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향계]'차입 한도' 늘린 효성화학, 베트남 향한 '믿음'지난 5년간 7600억원 직접 수혈…전방위 조달로 유동성 충전 중
이호준 기자공개 2023-12-15 07:21:41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4시1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화학의 곳간이 새는 이유는 단연 자회사인 베트남 법인 때문이다. ㈜효성에서 분할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약 7600억원을 자회사에 수혈했다. 생산 공장이 정상화된 7월 이후 드디어 빛을 보나 했더니 이번엔 시황이 악화되는 등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하지만 효성화학의 의지는 확고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을 통해 베트남 법인에 대한 지원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엔 자사 단기차입 한도를 4000억원까지 끌어 올렸다. 그만큼 베트남 법인의 부활은 효성화학 유동성 문제의 관건이다.
◇단기차입 한도 증액…베트남 법인, 4분기 적자 전환 전망
효성화학은 13일 단기차입 한도를 1000억원 늘린다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밝혔다. 이번 증액으로 약 4000억원 한도에서 단기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됐다.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린 이유는 뚜렷하다. 자회사 베트남 법인에 대한 수혈 목적이다. 폴리프로필렌(PP)과 탈수소(DH) 등을 생산하는 베트남 법인은 올해 3분기까지 약 23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에는 3200억원의 순손실을 낸 바 있다.
효성화학이 수혈을 대비하는 배경이다. 이미 지난 5년간 효성화학이 베트남 법인에 출자한 금액은 약 76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베트남 법인이 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약 1조5000억원의 채무에도 대부분 보증을 서고 있다. 사실상 자생력이 없는 셈이다.

다만 베트남 법인의 올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1245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 5년간 효성화학이 조달한 자금(7600억원)을 대부분 까먹은 상태다. 이번 분기 영업 흑자(12억원)를 내긴 했지만 PP 원재료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PP 스프레드 전망이 좋지 않아서 이번 4분기에는 베트남 법인이 다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행인 건 2021년 7월 완공 이후 약 2년여에 걸쳐 진행된 라인 보수가 올해 7월 말을 기준으로 정상화가 된 점"이라고 했다.
◇전방위 조달로 유동성 충전…추가 자본확충 병행돼야
효성화학은 방식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 조달로 유동성을 충전하고 있다. 공모채 미매각 사태를 경험하긴 했지만 올해 1월 주관사단을 통해 1200억원을 모았다. 2월에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을 활용, 300억원 발행을 마쳤다.
지난 8월과 9월에는 총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이자율이 높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된다. 이어 10월에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지주회사인 ㈜효성으로부터 500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효성화학의 올 3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54억원 수준이다. 작년 말(1270억원)과 견줘 80% 넘게 빠진 숫자다. 특히 정기보수, 증설에 쓰일 이 현금을 현재 본사와 베트남 법인 모두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한도 증액에 따라 차입을 통해 유동성을 더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 효성화학의 별도 총차입금은 약 1조원으로 전년 동기(9800억원)에 비해 120억원 늘었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같은 기준 215%, 차입금의존도는 45%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업황 부진에 따라 이익 창출력이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가적인 자본확충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알테오젠 자회사, '개발·유통' 일원화…2인 대표 체제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美 중복관세 피했지만…가격전쟁 '본격화'
- [상호관세 후폭풍]핵심산업 리스크 '현실화'...제외품목도 '폭풍전야'
- [상호관세 후폭풍]멕시코 제외, 한숨돌린 자동차 부품사…투자 '예정대로'
- [상호관세 후폭풍]미국산 원유·LNG 수입 확대 '협상 카드'로 주목
- [상호관세 후폭풍]조선업, 미국 제조공백에 '전략적 가치' 부상
- [상호관세 후폭풍]생산량 34% 미국 수출, 타깃 1순위 자동차
- [상호관세 후폭풍]캐즘 장기화 부담이지만…K배터리 현지생산 '가시화'
- [2025 서울모빌리티쇼]무뇨스 현대차 사장 "美 관세에도 가격인상 계획없어"
- [2025 서울모빌리티쇼]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 "북미 매출목표 유지한다"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美 중복관세 피했지만…가격전쟁 '본격화'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단기금융상품 '두배 늘린' KG스틸, 유동성 확보 총력
- CJ대한통운, 신사업 ‘더운반’ 조직개편 착수
- ㈜LS, 배당 확대 시동…2030년까지 30%↑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제철소 4.25조 조달 '안갯속'…계열사 ‘책임 분담’ 주목
- 고려아연, 경영권 수성…MBK와 장기전 돌입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미 일관 제철소 '승부수' 현대제철, 강관 동반 '미지수'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현대제철 첫 해외생산 '루이지애나'...무게중심은 여전히 국내
- 포스코퓨처엠 '흔든' UBS 보고서 "집중이 성장 막는다"
-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 "대미 투자 신중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