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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벤처스, 그룹전략펀드로 'FI·SI' 두마리 토끼잡았다 '특별' 인연 에이피알·설로인 엑시트 임박…그룹 계열사 사업 협력 '눈길'

이기정 기자공개 2023-12-15 07:55:4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5주년을 맞이한 하나벤처스가 하나금융그룹 내 '첨병' 역할을 톡톡하게 해내고 있다. 투자 성과뿐 아니라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포트폴리오 기업 사이의 협력 사례를 창출하고 있다. 여타 금융그룹 산하의 벤처캐피탈(VC)과 비교해 발빠르게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VC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과 설로인은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며 하나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해당 기업들은 하나벤처스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포트폴리오들이다.

먼저 뷰티 테크기업 에이피알은 하나벤처스로부터 2021년 처음으로 투자를 받았다. 당시 에이피알은 최대주주의 지분 분산 이슈로 코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나벤처스는 구원투수로 등판해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줬다.

2022년에는 팔로우온 투자를 진행했다. 현재 누적 투자액은 150억원으로 지분은 약 4.2%(하나비욘드파이낸스펀드 3.5%, 하나콜라보프리아이피오 0.7%)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에이피알의 사업보고서 기준 단일 펀드 기준 하나비욘드파이낸스펀드보다 높은 지분을 보유한 투자사는 없다.


에이피알은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조만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올초 진행한 프리IPO에서는 기업가치 7000억원을 인정받았는데 당시 하나벤처스의 예상 멀티플은 3배 수준이었다. 현재 4~5배 수준의 멀티플 성과가 예상된다.

공동주관사로 선정된 하나증권은 에이피알이 기존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노선을 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의 경우 에이피알의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와 제휴를 통해 '메디큐브 하나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하나비욘드파이낸스펀드는 하나은행이, 하나콜라보프리아이피오조합은 하나캐피탈이 주요 출자자(LP)로 있는 펀드다. 하나벤처스는 그룹의 전략 펀드를 통해 에이피알에 투자해 FI(재무적투자)와 SI(전략적투자자) 성과를 동시에 창출한 셈이다.

2025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고품질 한우 브랜드 설로인도 하나벤처스에겐 의미가 있는 포트폴리오다. 회사 설립 후 가장 먼저 투자한 기업(블라인드 펀드 기준)으로 팔로우온 투자만 3차례 진행했다. 하나벤처스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중 4번의 투자를 진행한 곳은 설로인이 유일하다.

설로인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나벤처스는 총 13.98%의 지분을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하나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펀드 12.92%, 하나비대면디지털이노베이션펀드 0.53%, 하나원큐스타트업펀드 0.53% 등이다.

하나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펀드는 하나벤처스가 설립 후 결성한 1호 펀드다. 한국성장금융과 하나금융 계열사, 지방자치단체 등이 주요 LP다. 이중 하나금융 계열사의 출자액은 550억원이다. 설로인의 엑시트로 하나벤처스와 함께 그룹 계열사들이 투자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설로인은 하나금융의 고객 마케팅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 VIP 대상 선물이나 한우 관련 강의 등을 진행한다. 프리미엄 한우 브랜드로 고품질의 고기와 럭셔리함을 제공해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VC업계 관계자는 "하나벤처스뿐 아니라 금융그룹 산하 VC들이 저마다 전략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벤처스의 행보가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것 같다"며 "특히 하나벤처스와 다른 계열사들간 콜라보레이션 효과가 두드러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나금융은 한국성장금융 출자와 민간모펀드 1호 조성에 나서는 등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관련 펀드들이 활성화될수록 에이피알과 설로인 같은 사례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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