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스톡]한국앤컴퍼니, '형제가 싸우기도 전에' 오른 주가한국타이어 깜짝 실적·조현범 복귀에 공개매수 전부터 주가 꿈틀
허인혜 기자공개 2023-12-18 10:05:48
[편집자주]
오너와 주주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요즘이다. 기업 총수를 회장님이라고 존칭하기보다 '형'으로 부른다. 오너의 경영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만큼 오너의 언행이 기업의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더벨이 오너 경영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07:5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두달 전만 해도 지금의 절반 수준이었다. 현재 주가에 근접했던 때는 2021년 상반기 말로 이후 천천히 내리막길을 걷던 주가는 올해는 1년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하반기말 들어 주가가 꿈틀대더니 지난달부터 오르기 시작했다.주가 상승의 배경은 명확하다. 형제 다툼이다.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 선언에 나서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그런데 실제로 주가가 우상향한 타이밍은 공개매수 선언 전이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무색하게 할 만큼 좋았던 한국타이어의 실적과 한국앤컴퍼니의 고배당 정책, 공개매수 선언 직전 이뤄진 조현범 회장의 석방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금융당국은 공개매수 전 거래량이 급등한 점을 미뤄 선행매매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형제다툼 전부터 꿈틀댄 주가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2018년 이전까지만 해도 2만원을 넘었다. 이후 경영권 분쟁과 사명 관련 소송, 오너리스크와 실적 하락세가 겹치며 주가는 2020년 3월 7400원까지 떨어졌다. 조 회장이 지주사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등 불확실성이 줄면서 다시 몸값을 올렸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 특별한 동력을 갖지 못한 채 계속 하락했다. 1만원대 초반에 머물던 주가가 확 튀어오른 건 올해 말이다. 알려진 대로 공개매수 때문이다.
공개매수 공시와 동시에 주가가 껑충 뛰었지만 주가가 실제 움직이기 시작한 시점은 10월 말 이후다. 이전까지 변화가 크지 않았던 주가가 큰 틀에서 우상향하며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다. 한해의 흐름을 봐도 주가 상승률이 49.3%다. 지주사로서 이 상승률을 넘긴 곳은 에코프로와 포스코홀딩스 뿐이다.
공개매수 전부터 주가가 오른 이유는 뭘까. 컨소시엄의 공개매수 계획이 알려지기 전 증권가 리포트 등을 참고하면 시장에서는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주가 상승 배경으로 한국타이어의 실적 등을 지목했다. 지주사 디스카운트 등 통상 사업회사의 실적 상승이 지주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워낙 실적이 좋았던 탓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3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7058억원으로 3분기만에 작년 성과를 웃돈 셈이다. 3분기만 보면 글로벌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3400억원, 영업이익은 3963억원을 나타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106%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이같은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50%가량 웃도는 성과였다.
11월 말 조현범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점도 주가 상승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지난 3월 조 회장이 구속되면서 주가가 한 차례 하락했고 이후 8개월간 이어진 오너십의 부재는 주가 상승을 막는 요소로 여겨졌다. 한국타이어의 대규모 투자 등이 집행 중인 상황에서 조 회장이 복귀하며 경영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금융당국은 공개매수 전 주가가 오른 배경으로 선행매매 여부도 따져보고 있다. 공개매수 전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데다 주가가 지난달 20일부타 공개매수 발표 전날인 4일까지 30% 가깝게 오른 점을 미심쩍게 보고 있다. 매매 계좌 등을 토대로 조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목표가 넘긴 주가, 조양래 참전…공개매수 성공 '글쎄'
공개매수 성공과 경영권 확보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종료일은 24일로 그 전까지 흐름이 바뀔 수 있지만, 일단 현재의 재료들로만 봐서는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높아진 데다 조현범 회장의 지분이 42.03% 수준이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차녀인 조희원 씨의 지분은 각각 18.93%, 10.61%로 총합 29.54%다. 공개매수로 과반수 지분을 노린다면 조현범 회장이 더 유리한 위치라는 이야기다.
컨소시엄이 제시한 공개매수 목표가는 2만원이다.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이미 공개매수 선언 당일 목표가를 상회하며 거래를 마쳤다. 5일 2만1850원에서 시작해 13일 2만1600원으로 현재까지 2만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주가는 2만1000~2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조현범 회장이 현 시점에서는 대항 공개매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조양래 명예회장이 참전을 선언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MBK파트너스는 '(목표가) 인상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해진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목표가를 올리지 않고, 조 명예회장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다면 에스엠을 둘러싼 하이브와 카카오의 공개매수 경쟁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
공개매수 목표가 조정은 매수 종료 10일 전인 이번주 내로 이뤄져야 한다. 이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이번주에 목표가가 확정되는 만큼 성공 여부를 전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형제의 난' 나비효과로 과반지분 보유 나서나…고배당도 긍정적
통상 경영권 다툼 등을 염두에 둔 적대적 M&A에서 공개매수가 끝나면 주가는 내린다. 특히 한국앤컴퍼니처럼 단기간에 주가를 밀어올린 원인이 공개매수인 곳은 하락 가능성이 더 높다.
일시 하락 후 주가 흐름은 어떨까. 장기적인 전망을 내다보려면 그동안의 주가 상승과 하락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 한국앤컴퍼니의 주가 하락 원인은 앞서 언급한 경영권 분쟁과 사명 관련 소송, 오너리스크 등이었다. 공개매수의 나비효과로 조 회장이 조 명예회장의 도움 등을 받아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게 되면 오히려 분쟁 리스크를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고배당 정책과 사업회사의 성과는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는 오너리스크과 별개로 꾸준히 실적 상승을 이뤄왔다. 한국앤컴퍼니의 배당성향은 2020년 27.05%, 2021년 28.89%, 2022년 37.17%로 높아졌고 주당 배당금도 500원에서 650원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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