니 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무리가 따르는 상황이다. 향후 최대주주 지분 희석 등을 고려하면 신주 물량을 대거 발행하는 것에 부담이 따른다. 즉 증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12일) 기준 바이브컴퍼니 시가총액은 870억원대다.
바이브컴퍼니는 기발행주식수의 약 15% 신주 물량 발행을 앞둔 상황이다. 이달 105억원 규모의 2회차 전환사채(CB)를 신규 발행한 영향이다. 이 CB만 놓고 보면 향후 총 발행주식수의 약 12% 신주 물량 발행이 가능하다.
2회차 CB가 최저 전환가액까지 조정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해당 메자닌을 통해 새롭게 발행 가능한 신주는 전체 발행주식의 17%대까지 늘어난다. 오는 2024년 12월 전환 청구 기간이 도래하는 만큼 향후 밸류에이션 회복 여부가 실제 신주 발행 물량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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